43년 지나서야 받게된 아들 졸업장 눈물로 품어

입력 2024.05.17. 15:43 한경국 기자
5·18 당시 행방불명된 이창현군에게
양동초 명예졸업장 전달해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서구 양동초등학교에서 5·18민주화운동 제44주기 추모 주간을 맞아 명예졸업장 수여식이 개최됐다. 뉴시스

5·18 당시 행방불명된 고 이창현군에게 명예졸업장이 전달됐다.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서구 양동초등학교에서 5·18민주화운동 제44주기 추모 주간을 맞아 명예졸업장 수여식이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5·18민주화운동 교육은 학생들의 마음에 민주주의를 꽃 피운다'를 주제로 열렸다. 5·18 민주화 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기획된 행사로 1980년 당시 1학년에 재학 중 행방불명된 이군을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참석한 이군의 모친 김말임씨는 아들의 명예 졸업장을 43년이 지나서야 품에 안았다.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서구 양동초등학교에서 5·18민주화운동 제44주기 추모 주간을 맞아 명예졸업장 수여식이 개최됐다. 사진은 고 이창현군의 모친이 아들의 명예졸업장을 받고 있는 모습. 뉴시스

김씨는 "광주를 찾기 전 창현이의 사진을 보고 왔다. 긴 세월의 한을 졸업장을 통해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도록 해줘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또 이군의 누나는 "대문을 나가던 내 동생에게 '창현아 나가지마'라고 하며 붙잡고 싶다. 이 자리에 함께 하지 못해 가슴이 아프다. 이팝나무의 꽃처럼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오늘은 누나와 엄마의 꿈에 한번 와달라"고 말했다.

1980년 양동국민학교에 입학한 이군은 두딜 뒤인 5월19일, 어머니가 외출한 사이 집을 나섰다 행적이 끊겼다.

이군의 아버지 이귀복씨는 10년간 계엄군이 오간 금남로, 부상자들이 모인 병원, 전국방방곡곡을 다니며 아들의 행적을 수소문했지만 찾지 못했다.

결국 이군은 1994년 행방불명자로 등록됐고, 이군의 부친 이귀복씨는 38주년 기념식 등에서 이군의 사연을 전하기도 했지만 아들을 만나지 못한 채 지난 2022년 세상을 떠났다.

한경국기자 hkk42@mdilbo.com·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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