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공간 보며 5·18 가치 이해”
참여 만족도·재참여 의사 100%
올해 1박2일 기행 프로그램 마련
책·오디오 매개로 체험 행사 다채
사전 접수 일주일만에 마감 '인기’

‘어떤 기억은 아물지 않습니다. 시간이 흘러 기억이 흐릿해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 기억만 남기고 다른 모든 것이 서서히 마모됩니다.’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문장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 또렷해지는 기억을 펼쳐놓은 소설은 1980년 5월 광주에서 벌어진 참혹한 죽음을 통해 인간의 존엄과 희망을 강조한다.
광주는 소년과 함께 그 날을 기억하고 있다.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 광주YMCA, 옛 전남도청, 5·18민주광장, 전일빌딩245 등으로 이어지는 길을 걷다 보면 ‘인간의 잔혹성과 존엄함이 극한의 형태로 동시에 존재했던 광주’, ‘더 이상 특정 도시를 가리키는 고유명사가 아닌 보통명사가 된 광주’를 대면하게 된다.

‘소년 동호’가 걸었던 길은 ‘오늘 우리가 어디를 향해, 무엇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기도 하다.
역사와 문학을 체험하는 광주문화재단의 여정에 동참하는 열기는 뜨겁다. 지난해 5월17일부터 12월까지 진행된 ‘소년의 길 탐방’에 총 123명이 참여했다.

식지 않는 ‘한강 열기’도 한몫을 차지했다. 교보문고가 지난 4월 발표한 10년(2016년 4월 17일∼2026년 4월 16일·온오프라인 합산) 누적 베스트셀러 순위에 따르면 한강의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가 1위와 2위를 각각 차지했다.
참가자들은 책으로만 접했던 이야기를 실제 공간과 역사 현장에서 마주하며 광주를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한 참가자는 “소년의 길에 참여해 광주라는 도시를 새롭게 바라보게 됐다”며 “책으로만 접하던 이야기들이 실제 공간과 역사 속에서 어떻게 숨 쉬고 있는지 직접 느낄 수 있었다. 걸어가는 길마다 소년들이 지나갔을 흔적이 겹쳐 보였다”는 소감을 밝혔다.
참여자의 만족도 역시 높았다. 행사 참가자 30명이 응답한 조사에서는 프로그램 전체 만족도(매우 만족 90%·만족 10%)가 100%에 달했다. 향후 프로그램에 다시 참여할 의사가 있다는 답변도 100%였다.

광주문화재단은 지난해 참여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올해도 ‘소년의 길 탐방’을 이어간다.
특히 올해는 모집을 시작한 지 일주일 만에 모든 회차의 신청이 마감되며 높은 관심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올해는 총 6회차, 회차별 20명씩 총 120명이 참여한다. 책과 오디오를 매개로 광주의 기억과 이야기를 새롭게 만나보는 1박2일 기행으로 마련됐다. 내달 3일부터 시작돼 주말 동안 진행된다.
‘기억빌딩245’의 저자 안오일 작가의 스토리텔링, 창작단체 모이즈(moiz)가 기획한 오디오 씨어터 공연 ‘콘크리트 보이스 1 : 천변우로 415’ 관람을 준비했다. 작가가 직접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며 현장을 걷고, 오디오로 전해지는 이야기를 따라가며 역사의 현장을 만날 수 있다. 참여자들은 책과 오디오 콘텐츠 중 희망하는 투어 코스를 선택해 참여할 수 있다.
안오일 작가와 함께하는 ‘책 기행’은 1일차에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안오일 작가의 설명과 함께 전일빌딩245, 5·18민주광장, 옛 전남도청 등을 둘러본다.

모이즈(moiz)와 함께하는 ‘오디오 기행’은 전일빌딩245를 시작으로 우체국, (구)광주적십자병원까지 걸으며 관람하는 오디오 씨어터 공연과 함께 모이즈 대표와의 질의응답 시간도 마련된다. 2일차엔 투어에 참여하는 일자에 따라 광주 지역 대표 예술 현장인 광주비엔날레, 아트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전시 중 하나를 관람할 수 있다.
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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