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격리 4년간 2조6천억 투입…"재배면적 감축 절실"
전남 1만5천여㏊ 감축 목표, 인센티브 중심 정책지원
친환경 작물 전환 시 정부 전량 수매 등 판로 도움도

내년에도 쌀값 폭락이 예상됨에 따라 정부가 벼 재배면적을 줄이기 위해 작물 전환을 적극 유도하고 나섰다.
특히 친환경 작물 재배 시 이를 전량 수매하는 등 인센티브 정책지원이 강화돼 그동안 농민들이 우려했던 새 판로 개척 등이 일부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1일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와 전남도 등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5.8kg으로 5년 전인 2019년(59.2kg)보다 5.74% 급감했다. 같은 기간 재배면적은 불과 4.38% 감소(73만㏊→69만8천㏊)해 평년작 기준 20만t 이상 초과 공급됐다.

정부는 초과 공급으로 인해 폭락한 쌀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매입 후 격리하는 형태로 사후 개입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2021년부터 4년간 시장격리를 위해 매입한 쌀은 120만t에 달하며, 예산 2조6천억원이 투입됐다.
이에 정부는 초과생산-쌀값 하락-시장격리 악순환을 끊기 위해 벼 재배면적 감축을 추진 중이다. 올해는 구조적 과잉 물량 20만~25만t을 해소하기 위한 5만㏊와 벼 회귀·이행률을 고려한 3㏊까지 총 8만㏊ 감축 목표를 세웠다. 지자체들은 지역 여건에 맞춰 할당된 재배면적 감축을 추진한다.

전국에서 벼 재배면적이 가장 넓은 전남의 할당량은 1만5천831.4㏊이다. 지자체별로는 ▲해남 2천184.5㏊ ▲영암 1천573.5㏊ ▲고흥 1천378.2㏊ ▲나주 1천342.8㏊ ▲영광 1천82㏊ ▲강진 999.7㏊ ▲보성 927.5㏊ ▲장흥군 762.6㏊ ▲무안 772.1㏊ ▲함평 714.9㏊ ▲신안 637.6㏊ ▲담양 538.9㏊ ▲순천 504.5㏊ ▲장성 474.1㏊ ▲진도 462.6㏊ ▲화순 452.7㏊ ▲곡성 307.9㏊ ▲구례 236.8㏊ ▲완도 187.4㏊ ▲여수 149.9㏊ ▲광양 135.4㏊ ▲목포 5.8㏊ 다.
전남도가 계획한 유형별 감축 면적은 ▲타작물: 지자체 사업 등을 활용한 전략·경관작물 외 품목(녹비 포함)·1천382.9㏊ ▲친환경 인증: 일반벼에서 친환경으로 전환하는 경우로 정부의 전량 수매를 통해 판로 확보·378㏊ ▲농지전용: 개발행위로 2025년 벼 재배가 불가능한 농지 대상·210.6㏊ ▲부분 휴경 등 자율감축·2천112.7㏊이다.
특히 친환경 인증 유형은 그동안 작물 전환 시 새로운 판로 개척 등을 우려했던 농민들의 걱정을 일부 해소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더불어 벼 재배면적을 점차 감축시키면서 작물 전환을 진행 중인 사례도 주목받고 있다. 4개의 법인이 모인 낙안콩사랑연합회(가칭)는 지난해부터 벼에서 콩으로 작물을 전환하고 있다.

