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대한민국 산업계의 최대 화두는 단연 반도체이다. 반도체는 단순 제조 산업을 넘어 국가 안보이자 경제적 생존 전략이 됐다.
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시가 총액의 46.9%를 차지하는데 정부는 용인과 평택을 중심으로 대규모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지만, 수도권 집중 심화라는 또 다른 숙제를 마주하고 있다.
이제는 지속 가능한 국가 발전을 위해서 수도권 확장을 넘어 전략적 분산을 고민해야 할 때이다. 반도체 산업의 지속 가능성은 단순히 공장 부지를 확보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망, 기업의 기술 보안, 그리고 인재가 자발적으로 모여드는 유인책이라는 삼박자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 기업과 근로자의 시각에서 본 과감한 유치 전략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두 거인을 지방으로 동시에 이전해야 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하게 각축을 벌이는 두 기업 중 한 기업만 지방 이전하는 것은 우수 인력과 핵심 기술이 상대 기업으로 유출될 수 있다는 눈치 작전을 수반한다. 정부는 이들 기업이 동시에 지방에서 독자적인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기술 보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전략적 배치를 유도하는 최적의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 이 경우 동시에 한 곳으로 이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둘째, 수도권과 지방의 분업 구조인 기능적 밸류체인이 해답이다.
대기업 관점에서는 ‘전후공정 공급망(Supply Chain)의 단절’ 또한 무서운 리스크이다. 반도체는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라 수백 개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및 OSAT(테스트·패키징) 기업이 유기적으로 얽혀 있어야 한다. 용인·평택 클러스터는 메모리 전공정(팹) 및 미세공정 R&D 중심으로 가되, 지방 거점은 RE100 기반의 특수 전력반도체, 시스템 반도체, 혹은 대규모 OSAT(후공정) 및 테스트 클러스터로 이원화하는 현실적인 밸류체인 분업이 필요하다.
셋째, 기업이 거부할 수 없는 파격적인 인센티브 폭탄이 필요하다.
기회발전특구, 기업도시특별법, 경제자유구역 등 여러 제도가 마련되어 있으나 기업을 수도권 밖으로 유인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 기업이 “이 조건이라면 안 내려갈 이유가 없다”고 확신할 수 있는 매력적인 패키지를 제공해야 한다. 규제 프리존을 넘어선 파격적인 세제 혜택과 기반 시설 지원은 물론, 초고압 직류송전(HVDC) 기반의 반도체 전용 초고속 전력망 인프라 구축 비용을 국가가 100% 책임지거나 지방 이전 기업에 대한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를 조기 도입하는 등 기존의 틀을 깨는 결단이 시급하다.
넷째, 기업 인센티브 외에 근로자 개개인의 삶에 집중하는 유인책이 필요하다.
기업이 이전해도 사람이 움직이지 않으면 그 산업은 지속될 수 없다. 지방에는 사람이 없다고 핑계를 댄다. 왜 일까? 지금까지의 정책이 법인세 감면,투자유치 보조금 등 기업에 치중되었다면, 이제는 현장에서 뛰는 근로자들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 지방 근무 이전시 근로소득세 10년 면제, 파격적인 주거 및 교육 지원 등 덩어리 혜택을 통해 우수한 인재들이 지역 정착을 선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전기를 대량으로 소비하는 반도체 공장은 전력이 풍부한 곳에 자리 잡아야 한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이 RE100 기반으로 재편되는 지금, 재생에너지가 가장 풍부한 곳이 반도체 산업의 최적지임은 자명하다. 지방에서 생산된 전기를 수도권으로 끌고 올라가는 송전선로 건설 비용과 사회적 갈등을 낭비하기보다, 전력이 풍부한 지방 현지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것이 국가적으로 수십 조 원을 아끼는 지름길이다.
이러한 분산 편익을 인센티브 재원으로 활용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사회적 이용을 줄이는 것이다.
미·이란 전쟁으로 재생에너지의 필요성은 한층 더해 가고 있다.,
특히 2050 탄소 중립이 아니더러도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지역으로 전력 다소비 기업이 이전해야 하는 이유이다. 국가 균형발전은 이제는 국가의 존망이 달린 생존의 문제다.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 출생률이 가장 낮다. 세계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는 이대로라면 30년 안에 한국이 사라질 것이라 경고했고, 글로벌 기업가 일론 머스크 또한 한국의 인구 붕괴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며 우려를 표했다.
수도권 집중은 저출산과 인구 감소를 가속화하는 핵심 원인이다.
에너지가 있는 곳에 산업이 오고, 산업이 있는 곳에 사람이 모인다. 반도체 산업의 지역 분산이야말로 대한민국 균형발전과 인구 위기 극복을 위한 가장 강력한 해결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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