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뉴스 보기가 껄끄럽다. 짜증 유발지수가 높아져서 그렇다.
연일 언론매체의 뉴스를 타는 ‘사나운 개((猛狗)’ 소식 때문이다.
‘사나운 개’라 함은 ‘본분과 상식에서 일탈하는 구성원으로 인해 그 집단 본래의 가치가 손상당하는 경우’를 일컫는다. 조직에서 ‘구성원의 일탈이나 부적절한 행동이 집단의 가치와 이미지를 훼손하여 전체를 망칠 수 있다’는 의미로도 쓰이고 있다.
제주경찰의 실종사건 허위 종결, 광주경찰의 봐주기 수사 및 정보 누설 논란, 국토교통부의 제주항공 12.29 참사 은폐, 이진숙 국회의원의 5.18 폄훼 반역사적 행태, 대법원 예산집행지침에 어긋난 격려금 지급, 자치단체 공무원 뇌물수수 등이 대표적이다. 공무원 또는 그에 버금가는 집단에 걸쳐 전방위적으로 ‘사나운 개’가 흔하다.
‘사나운 개’ 유래는 이렇다.
구맹주산(狗猛酒酸)이라는 옛말이 있다. 개가 사나우면 술이 시큼해진다 라는 말이다.
중국 송나라 때의 얘기다. ”송나라에 술을 정직하고 맛있게 빚어 넉넉한 인심으로 맛 좋은 술을 판다는 간판을 내건 술집이 있었다. 그런데 찾아오는 손님이 별로 없어 술이 오래 묵다 보니 맛이 시큼하게 변하고 말았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술집 주인은 동네의 어른인 양천을 찾아가 그 이유를 물어보았다. 그러자 양천은 술집의 개가 너무 사납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비자(韓非子)의 ‘외저설우(外儲說右)’에서 유래한다.
군주가 나라를 잘 다스리지 못해, 나라의 상황이 엉망이 되어가던 상태를 묘사하기 위해 쓰였다고 한다. 마치 방치된 집안처럼 개는 사나워지고, 술은 방치되어 시큼해져버린 것처럼, 모든 것이 관리되지 못하고 흐트러진 상황을 비유한 것이라고 한다.
오늘날의 상황에 비유해 보면, 한 조직이나 단체가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고 각자가 제멋대로 행동할 때 ‘구맹주산’ 같은 상태에 빠질 수 있음이다.
특히 공직사회의 ‘사나운 개’가 큰 걱정이다. 경찰·소방·행정·교육 공무원들의 공직기강 해이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뉴스를 타고 있어서다.
경찰의 제식구 감싸기는 늘 분분하다. 광주경찰의 장윤기 사건 봐주기 및 정보누설, 경찰 정보부서의 첩보수집비 부당집행 의혹, 을지훈련 기간 만취 상태 교통사고, 음주운전 후 운전자 바꿔치기 시도, 소방공무원 직장내 괴롭힘 및 도박판 의혹, 자치단체 공무원의 관급공사 업체로부터 뇌물수수 등 각종 비위행위가 잇따르면서다. 언론매체들은 ‘공직기강에 구멍이 났다’고 표현한다.
최근 뉴스 데이터를 찾아봤다. ‘광주·전남·북 경찰 5년간 징계 270건…시민감찰위 유명무실’이라는 타이틀이 눈에 띄었다. 지난해 10월 기준이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전북 익산을)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다. 2021년~2025년 6월까지 옛 광주경찰청 소속 경찰공무원 징계 건수는 52건, 옛 전남경찰청 149건, 전북경찰청 69건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경찰 비위 감찰 행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겠다며 설치한 시민감찰위원회는 제대로 열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또 품위손상, 직무태만, 금품수수, 복무규정, 감독소홀, 공금횡령, 공금유용, 직권남용, 공문서위변조, 비밀누설 등의 이유로 ‘비위징계’를 받은 옛 광주전남 공무원이 5년간 1천72명으로 한 해 평균 약 200명에 달했다. 또 기강위반, 금품수수, 업무소홀 등의 이유로 징계를 받은 국세청 공무원도 5년간 358건(지난해 6월 기준)이나 됐다.
최근 업데이트가 되지 않은 데이터인 탓에 그 이후에 고강도 대책을 내놓았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나운 개’가 횡행한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공직사회의 ‘사나운 개’는 반드시 찾아내, 발본색원해야 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7조는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 사람으로 명시돼 있다. 법률적 정의를 빌리지 않더라도, 공무원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이라고 배웠다.
공무원들은 주민의 안녕, 안전을 지키는 신뢰가 밑바탕이 돼 공직에 임했을 터이다. 그래서 나라의 녹을 받는 이들이지 않는가? 주민의 안녕과 안전을 도외시하고, 제 잇속만 차리는 ‘사나운 개’들은 그야말로 ‘세금도둑’이지 않는가?
묵묵히 성실하게 신뢰의 밑바탕을 쌓고 있는 대부분의 공무원들에게 미안해 할 일이다. 인두겁을 쓴 ‘사나운 개’들이 쑥쑥 뽑혀 나갔으면 한다.
‘사나운 개’는 기업에서 불친절한 직원이 고객을 몰아내어 사업을 망치는 상황에 비유되기도 한다. 개인에게도 이런 이치는 통한다. 내가 아무리 특정 분야에서 실력을 갖췄더라도, 내 안에 ‘사나운 개(猛狗)-독선·아집’가 있어 주위 사람들이 편하게 다가서지 못한다면, 그 사람은 성공하기 힘들 것이다. 그 사람이 갖춘 실력은 팔리지 않아 ‘시큼해져버린 술’ 처럼 쓰이지 못하고 사장될 것이 분명하다
‘사나운 개’를 없애려면 조직의 자정능력이 있어야 한다. 감시 시스템이 작동돼야 한다. 조직도 그렇지만 개인도 자정능력을 갖춰야 한다. 내안의 아집 독선을 찾아내 일신우일신해야 한다. 자신의 안에 사나운 개가 있는 지 뒤돌아 볼 일이다. 있다면 걷어내고 없애야 한다.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전남광주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