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잉·마술·아크로바틱 ‘눈길’
주인공 홍길동에 여성 배우들 열연
특유 개성과 열정으로 몰입감 높여
‘마당놀이 여왕’ 김성녀 연희감독
“예향 광주서 관객과 호흡할 것”


“30년 전 광주 구동체육관 무대에서 홍길동으로 서며 관객들과 울고 웃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전설의 마당놀이 3인방이 맥을 이었던 무대를 이제는 훌륭한 후배들이 이어받아 더욱 새롭고 강력해진 홍길동을 선보이게 돼 감회가 새롭습니다.”
7일 만난 김성녀 연희감독은 30년 만에 광주에서 다시 선보이는 마당놀이 ‘홍길동이 온다’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8일부터 11일까지 예술극장 극장1에서 ‘국립극장 마당놀이-홍길동이 온다’를 선보인다. 이번 무대는 국립극장 마당놀이 10년의 노하우가 집대성된 레퍼토리로, 전통 연희의 흥과 현대적 무대 기술이 결합된 작품이다.
공연은 하늘을 나는 플라잉 연출과 아크로바틱, 마술 등 다양한 무대 효과가 어우러져 눈길을 끈다. 여기에 노래와 춤, 웃음이 결합된 한국형 버라이어티 쇼 형식을 더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무대로 완성도를 높였다.
이번 작품은 고전 소설 ‘홍길동전’을 바탕으로 한다. 서자로 태어나 신분의 한계에 가로막힌 홍길동이 세상의 부조리에 맞서 활빈당을 이끌고 탐관오리를 응징하며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과정을 그린다. 이야기 전개 속에는 전라도 사투리 특유의 구수한 대사와 익숙한 대중가요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관객의 몰입도를 높인다.

김 감독은 광주라는 도시가 갖는 상징성에 주목했다. 그는 “광주는 민족의 힘이 모여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투쟁했던 도시이기에, 개혁을 꿈꾸는 홍길동의 주제 의식이 가장 뜨겁게 사랑받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점은 주인공 홍길동 역을 맡은 배우 이소연과 김율희가 모두 여성이라는 점이다. 김 감독은 “두 배우가 각기 다른 매력을 지녔다”며 “이소연은 늠름하고 훤칠한 남성적 매력을, 김율희는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통통 튀는 재담과 해학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공연의 음악은 중앙국악관현악단이 맡아 전통 국악의 깊이에 현대적 감각을 더한다. 여기에 배우들이 선보이는 무술과 군무, 공중을 가르는 와이어 액션이 더해지며 무대의 역동성을 극대화한다.

