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담배회사 3사(KT&G·한국필립모리스·BAT코리아 및 제조사)를 상대로 흡연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지 어느덧 11년이 흘렀다. 국민의 소중한 보험료로 운영되는 건강보험 재정을 보호하고, 담배의 유해성을 공식적으로 확인받으려는 공단의 '필연적인 도전'은 2025년, 마침내 그 종착역을 향하고 있다.
지난 2020년 11월, 1심 재판부는 흡연과 암의 인과관계, 담배회사의 불법행위 등이 명확히 확인되지 않는다며 공단의 청구를 기각했다. 그러나 공단은 담배회사는 담배판매로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담배로 인한 피해에 대해서는 면죄부를 얻고 있다며 항소했고, 치열하게 전개된 2심 재판은 지난 2025년 5월 22일 최종 변론을 끝으로 모든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제 사법부는 해를 넘겨 오는 2026년 1월 15일 선고를 통해 이 길고 길었던 법정 다툼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항소심 과정에서 공단은 최신 연구 결과와 세계 석학들의 의견서를 통해 담배가 폐암 등 호흡기 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임을 과학적·의학적으로 명확히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공단 이사장이 최종 변론에 직접 나서 "담배가 폐암 발생에 기여했다는 사실은 명백하다"고 호소하며, 담배회사들이 유해 물질을 충분히 알리지 않은 책임을 강하게 물었다. 이에 맞서 담배회사 측은 흡연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자유 의지에 따른 선택이며, 공단의 진료비 지출은 담배의 결함 때문이 아니라 보험자로서 인수한 위험일 뿐이라는 1심의 논리를 고수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법정 공방이 이어지는 사이, 담배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제도와 시선은 완전히 달라졌다. 제도적인 변화로는 2023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담배의 유해성 관리에 관한 법률'이 2025년 11월 1일부로 본격 시행됨에 따라, 이제 담배회사는 의무적으로 유해성분을 검사받고 그 결과를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 이는 담배의 유해성이 더 이상 '영업 비밀'이라는 명분 아래 숨겨질 수 없는 엄격한 법적 관리의 대상이 되었음을 시사한다.
국민들의 시선 역시도 달라졌다. 공단이 2심 판결을 앞두고 진행한 범국민 지지 서명 캠페인에는 당초 목표치를 훨씬 웃도는 150만여 명의 국민이 동참했다. 이는 흡연 피해를 더 이상 개인의 불운으로만 치부해서는 안 되며 원인 제공자인 담배회사가 마땅히 그에 상응하는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얼마나 강력한지를 방증하는 결과이다.
현재 공단이 흡연 관련 질환으로 지출하는 진료비는 연간 약 3조 5천억원에 달한다. 소송 제기 당시보다 2배 이상 증가한 막대한 재정 누수는 고스란히 국민의 보험료 부담으로 이어진다. 이미 미국, 캐나다 등 해외 사법부는 담배회사의 기만행위를 인정하고 천문학적인 배상 판결을 내려 국민의 건강권을 지켜낸 바 있다.
이제 모든 시선은 다가오는 2026년 1월 15일, 사법부의 판결에 쏠려 있다.
재판부는 지난 10여 년간 축적된 명백한 과학적 증거와 전문가들의 의견, 그리고 '담배 유해성 관리법' 시행과 150만 국민 서명이라는 시대적 변화를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이번 소송은 산술적인 손해배상 청구를 넘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고 사회적 책임을 바로 세우기 위한 역사적 과업이기 때문이다. 사법부가 부디 국민의 염원을 담은 현명한 판결로 대한민국 보건 의료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워주길 강력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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