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이후 관련 소송 12건…상수도 44억원 방어

당초 개발계획보다 실제 수돗물 사용량이 크게 늘었다면 사업시행자가 아닌 건축주에게도 상수도 원인자부담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왔다. 건축물의 규모·용도와 함께 실제 수도 사용량을 부담금 부과 기준으로 인정한 판결로, 전국에서 잇따르고 있는 유사 분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따르면 대법원은 최근 건축주가 제기한 ‘상수도 원인자부담금 부과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상수도사업본부의 손을 들어준 원심을 확정했다. 이번 소송은 상업시설 용도로 계획된 지역에 주상복합아파트가 들어선 뒤 실제 수돗물 사용량이 토지구획정리사업 당시 예상량보다 약 22배 증가하면서 시작됐다. 건축주는 자신이 당초 개발사업 시행자가 아닌 데다 계획된 규모와 용도 범위 안에서 건축했기 때문에 원인자부담금 부과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반면 상수도사업본부는 해당 건축물로 수도 수요가 현저히 늘어난 만큼, 건축주 역시 수도시설 신설·증설의 실질적인 원인자에 해당한다고 맞섰다.
대법원이 원심 판단을 확정하면서 당초 계획한 수도 사용량과 실제 사용량 사이에 현저한 차이가 발생했다면 그 증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건축주에게도 부담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법리가 확립됐다. 기존에는 건축물이 개발계획상 규모와 용도 범위에 포함되는 지가 주요 판단 기준이었다면, 이번 판결은 실제 수도 사용량 증가라는 구체적인 사정을 부과 근거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상수도 원인자부담금은 수도법 제71조에 따라 건축이나 개발사업으로 수도시설을 새로 설치하거나 증설할 필요가 생겼을 때 원인을 제공한 자에게 비용 일부를 부담시키는 제도다.
상수도사업본부는 2023년까지 관련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하면서 약 40억원의 재정 부담을 떠안았다. 이후 본부장을 중심으로 전담팀을 구성해 판례와 법령, 사업 현장별 여건을 분석하고 주요 쟁점에 따른 대응 논리를 마련했다. 그 결과 2024년 이후 제기된 원인자부담금·급수공사비 관련 소송 14건 가운데 12건에서 승소했다. 나머지 2건은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승소 사건의 제소금액은 총 44억1천300만원으로, 그만큼의 상수도 재정 유출을 막았다는 게 상수도사업본부의 설명이다. 김일융 본부장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원인자부담금의 주요 법적 쟁점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며 “소송 대응체계를 강화해 상수도 재정의 건전성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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