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재명 후보께 드리는 세 번째 글

@황광우 작가 인문연구원 동고송 상임이사 입력 2025.05.02. 10:22
황광우(작가·인문연구원 동고송 상임이사)

이재명 후보께 드리는 세 번째 글

해방 정국에서 고착된 좌우 개념이 지금까지 우리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신탁통치를 찬성하는 세력을 좌파라고 불렀고, 신탁통치를 반대하는 세력을 우파라고 불렀습니다만 이 좌우대립의 망령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을 붙들고 있습니다.

원래 좌우란 혁명운동집단 내에서 강경파와 온건파를 나눌 때 사용하는 개념이었습니다. 그러니까 1793년 프랑스혁명 당시 시민혁명을 추진하는 국민의회(National Assembly)에서 강경파 자코뱅당이 의회의 왼쪽에 앉았고, 온건파 지롱드당이 의회의 오른쪽에 앉았죠. 그래서 자코뱅당을 좌파, 지롱드당을 우파라고 불렀던 것입니다. 루이 16세의 목을 처단하자는 좌파와 왕을 살려주자는 우파로 혁명운동이 갈렸는데요. 딱 1표 차이로 좌파가 승리했습니다. 오늘 우리가 왕이 없는 나라에 살게 된 것은 그 1표 덕택입니다. 그때 혁명의 적대세력인 왕당파는 좌도 아니고 우도 아닌 그냥 반동 세력이었습니다.

우리의 경우, 일본 제국주의의 앞잡이들을 우익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냥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세력이죠. 범죄집단입니다. 이들이 미군정의 보호를 받으며 또아리를 틀다가 우익세력을 자칭하게 되었습니다. 광주시민을 살해한 세력이 왜 우파입니까? 그냥 학살집단이고 범죄집단이죠. 윤석열과 함께 내란을 일으킨 자들, 내란의 추종자들은 헌정 파괴세력이 아닙니까? 어떻게 김문수나 한덕수 같은 자가 버젓이 국민 앞에 나와 우파 행세를 하는 겁니까?

그러니까 진보, 보수의 개념도 조심스럽게 사용해야 합니다. 민주당이 진보이고 국힘이 보수라고 하는데, 이거 아닙니다. 제가 보기에 민주당은 보수입니다. 원래 민주당의 전신인 한민당이 그랬던 것처럼, 민주당은 보수입니다. 저는 민주당이 정통 보수의 영예로운 이름을 되찾기 바랍니다. 김문수와 한덕수처럼 윤석열의 내란을 지지한 정치인들은 보수가 아닙니다. 내란세력이고 범죄집단입니다.

그러니까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래 지난 75년의 역사를 정리하자면, 헌정질서를 파괴한 자들, 인간을 개·돼지처럼 취급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유린한 자들, 특정 집단의 사익을 도모한 범죄집단에 대항하여 헌정질서를 수호한 이들, 인간의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불의한 폭력에 저항한 이들, 공동체에 헌신한 이들이 피 흘려 싸워 지킨 자유민주주의의 역사가 되겠습니다.

저는 주4일제를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주4일 일하는 사회로 가는 것이 한국 사회의 올바른 지표입니다. 김남주 시인은 금·토·일 쉬는 사회를 만들자며 아이의 이름을 '김토일'이라고 지었지 않았습니까? 35년 전에 말입니다. 2천만 명의 노동자가 주5일 일하고 있고, 500만 명의 젊은이가 실업과 알바 사이에서 오락가락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간단합니다. 2천500만 명이 다 함께 주4일 일하면 실업은 없어집니다. 물론 사정이 힘든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전폭적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겠지요.

저는 남북교류지원금으로 북녘 동포에게 매년 1조 원의 차관을 제공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1조 원이면 남한에서 1천억 원 규모의 큰 공장 10개를 지을 수 자금이지만 북한은 땅값이 무료이고, 인건비가 저렴하므로 북에서는 큰 공장 100개를 지을 수 있는 큰 자금입니다.

지금 남한의 건설업은 포화상태에 이르렀습니다. 한국경제의 중심인 건설업이 무너지면, 한국경제는 폭망합니다. 남한의 불도저와 포크레인을 북에 제공하게요. 그 대신 러시아로 가는 교통로를 보장받으면 어떨까요? 러시아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를 북을 통해 파이프로 연결하면 어떻습니까?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생산된 석유를 해로로 운송하는 것에 비해 현저히 저렴한 연료를 우리는 사용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이것이 시기상조일까요? 그렇다면 취임하신 이후로 국민토론에 붙여 주길 바랍니다. 우리는 분단 비용으로 한 해에 50조 원을 국방비에 투입하고 있습니다. 과연 1조 원의 지원금이 퍼주기일까요? 저는 남북교류 지원금을 통해 남과 북이 다 함께 잘 살 수 있게 되길 희망합니다. 교류와 대화를 통해 상호 신뢰를 쌓아가다 보면 꼭 통일이 아니더라도, 남북의 진정한 평화는 정착될 수 있다고 봅니다.

황광우(작가·인문연구원 동고송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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