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뱀사골 탐방로> "삼복더위 물럿거라" 자연 계곡풍으로 무더위 날린다

입력 2026.08.11. 13:35 고공석 기자
우리나라 대표 심산유곡 힐링명소
짙은 녹음 우거진 나무그늘 시원
차가운 계곡 발담그면 금세 오싹
와운마을 천연기념물 천년송 웅장
화개재 코스 소(沼)·기암괴석 매력
지리산 뱀사골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심산유곡(深山幽谷)으로 손꼽힌다.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는 폭포수는 삼복더위도 날려버린다. 시원한 숲길과 서늘한 계곡이 참좋다.<무등일보>

지리산 뱀사골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힐링계곡이다.

지리산에서 계곡미가 뛰어난 골짜기로 손꼽힌다, 지리산 삼도봉과 토끼봉 사이에서 반선마을까지 14km에 달한다. 장대한 골짜기는 기암괴석과 신비로운 소(沼)들이 즐비하다. 울울창창한 숲들과 조화로운 계곡미에 어느 누가 반하지 않겠는가.

기기묘묘한 바위들 사이로 시원한 폭포수가 쏟아진다. 햇빛을 좇아 시시각각으로 색깔을 바꾸는 소(沼)들의 얼굴은 신비로움 그 자체다. 물 깊이에 따라 에메랄드 빛에서 블루 사파이어빛을 오간다. 빛의 반사 때문이다.

와운마을에 위치한 천연기념물 천년송.<무등일보>

짙은 녹음 우거진 숲마다 나무그늘이 시원한다. 계곡물에 발 담그면 금세 시릴 정도다.

열일하는 무더위에 지친 날, 지리산 뱀사골 탐방로를 찾게 되는 이유다. 그 계곡에 들어서면 몸과 마음이 자유롭다. 시원한 숲 그늘, 청량한 계곡물이 흐르는 자연에서 심신을 치유하는 시간이다. 한여름 피서지로 더할 나위 없다.

입추를 지나 곧 말복이다. 열흘 지나면 더위가 물러나는 시기인 처서라지만 한낮 더위는 여전하다. 막바지 무더위를 날리는 즈음이다.

지리산 뱀사골 탐방로는 트레킹 코스와 산책코스가 있다.

트레킹 코스는 뱀사골 탐방로 입구~요룡대~탁용소~병소~간장소~화개재(1,316m)까지 9km여 거리다. 경사가 완만하며 가족 단위 방문객들도 도전할 만 하다. 산책코스는 뱀사골 탐방로 신선길 코스로 와운마을까지 약 4km 거리다. 가벼운 계곡 산책길이다.

산나물을 곁들인 와운마을 흑돼지구이.<무등일보>

뱀사골 탐방로는 발길을 미리 정하고 출발하는 게 좋다. 와운마을 천연기념물 천년송을 만날 수 있는 산책 코스는 ‘지리산 맛’을 곁들인다. 와운마을 식당 곳곳에서 산채비빔밥, 석이버섯전, 도토리묵, 약초백숙, 흑돼지삼겹구이 등 별미를 즐길 수 있다.

화개재까지 이어지는 트레킹코스는 가벼운 먹거리를 챙기는 게 좋다. 신비로운 소(沼)와 함께 하는 오찬의 즐거움이 비길 데 없다.

지리산 뱀사골 탐방로는 남원시 산내면 부운리 반선마을. 뱀사골 탐방 안내소에서 시작한다.

짙은 녹음이 햇빛을 막아서며 제멋을 뽐낸다. 겹겹이 층을 이뤄 나무그늘을 만든다. 계곡을 지나온 바람은 냉기를 뿌린다. 가뭄 탓에 풍족하지 않지만 바위를 타는 물소리도 경쾌하다.

지리산 뱀사골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심산유곡(深山幽谷)으로 손꼽힌다. 한여름, 뱀사골 탐방로를 걸으면 녹음짙은 계곡은 삼복더위도 날려버리는 청량감이 좋다. 시원한 숲길과 서늘한 계곡이 폭염에 찌든 일상에서 잠시나마 벗어나게 한다.<무등일보>

뱀사골은 계곡 곳곳마다 기암괴석이 널렸다. 깊은 소(沼)가 의뭉한 미소를 띈다. 그곳마다 전설이 깃들어 있다.

