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가짜 일 30% 줄이기', 이제 기초지자체가 답해야 한다

@하상용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이사 입력 2025.12.28. 15:41
하상용
더불어민주당 중기특별위부위원장
전) 빅마트 대표
Evoto

최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밝힌 "가짜 일 30% 줄이기" 선언은 공직 사회 전반에 분명한 메시지를 던졌다. 보여주기식 업무를 줄이고,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에 집중하겠다는 이 선언은 중앙정부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주민의 삶과 가장 가까운 기초지자체야말로 이 질문에 가장 먼저 답해야 한다.

기초지자체는 행정 체계의 말단이 아니라, 주민의 일상을 직접 책임지는 행정의 최전선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 선언을 기초지자체의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지난 10월부터 최근까지 구청 주관의 동 단위 각종 행사 현장을 지켜보며 한 가지 질문을 반복해서 하게 된다.

이 행사는 주민의 삶을 얼마나 바꾸고 있는가.

행사 하나를 위해 10여 명 이상의 공무원이 의전과 보고 준비에 투입되고, 본래의 행정 업무는 뒤로 밀린다. 그 결과는 야근과 행정 피로도로 돌아온다. 주민을 위한 행정이 오히려 행정력을 소모시키는 구조라면, 이는 기초지자체 운영 방식 전반을 점검해야 할 신호다.

행사에 참석한 주민, 특히 어르신들이 정작 가장 힘들어하는 장면도 자주 목격된다.

지나치게 긴 내빈 소개와 인사말이 이어지고, 정작 주민 참여와 소통은 뒤로 밀린다. 참석 인원은 기록되지만, 만족도와 체감 효과는 남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과연 기초지자체가 해야 할 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제 기준을 바꿔야 한다.

첫째, 행사 중심이 아닌 문제 해결 중심으로 우선순위를 재정립해야 한다.

둘째, 공무원이 의전 인력이 아니라 현장 해결사로 일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업무를 과감히 줄여야 한다.

셋째, 모든 일정은 주민의 시간을 기준으로 설계돼야 한다. 인사말은 최소화하고, 참여와 체험은 앞에 배치해야 한다.

넷째, 성과 평가는 '얼마나 많이 했는가'가 아니라 *'무엇이 달라졌는가'로 바뀌어야 한다.

주민과 가장 가까운 기초지자체를 바꾼다는 것은 거창한 구호를 외치는 일이 아니다.

불필요한 일을 하나 줄이고, 주민에게 꼭 필요한 일을 하나 더 하는 것이다. '가짜 일 30% 줄이기'는 선언이 아니라 실천이어야 한다.

행정의 목적은 행사를 잘 치르는 데 있지 않다. 주민의 하루를 조금이라도 편하게 만들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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