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장의 계절···광주엔 왜 상설야시장이 없을까?

입력 2025.09.08. 09:21 강승희 기자
■상설야장 없는 문화·예술 도시 광주
대인예술·송정 맥주축제 등
정부·지자체 예산 한정 운영
상인 주도 '목포역시장' 주목
"홍보·시설 등 행정 뒷받침 必"
지난해 광주 동구 대인예술시장에서 열린 '대인 빛밤 야시장' 모습. 뉴시스

야(夜)시장이 변신을 꿈꾸고 있다.

부산 부평깡통야시장은 매일 국내외 관광객들로 붐비고, 목포역전야시장도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광주는 대인예술야시장과 1913송정역시장의 맥주 축제 등이 명맥을 잇고 있지만, 지원사업에 의존한 '시즌제 야시장'에 머물러 있다. 문화·예술 중심도시인 광주에는 왜 상설야시장이 없을까.

7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광주 야시장 관련 행사는 1913송정역시장 '맥주 페스타'와 '대인예술야시장', 'K-야시장'(무등시장 군분로 일대) 등이다. 대인예술·K-야시장이 현재 열리고 있는데, 산책을 나온 시민들과 야시장을 찾은 방문객들이 몰리면서 시장은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하지만 이 열기는 오래가지 못한다.

모두 지원사업에 의존하는 시즌제 행사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맥주 페스타'라는 이름으로 열린 1913송정역시장의 맥주 축제는 지난 2016년 창조경제혁신센터와 현대카드의 지원을 시작으로 현재는 중소벤처기업부의 '광주송정역세권 상권르네상스사업' 예산 지원을 받고 있다.

대인예술야시장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의 하나로, 'K-야시장' 역시 무등시장 주변 군분로 상권 활성화를 위해 관의 예산이 투입돼 운영되고 있다.

지원사업 자체가 한정적이어서, 예산이 소진되거나 기간이 끝나면 야시장 운영이 중단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렇게 되면 행사가 없는 날에는 방문객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어 상권과 주변 지역에 미치는 경제적·문화적 효과는 제한되기 마련이다. 1913송정역시장의 맥주 축제만 보더라도 내년이면 현재 지원사업 기간이 만료돼 새로운 사업 공모를 통해 행사 예산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송정역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사람들을 모이게 하기 위해 코로나 전 상인회비를 재원으로 맥주를 판매하는 작은 행사를 했다"며 "다음 행사를 진행할 만큼 수익을 확보하진 못했다. 지원사업을 통해 행사를 진행한 경험이 있지만 공연팀 섭외와 홍보, 재원 마련 등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상인회 주도로 상설야시장에 도전한 '목포역전야시장' 사례는 눈길을 끈다. 목포원도심상인회는 지난달 8일부터 '목포역전야시장'을 열고 있다. 1990년대 목포역 인근 호황기처럼 목포와 원도심을 다시 역전시켜보자는 취지에서다. 첫 시작 재원 마련은 상인들이 했고, 포차 부스 임차료 등으로 다음 행사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 상인회의 목표는 '행사의 지속'이라고 했다. 저녁 시간대 손님이 없어 이른 시각에 문 닫는 가게들을 보며 야시장을 기획했다. 초기 많은 방문객을 목표하기보다 1차로 11월까지 매월 둘째 주, 넷째 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 저녁시간대 손님과 약속을 지키겠다는 다짐이다.

목포원도심상인회 관계자는 "예산 지원이 없더라도 활성화되길 원하는 주체가 상인들이기 때문에 직접 해보자는 취지였다"며 "행사 후 반응이 좋아서 입점 문의가 늘고 있는데,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자체적으로 지속하다 보면 나중에 지원 예산을 받았을 때 더 크게 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는 야시장이 지속성을 가져가기 위해서는 시장 상인들이 주체적으로 콘셉트와 방향을 정하고 추진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진의 전남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야시장이 지속성을 가지려면 키맨(중추적 역할을 하는 사람)과 상인들이 주체적으로 시장의 방향성·콘텐츠를 정하면서 각자의 역할과 기능을 찾아야 한다. 사업비를 얻기 위해 행정이나 전문 회사에서 세운 계획은 현장 상인들이 따라가기 어렵고, 미션에 불과하기 때문에 결국 지원사업 종료와 함께 동력이 사라진다"며 "행정은 시장의 브랜드화나 콘텐츠 구성 시 전문적인 도움을 주고, 방문객 편의 시설 투자 등 뒷받침하는 지원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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