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향한 랠리, 사람을 향한 셔터

입력 2026.09.01. 15:54 강승희 기자
[광주극장 9월 개봉작]
갈 곳 잃은 소녀 영선의 가족 만들기 ‘캐리어 끄는 소녀’
한국 현대사 담아낸 거장 구와바라 시세이 ‘사진의 얼굴’
영화 ‘캐리어 끄는 소녀’ 스틸컷

가족을 갖고 싶었던 15살 소녀의 치열한 삶부터 한국 현대사를 10만 컷의 사진으로 기록한 한 포토저널리즘 거장의 시선까지. 서로 다른 시각을 통해 인간과 삶을 바라보는 영화 두 편이 관객들을 만난다.

9월 광주극장 개봉작은 영화 ‘캐리어 끄는 소녀’와 ‘사진의 얼굴’이다.

2일 개봉하는 ‘캐리어 끄는 소녀’는 양부모에게 버려진 15살 소녀 영선의 이야기를 그린다.

갈 곳을 잃은 영선은 또래 수아의 테니스 훈련 파트너가 돼 수아네 집에 머물게 된다. 처음에는 잠시 머무는 공간이었던 수아네 집에서 영선은 점차 이 가족의 일원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품는다.

영선은 자신이 머물 곳을 지키기 위해 조용하지만 치열하게 가족 안으로 스며들어가려 애쓴다. 그러나 저마다의 결핍과 상처를 품은 이들과 가까워지는 일은 쉽지 않다.

영화는 테니스라는 소재를 통해 가족을 갖고 싶었던 한 소녀의 생존과 성장 과정을 담아낸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 들어가고 싶은 영선의 마음과 이를 둘러싼 인물들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가 작품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가족이 갖고 싶었던 15살 소녀의 가장 치열한 인생 랠리’라는 작품 소개처럼 테니스 코트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경기와 영선의 삶을 겹쳐 보여주며 가족의 의미를 묻는다.

다큐멘터리 ‘사진의 얼굴’ 스틸컷.

같은날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사진의 얼굴’은 한국 현대사를 60년 동안 기록해온 일본 포토저널리즘의 거장 구와바라 시세이의 삶과 사진을 조명한다.

90세의 구와바라 시세이는 지난 60년간 100여 차례 한국을 오가며 청계천 서민들의 삶부터 민주화운동, 동두천 기지촌, 베트남 파병, 평양의 일상 등 한반도 곳곳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가 남긴 사진은 무려 10만 컷에 달한다. 작품은 구와바라 시세이가 오랜 시간 카메라를 통해 마주했던 사람들의 얼굴과 삶을 따라가며 사진에 담긴 시대의 모습을 들여다본다.

특히 구와바라 시세이가 한국과 북한을 오가며 겪은 고난의 시간도 함께 담겼다. 남한에서는 국외 추방을, 북한에서는 입국 금지를 당하는 등 여러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그는 카메라를 내려놓지 않았다. 그가 바라본 것은 거대한 역사의 한 장면이 아니었다. 한반도를 관통한 크고 작은 사건들이었다.

영화는 ‘그는 무엇을 보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구와바라 시세이의 사진을 통해 한국 현대사를 다시 바라본다. 사진에 담긴 사람의 표정과 당시의 풍경을 따라가며 기록이 가진 의미를 되짚는다.

관람료와 상영 시간표 등 자세한 내용은 광주극장 네이버 카페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광주극장에서는 오는 5일부터 17일까지 ‘2026 폴란드영화제 - 안제이 바이다 회고전’이 열린다. 탄생 100주년을 맞은 안제이 바이다의 영화 세계와 유산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그의 영화 ‘대리석 인간’(1977)과 ‘철의 사나이’(1981) 등이 상영된다.

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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