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광주 도시철도 2호선과 운영 적자의 미래

@변원섭 한국공공혁신연구원 대표 입력 2026.01.01. 21:50
변원섭 | 한국공공혁신연구원 대표

광주는 지금 '간절한 도시'다. 성장해서가 아니라,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기 때문에 버티고 있다. 광주 도시철도 문제는 단순한 교통 현안을 넘어, 지방재정의 한계와 국가 교통정책 구조의 모순을 동시에 드러내는 상징적 사례다.

광주 도시철도 1호선은 국가 교통정책과 광주시 도시계획에 따라 건설됐다. 그러나 광주도시철도 1호선 적자와 부담은 고스란히 광주시의 몫이 됐다. 광주도시철도의 재정 문제는 흔히 '연간 적자 360억 원'으로만 알려져 있다. 이는 2023회계연도 기준 실제 현금 지출과 수입을 비교한 운영 적자 규모이다. 같은 회계연도 손익계산서상으로는 차량과 시설에 대한 감가상각비, 퇴직급여충당금 등 비현금성 비용이 반영되면서 총손실 규모가 약 1천100억 원에 이르는 구조적 적자가 발생했다. 다시 말해 광주도시철도는 시민 체감상 매년 수백억 원의 운영 적자를 시 재정으로 메우는 동시에, 회계 기준으로는 천억 원대 손실이 누적되는 이중의 부담 구조를 안고 있는 셈이다.

일회성 문제가 아니라 매년 반복되는 구조적 적자이며, 그 부담은 복지·청년·지역경제 예산을 잠식하고 있다.

여기에 광주도시철도 2호선의 현실이 더해지고 있다. 2호선은 예비타당성조사 당시 총사업비가 약 2조 원 수준으로 검토됐다. 그러나 공사 방식 변경, 물가 상승, 장기화된 공사 일정, 안전·환경 보완 비용 등이 누적되면서 현재 추산되는 총사업비는 3조 원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추정된다.

예비타당성조사 당시 계획과 비교하면 약 1조원 증가한 셈이다. 문제는 예산만이 아니다.

2호선 공사가 장기화되면서 도심 곳곳에서 시민 피해가 일상이 됐다. 교통 혼잡과 소음, 분진, 보행 환경 악화는 시민들의 일상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도심 상권을 중심으로 한 자영업자들의 피해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도시의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명분 아래, 현재의 비용은 시민들이 먼저 치르고 있는 현실이다. 여기에 상가주변 지반 침하, 건물들의 붕괴위험 과 보도블록 침하되어 언제 무슨 사고가 발생 할 모르는 무언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이 모든 피해는 시민들의 몫이다. 어느 누가 이 시민의 심정을 알아주고 있는가. 더 우려되는 것은 운영 단계 이후의 상황이다.

광주는 인구 감소 국면에 진입한지 오래되었다. 향후 10~20년간 인구가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도시철도 이용 수요 역시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운영비는 인건비·유지관리비 등 고정비 구조로 인해 쉽게 줄지 않는다.

보수적으로 추정하더라도 2호선이 개통되고 현재와 같은 운영 구조가 유지될 경우, 광주 도시철도 전체 운영 적자는 인구 감소가 급속히 가속될 경우에는 2천억 원대에 근접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는 광주시 재정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다. 이 지점에서 문제는 더 이상 행정의 효율성이나 경영 개선의 문제가 아니다.

이 같은 현실은 광주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부터 준비하자.

부산은 연간 약 5천300억 원, 대구는 2천200억 원, 대전은 1천억 원 안팎의 도시철도 운영 적자를 떠안고 있다. 비수도권 4개 광역시가 1년에 부담하는 도시철도 운영 적자만 합쳐도 약 1조 원에 이른다. 여기에 인구 감소가 더해지면 적자 폭은 구조적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 이는 특정 도시의 실패가 아니라, 국가가 설계한 교통정책 구조의 결과다.

도시철도를 수익성만으로 평가하는 시각은 지방의 현실을 외면한 것이다. 광주에서 도시철도는 선택 가능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고령자·학생·청년·교통약자를 위한 필수 공공서비스다. 요금 인상이나 노선 축소는 곧바로 도시 경쟁력 약화와 인구 유출로 이어진다.

문제의 본질은 분명하다.

국가는 건설을 결정했고, 지방은 운영 책임을 떠안았다. 고속도로·고속철도·공항은 국가가 운영 부담을 지면서도, 도시철도만은 지방 책임으로 남겨져 있다. 광주도시철도 2호선에서 나타나는 예산 증가와 시민 피해는 이 구조가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준다.

광주시는 물론 국회 정부가 나서라. 이런 적자 해결을 어떻게 할 것인가?

말로는 지방소멸 인구소멸 이야기 하지만 근본적인 대책을 깊숙이 논의 되지 않고 있다.

광주 도시철도 운영 적자와 2호선의 현실은 광주시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균형발전과 교통복지의 문제다. 정부와 국회는 도시철도법과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을 개정해 비수도권 도시철도 운영비에 대한 국가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 나아가 한시적이라도 '비수도권 도시철도 운영비 국가책임 특별법'을 제정해 구조적 적자를 완화해야 한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원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수도권 도시철도는 높은 수송 밀도와 광역 통근 수요를 기반으로 일정 수준의 자체 수익 구조를 갖고 있다. 반면 광주를 비롯한 비수도권 도시는 도시철도를 통해 국가균형발전과 교통복지라는 국가적 목표를 수행하고 있다. 이는 특혜가 아니라 합리적 정책 선택이다.

광주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지경까지 왔다. 도시철도 2호선 건설 과정에서 이미 시민들은 충분한 비용을 치렀다. 인구는 줄어들고 적자는 커지는데, 운영 책임까지 지방에만 떠넘기는 것은 타당치 않다. 도시철도는 지방의 사치가 아니라 국가가 책임져야 할 최소한의 교통복지다.

광주에서 시작된 이 요구는 부산·대구·대전 등 모든 비수도권 도시의 절박한 목소리이기도 하다. 지방이 무너지면 국가도 지속될 수 없다. 도시철도 운영비 국가 부담 전환은 선택이 아니라, 지방소멸 시대에 반드시 풀어야 할 국가적 과제다.

슬퍼요
8
후속기사 원해요
5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전남광주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11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