김 감독은 이번 공연에서 연희감독으로서 배우들에게 마당놀이 특유의 호흡과 소통법을 전수하는 데 집중했다. 그는 마당놀이를 ‘즉흥적인 재즈 같은 연극’이라고 설명했다. 관객이 가만히 앉아 구경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배우의 질문에 답하고 적극적으로 끼어들어야 비로소 공연이 완성된다는 뜻이다.
그는 “관객이 냉담하면 배우들은 3t 트럭을 끄는 것처럼 고통스럽지만, 관객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우리도 없는 재주까지 다 피워내게 된다”며 “공연 막바지 홍길동이 율도국으로 떠나며 ‘이 땅에 해를 끼치는 인물들을 다 데려가겠다’고 물을 때, 관객들이 미운 사람들을 마음껏 외쳐주면 마당놀이의 진정한 쾌감이 살아난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광주 공연에 대한 남다른 기대감도 드러냈다. 그는 “광주는 예향의 도시답게 문화예술을 보는 눈이 매우 높고 냉철하다”며 “광주와 전주에서 박수를 받으면 전국 어디서든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기에, 이곳은 우리에게 ‘리트머스 시험지’ 같은 곳”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30년 전에는 어르신들이 주 관객층이었지만, 홍길동전은 초등학생부터 젊은 층까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역동적인 작품”이라며 “오늘의 이야기를 옛 소재로 풀어내는 마당놀이 정신을 통해 광주 시민들이 속 시원한 해학의 시간을 즐기길 바란다”고 전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국립극장 마당놀이-홍길동이 온다’ 공연은 7세 이상 관람가로 전석 5만원이다. 예매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누리집을 통해 가능하다.
글·사진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
"모교에 작품 영구설치 이어 일본 첫 전시까지···설렙니다"
리뉴얼한 목포대 박물관 로비에 영구설치된 박소빈 작가의 15m 크기의 ‘새로운 신화창조를 위하여’.
“모교에 제 작품을 영구 설치하는 것에 이어 일본 첫 전시까지…. 올 한해는 정말 저에게 뜻깊습니다.”21일 만난 ‘용의 여인’ 박소빈 작가는 근황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박 작가는 오는 23일 최근까지 몰두한 작업을 마무리한다. 목포대 박물관에 자신의 작품을 영구 설치한 것을 박물관 재개관식과 함께 선보이는 날이다.목포대는 박 작가의 모교다. 이곳에서 미술을 전공하며 풋풋한 20대 초반을 보냈다.“승달산을 보며 예술에 대해 고민도 하고 새벽까지 학과 작업실에서 그림도 그리고…. 추억이 많은 곳이에요. 목포대에 진학하며 ‘우리다운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것을 배우고 또 그것을 가슴 깊이 새길 수 있게 되기도 했어요. 그런 제 모교에 제 그림을 영구적으로 설치한다니 얼마나 영광인지요.”목포대 박물관에 설치되는 박 작가의 작품은 ‘새로운 신화창조를 위하여’이다. 지난 2012년 박 작가가 목포대를 위해 3개월 동안 작업한 것으로 대학을 상징하는 거북이와 주변 자연인 승달산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으로 15m에 달하는 대작 중의 대작. 이 작품은 지난 2012년 대학에 기증돼 1년 동안 본관에 설치된 바 있으며 2014년~2018년에는 목포대 70주년 기념관으로 옮겨 전시됐다가 2019년 수장고에 보관되고 있었다.그러던 중 지난 2024년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진행된 박 작가의 개인전이 재설치의 시작점이 됐다. 16m 대작을 본 목포대 측이 영구 설치를 추진한 것이다. 목포대는 작가와의 긴 소통 끝에 박물관 로비 1층 계단부터 3층까지를 잇는 벽면에, 작년 가을부터 올 2월까지 6개월에 걸쳐 설치를 완료했다.박소빈 작 ‘Heaven in love’“학교 측의 배려 덕에 좋은 공간에 작품을 설치하게 됐어요. 기존의 가로 설치가 아닌 세로 설치를 제안드렸죠. 길이가 길이인만큼 정말 설치가 어렵고 위험하기도 했는데 세로로 세우니 작품이 더욱 역동적으로 다가오더라고요. 정말 감사한 마음이에요.”그에게 이번 작품 설치는 큰 의미로 다가온다. 14년 전에 기증한 작품을 다시 설치할 수 있다는 자체가 꾸준히 작업을 이어온 자신에게 큰 격려와 위로로 다가온다고.“어떤 학교가 모교 출신의 작가 작품을 영구적으로 설치해줄까요. 정말 영광스럽고, 또 이번 설치로 작업에 대한 각오가 남달라지더라고요. 계속해서 작업을 해왔기에 이번 영구 설치도 가능했던 만큼, 제게 큰 원동력이 돼요. 선물 같달까요. 또 모교에서 미술하는 후배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이번 모교 작품 영구 설치를 위해 중국 북경과 목포를 쉴새 없이 오갔던 그는 올 9월 또다른 시작을 갖는다. 일본에서 첫 전시를 갖는 것이다. 그의 첫 일본 전시가 열리는 곳은 도쿄 신주쿠에 자리한 루트케이(Root K) 컨템포러리로 기획전과 해외 아트페어 참여를 병행하며 차별화된 소장가층을 형성해 온 갤러리다.이번 일본 전시는 지난 2024년 베니스비엔날레 기간 동안 박 작가가 가졌던 개인전을 통해 갤러리와의 인연이 시작돼 일정 조율 등을 마치고 올해 열리게 됐다. 전시에서는 그의 대표작인 ‘새로운 여성신화창조’ 시리즈 작품들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 시리즈의 작품들은 8~9m의 작품들이며 이와 함께 지난 2024년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선보인 바 있는 6m 신작도 전시된다.“대형작품을 비롯해 100호, 50~60호 작품들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에요. 여기에 저와 연필에 대한 아카이브 등도 전시돼 일본 도쿄에 저라는 작가와 제 작품을 본격적으로 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요. 중국과 한국을 그렇게 오가면서도 일본은 이번이 처음이라 설레기도 하네요. 제 작품이 일본에서는 어떤 평가를 받을지도 궁금하고요. 올해 참 모교 영구 전시를 시작으로 좋은 일이 많네요. 고향 광주를 바탕으로 하는 작업을 하기 때문일까요? 이런 때일 수록 제 고향 광주가 더욱 그리워요. 더욱 열심히 작업에 임해서 세계에 제 고향을 더욱 알리고 싶어요.”21일 만난 박소빈 작가가 모교에 자신의 작품을 영구설치한다는 소식과 함께 일본 첫 전시 일정을 전하고 있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한편 박소빈 작가는 광주 출신으로 목포대와 조선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1993년 광주 금호 문화회관 개인전을 시작으로 뉴욕, 베니스, 베이징 등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가졌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 · [이윤선의 얼씨구학당] 영웅의 기록서 민초의 숨결로··· 낮아진 역사의 시선
- · 50만 송이 형형색색 꽃의 향연··· 대지 수놓은 튤립 카펫
- · 바다와 육지 오가며 왜군 격파··· 한산·행주대첩의 승부사
- · 도심 공원 속 즐거운 상상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