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뜻하지 않은 기회에 광주를 다녀왔다. 그것도 한강 작가 작품의 문학기행이다.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1주년 기념 '소년이 온다, 광주를 만나다, 문학기행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는 기회가 주어졌다.
1박2일 일정으로 "소년이 온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관련된 주요 장소 등을 둘러보며 작품의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5.18 도시 "광주"를 문화 홍보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첫 일정은 점심 식사 후 망월동 묘역 참배였다. 아마도 30여년 만에 다시 온 것 같다. 96년인지 97년인지 정확치가 않다. 97년에 새 묘역으로 옮겼다고 하는데 당시에는 지금처럼 정돈된 느낌이 아니었다. 참가자들과 함께 단체 참배 후 해설사님의 안내로 작품에 나오는 인물들과 관련된 묘역을 둘러보며 소설과 당시 처절했던 상황, 피해자들의 가슴 아프고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사연에 대해 모두가 먹먹해했다.
새로 단장된 묘역 방문 후에 구 묘역도 방문했다. 여러 희생자들에 대한 안내를 듣다가 87년 6월 민주항쟁때 돌아가신 이한열 열사 묘비를 보고 가슴이 울컥했다. 87학번였던 내게는 묘역의 그 어떤 분보다도 더 가슴에 와닿는 인물,'87년 6월 항쟁을 상징하는 그 자체이며 전부였다!!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마음속으로 빌었다.
다음 일정으로 정철과 송시열 선생의 이야기가 깃든 환벽당을 둘러보고 광주호 생태공원을 짧게 둘러보았다. 다들 마음이 무거웠는데 가슴이 좀 가벼워지고 기분전환되는 시간이었다.
저녁 이후에는 한강 작가 작품의 이해를 높이는 전남대 박구용 교수님의 강의가 있었다. 주제는 '한강 작품에 대한 철학적 이해'라는 특별강의였다.
당초에 우리 기행단만 대상으로하는 특강인줄 알았는데 시민들까지 참여하는 행사로 매우 많은 인원이 참석해 뒷자리에 앉은게 약간은 아쉬웠는데 친근하고 구수한 입담으로 한강 작가 작품의 핵심을 시대적 상황을 배경으로 강의해 매우 유익하고 기억에 남는 시간이었다.
이틀째는 작품의 배경되는 장소와 광주의 핫플레이스를 방문했다. 양림동 문화마을을 시작으로 펭귄마을 유래, 도시재생사업 소개, 오방 최흥종 기념관, 조아라 기념관을 둘러보면서 광주지역의 역사적 인물과 문화를 알게됐다. 이 후 소설의 직접 배경이 되는 적십자병원, 옛전남도청을 방문했다. 옛전남도청,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은 국제공모를 통해 아시아 문화의 전당으로 탈바꿈해서 광주, 전남지역의 문화적 중추 역할을 하고 있었다. 독특하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전시관, 도서관은 물론 박물관까지 겸비한 말 그래도 문화의 전당이었다. 새로운 탄생이었다. 그 곳 박물관에서 전시중인 중앙아시아관이 인상적이었다.
점심 식사 후에 소설 속 무대 탐방으로 5·18민주광장, 상무관, 전일빌딩, 5·18민주화 운동기록관을 방문했다. 기행단의 높은 관심을 전문적이고 열정적인 해설을 해주신 해설사 이돈삼 선생님님과 생존증인들을 직접 만나 증언을 듣는 기회 등으로 한층 현실감 높은 시간이 되었다.
문학기행의 마지막 순서는 광주 비움박물관 탐방이었다. 2016년 개관한 광주의 유일한 사립 민속박물관이라고 한다. 관장님이 50년에 걸쳐 개인적으로 수집한 한국 근현대 민속품 3만 여점을 개방형 수장고 형식으로 전시하고 있었다. 내가 방문해본 사립 박물관 중에 최고였다. 근현대 유물이지만 처음보는 유물이 꽤 많아 놀랐다. 관장님의 운영 철학과 수집, 보존에 대한 집념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강 작가의 작품이 무겁고도 어려운 작품이어서 이번 기행도 그럴 수 있었는데 행사를 기획하신 PM 선생님의 노련하고 창의적인 기획으로 일정 중간중간 광주의 아름다움과 지역의 역사,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을 채워주셔서 작품에 대한 이해도 제고와 함께 아주 뜻 깊고 기억에 남을 만한 기행이 됐다. 행사준비와 참여에 여러 기관의 관계자분들께서 애를 많이 써주셨다. 그 분들께 다시 한번 좋은 행사 만들어주신 바에 깊은 감사드린다. 기행단 모든 선생님들과 함께 오랫동안 추억이 되고 가슴에 울림이 남을만한 감사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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