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자원 넘어 도시재생, 전국에 부는 정원 열풍

입력 2025.06.18. 18:50 이용규 기자
서울 진주 등 20곳서 정원 축제 박람회
지자체 뿐만 아니라 민간영역서도 활발
담양비엔날레, 나주 민간정원 매입 추진
관광자원 아닌 공간 정원화에 산업화까지


전국적으로 정원 열풍이 거세다. 전국 지자체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국민들의 정원에 대한 수요에 부응하고 정원 산업화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정원이 사회적 가치와 기능이 공공의 영역으로 확대되면서 도시 재생 등과 연계, 지역 녹지공간의 양 및 질적 확보 뿐만 아니라 문화와 경제 등 융복합산업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국립정원문화원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정원을 매개로 축제와 박람회가 20개가 추진되고 있다. 민간에서 소규모 펼쳐지고 있는 축제와 박람회를 더하면 이 숫자는 훨씬 더 늘어난다.

서울시는 지난 2023년 정원도시 서울을 선언하고 오는 2026년까지 1천7개(총면적 31만제곱미터) 정원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교차로, 신호등 등 주변 공지에 꽃과 나무를 심어 시민들에게 일상속의 쉼표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시는 당초 목표를 올해 이미 달성하고, 계속 자투리땅에 정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정원도시 서울 프로젝트와는 별개로 10월까지 보라매공원에서 서울국제정원박람회를 열어 시민들에게 다양한 정원문화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로 10회를 맞는 서울국제정원박람회는 정원 111개를 꾸며 공원 전체가 거대한 정원으로 바뀌어 전국에서 발길이 몰려 일상에서 자연과의 교감을 만끽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는 정원박람회를 도시 재생차원으로 접근, 작년 뚝섬에서 올해 보라매공원에서 개최하는 것처럼, 지역을 돌아가며 관리가 필요한 훼손 지역으로 정원으로 변화시키고 있어 주목을 받는다.

태화강 국가정원으로 공업도시에서 녹색도시로 이미지를 바꾼 울산광역시는 지난 16일부터 3일간 태화강 국가 정원에서 봄꽃 축제를 개최했다. 오는 2028년 국제정원박람회 성공을 기원하는 이번 축제는 꽃양귀비, 안개초, 작약 등 봄꽃 6천만송이가 활짝 피어 장관을 연출, 방문객들의 감탄이 쏟아졌다.

default

경남 진주시는 지난 13일부터 22일까지 초전공원 일원에서 대한민국 정원산업박람회를 개최, 정원도시 진주의 이미지 강화에 주력했다. 특히 진주시는 지난 2월 전주정원산업박람회에 이어 정원을 산업으로 접목해 정원문화의 융복합으로 관광 영역에서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전주정원산업박람회는 관련 업계에서 참여 경쟁을 벌일만큼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청주시도 지난 9일부터 사흘간 가드닝 패스티벌을 통해 정원도시 청주의 이미지를 대내외에 알렸다.

민간 부분에서도 정원을 접목한 이벤트가 활발하다.

지난 5월30일부터 7일까지 구례 쌍산재와 천개의 향나무숲, 반야원 등 3곳에서 민간정원 페스타가 열려 호평을 받았다. 오는 9월 강원도 정선 고한 골목길 정원박람회가 민간 주도로 열릴 예정이다.

전국 지자체가 정원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기존의 지역 개발의 중요한 요소였던 도로와 다리 등 회색인프라 만큼이나 나무와 숲 등 녹색인프라 기능이 더욱 확대되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 특히 지난 2013년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가 관람객 440만명을 모으며 대성공 이후 정원은 새로운 지역 관광모델로 부상했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이용자 및 장소적 특성을 고려한 보급형 모델 정원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완도수목원을 국립화한 전남도는 대규모 정원 건립을 검토하고 있고, 나주시는 민간 소유 정원 매입 등을 추진하고 있다. 국립정원문화원을 유치한 담양군은 명실상부한 정원도시로 나아가기 위해 국제정원비엔날레를 준비하는 등 전남지역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특히 정원은 개인의 영역을 벗어나 지역재생과 맞물려 문화, 예술, 복지, IT 로 융복합의 범위가 확대되는 효과를 낳으며, 새로운 경제 성장의 동력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정원은 코로나를 거치면서 치유의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산림청이 2019년부터 3년간 우울증, 치매 등을 겪는 국민 1천8명을 대상으로 정원가꾸기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 증상이 대부분 호전, 급증하는 1인가구시대에 정서적 처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수환 국립정원문화원실장은 "지역에서 정원을 매개로 하는 축제와 박람회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단순한 관광이 아닌 행사 이후 거리가 공간이 정원으로 채워져 관련 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정원의 영향력은 정주 인구의 중심에서 벗어나 다양한 유동인구 정책 비중을 강화하고 관광사업 각종 개발과 연계 더욱 커질것이다"고 밝혔다.

이용규기자 hpcyglee@mdilbo.com

# 연관뉴스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3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