뱀사골은 ‘뱀이 죽은 계곡’이라는 전설이 내림하고 있다. 그 전설은 이렇다. ‘뱀사골 입구에 송림사라는 절이 있었다. 그곳에선 매년 칠월 백중날(음력 7월15일) 승려 한 명을 신선바위에서 기도하게 하는 풍습이 있었다. 그런데 이튿날 아침이면 기도를 한 승려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사람들은 그 승려가 신선이 돼 하늘로 올라갔다고 믿었다. 그러던 어느 해, 한 승려가 이를 이상히 여겨 기도를 하게 된 동료의 옷에 독을 발라 놓았다. 이튿날 날이 밝아 사람들이 신선바위로 올라가 보니, 그곳에 용이 못된 큰 이무기 한 마리가 죽어 있었다. 그동안 사라진 스님들은 이무기의 제물이 되었던 것이다. 그 이후 이 계곡은 이무기(뱀)가 죽은(死) 골짜기라는 뜻에서 뱀사골로 불리게 됐다. 마을 사람들은 이무기의 밥이 된 스님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죽은 스님들이 절반쯤 신선이 됐다는 의미로 계곡 앞 마을을 반선(半仙)마을이라고 부르게 됐다.

뱀사골 계곡에서 무더위를 식히며, 물놀이 즐기는 사람들.<무등일보>
뱀사골 탐방로를 걷고 있는 사람들.<무등일보>

뱀사골 계곡은 멧돼지, 이무기, 용에 관련한 지명들이 눈에 띈다.

돗소라 불리는 곳은 멧돼지가 목욕하던 곳이란다. 과거 멧돼지가 이곳에서 목욕하고 물을 마시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는데 돼지의 사투리인 ‘돗’과 연못을 뜻하는 ‘소(沼)’를 붙여 이름한 것이다. 시원한 풍광이 좋은 계곡을 따라 오르면 계곡 건너편에 용이 머리를 흔들며 승천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바위인 요룡대가 있다. 흔들바위라고도 한다.

뱀사골탐방로 입구.<무등일보>
계곡휴식

와운마을과 화개재 코스의 갈림길인 와운교에서 10여분 걸으면 용이 목욕을 하고 승천했다는 전설이 깃든 탁용소다. 맑은 물줄기를 쏟아내는 작은 폭포들이 앙증맞다. 지금은 가물어서 기대만큼 못미친다.

쉬엄쉬엄 반시진을 더 걸으면 이무기가 죽은 전설이 내림하고 있는 뱀소를 지난다. 호리병 같이 생겼다 해서 이름한 병소에 다다른다. 한숨 돌리는 시간이다. 병소 풍광을 눈에 담는다. 폭포와 바위가 병풍처럼 둘러싸인 듯한 병풍소도 아름답다. 에메랄드빛 맑은 물이 눈부시다. 옥류교-제승대 다리-철교를 건넌다. 뱀사골 계곡의 마지막 연못 간장소다. 이곳은 소금장수 이야기가 내림하고 있다. 하동에서 소금을 운반하던 소금장수가 이곳 소(沼)에서 넘어져 소금 가마니를 빠뜨린 뒤 ‘간장소’라는 이름이 생겼다는 전설이다.

주변풍광을 다 담아낼 수 없다. 그렇다고 서두를 필요 없다. 한 식경이 걸려도 괜찮다. 계곡에 내려서서 물에 손도 담가보고, 사진도 찍어 보고, 그냥 찰칵해도 다 그림이 된다.

지리산 뱀사골 계곡.<무등일보>

여기서 체력이 달리면 안전을 위해 반선마을로 발길을 되돌리는 게 좋다. 경사와 습지가 교차는 구간을 지나 막차 구간부터 계속 오르막길이다.

이 길을 오르면 화개재다. 그 옛날 하동 화개사람들이 목통골(연동계곡)을 따라 뱀사골로 넘나들었을 게다. 지리산 뱀사골 탐방로는 사계절이 다 좋다, 봄엔 신록이 감싼다. 가을엔 단풍으로 뒤덮인다. 삼홍이다. 여름에는 울창한 수림과 계곡 냉풍이 시원하다.

고공석 기자 ksko1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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