소속 법인 중 한 곳인 고동산친환경영농조합법인의 신성윤 대표는 "지난해 7.5㏊를 콩으로 전환했고, 올해는 14㏊까지 늘릴 계획"이라며 "정부에서도 쌀값을 걱정해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동참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친환경 재배는 병해충 등 어려움이 있지만, 쌀 과잉생산에 제값 받고 팔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라며 "학교 등 주 판매처에서도 쌀 소비가 줄어들어 다른 품목을 원하기도 한다. 우리가 생산한 콩의 경우 업체에서 전량 가져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벼 재배보다 물과 약품이 덜 소모되는 등 소득 상황 역시 더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시장격리는 보관비용, 주정·사료용 처분 손실 등 비효율성이 내재돼 있다. 근본적인 수급 안정을 위해서는 과감한 벼 재배면적 감축이 불가피하다"며 "농가·지자체의 적극적인 참여 바란다"고 말했다.
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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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냉해 피해' 사과값, 작년 2배↑···상품은 품귀 광주 전통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과일들 모습. 사과 주산지인 경북 지역 대형산불과 냉해 피해가 겹치면서 사과와 배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특히 개화기 산불 피해로 작황이 나빠진 사과는 수급 불안 우려 속에 한때 가격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오르기도 했으며, 상품 품귀 현상과 사재기 조짐까지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27일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이달 광주 지역의 사과 상품 소매가는 10개당 최고 3만 4천100원을 기록했다. 가격이 평년(2만 5천756원)과 지난해(2만 5천650원)에 비해 2배 이상 오른 수준이다.사과 중품의 경우 10개당 최고 2만 4천433원에 판매돼 지난해보다 12.45% 올랐다.이처럼 사과 가격이 급등한 데는 재배면적 감소와 주산지인 경북 지역 대형산불로 인한 수급 불안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올해 사과 재배면적은 3만 3천113㏊로 지난해(3만 3천313㏊) 대비 0.6% 감소했다. 게다가 국내 사과 재배면적의 58%가량을 차지하는 경북이 지난달 말 대형산불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다. 경북도는 지난 2일 기준 산불로 인한 사과 주산 시군의 과수원 피해 규모를 3천386㏊로 잠정 집계했다. 이는 전국 사과 재배면적의 10% 규모에 달한다.사과나무는 자라서 열매를 맺기까지 보통 2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이번처럼 꽃이 피는 시기에 피해를 입으면 그을림 등으로 인해 향후 사과 생산량이 크게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이 같은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사과 사재기 조짐과 상품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실제 동구 대인시장에서 과일을 판매 중인 한 상인은 "산불 발생 후 일부 상인이 사과를 사서 쟁여두는 것을 봤다"며 "사과를 확보해 두려고 가격 경쟁을 하다 보니 판매가도 올라가고 있다. 심지어 공판장에서는 사과 경매가가 마음에 안 들면 안 팔고 가버리는 경우도 있다"라고 설명했다.또 다른 상인은 "상품 사과는 개당 5천 원이다. 현재 사과 20여 박스를 확보해 뒀다"며 "제사상 등에 올라가는 크고 예쁜 상품 사과는 요즘 구하기도 힘들고, 가격도 올라서 수요가 드물다"라고 말했다.배 역시 이달 들어 10개당 최고 4만 9천950원에 판매되면서, 지난해(4만 5천845원)와 평년(3만 9천29원) 대비 각각 8.9%, 27.9% 올랐다.배 가격 상승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냉해 피해가 꼽힌다. 저온에 민감한 배는 개화기 냉해 피해를 입으면 암술머리 고사, 꽃잎 갈변 등이 발생해 수확량이 줄고 상품성이 떨어질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배의 저온피해 신고 면적은 1천639㏊로 평년(5천278㏊) 대비 31.1% 늘었다. 이후에도 최근 나주, 대전, 충북 등 배 농가에서 냉해 피해가 발생해 피해 면적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산불로 인한 그을림 등 간접 피해를 입은 경우 피해 정도에 따라 생육 관리를 통해 피해 영향 최소화가 가능하므로 사과 생산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한다"며 "산불 피해 이외 지역의 사과 생육단계는 현재 저온피해 등 없이 순조롭게 생육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이어 "배의 경우 현재까지 생육 상황은 평년보다 양호한 것으로 보이고 피해 지역도 적정 수준의 적화·적과 작업을 통해 적정 착과량 확보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덧붙였다. 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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