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자율합의 원론만 반복…지역 최대 현안 해법은 실종

초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을 준비한 대전환기획위원회가 지역완결형 필수·공공의료체계 구축을 위한 권고안을 내놨지만, 대부분 방향성 제시에 그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역 최대 현안인 국립의과대학 신설과 관련해서도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며 대학 간 자율 합의에 맡기겠다는 원론적 수준에 머물러 구체적인 실행 로드맵 등 알맹이가 빠졌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는 21일 지역완결형 필수·공공의료체계 구축을 위한 4대 권고안을 발표했다. 권고안에는 ▲지역완결 필수·공공의료체계를 위한 통합 마스터플랜 수립 ▲24시간 응급·중증·분만·소아 필수의료 분야 방어선 최우선 가동 ▲의료 인프라 및 인력 확보를 위한 필수의료 생태계 조성 ▲지역·필수·공공의료 혁신위원회(가칭) 구성 등이 담겼다.
기획위는 강력한 기능의 새 병원 건립을 포함해 기존 대학병원과 지역 의료자원을 연계한 ‘전남광주 초광역 통합의료벨트’를 구축하고 중장기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응급·중증·분만·소아 분야의 의료 공백을 막기 위한 24시간 의료망 구축과 필수의료 인력 지원, 공공의료 거버넌스 구축 필요성도 주문했다. 다만, 권고안 대부분이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수준에 머물러 아쉬움을 남겼다. 새 병원을 어디에 어떤 규모로 건립할 지,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 지, 의료인력은 어떤 방식으로 확보할 지 등 핵심 실행 방안이 제시되지 않은 것이다. ‘24시간 응급·중증·분만·소아 방어선’ 역시 목표만 나왔을 뿐, 운영 방식이나 예산, 참여 의료기관, 단계별 추진 일정 등은 담기지 않았다.
국립의대 신설 문제도 난항이 우려된다. 권고안은 “목포대와 순천대가 자율적 합의를 통해 통합을 신청하면 특별시가 그 결과를 존중해 의대 신설과 필수의료체계 구축을 하나의 통합 설계로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기획위가 지난 14일 중재 중단을 선언하며 밝힌 입장을 재확인 하는 수준에 그쳤다. 앞서 기획위는 목포대에 대학본부와 의과대학을 두고 순천대에는 대학병원을 우선 설립하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문제는 순천대가 이를 거부하자 중재안을 철회하고 “더 이상 중재 역할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불거졌다. 결국 이번 권고안에서도 대학 간 자율 합의를 전제로 한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한 셈이다. 목포대와 순천대의 통합 논의가 여전히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대 신설의 구체적인 추진 일정이나 행정적 지원 방안, 정부 설득 전략 등은 제시되지 않아 지역 숙원사업 해결 의지가 약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역 의료계에서는 필수의료체계 구축의 핵심은 안정적인 의료인력 확보인데, 의대 신설 방안이 사실상 빠진 권고안으로는 의료 공백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또 하나의 권고사항인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지역·필수·공공의료 실현을 위한 혁신위원회’ 구성 역시 실효성이 의문시된다. 기획위는 공무원과 전문가, 지역사회가 참여하는 혁신위원회를 꾸려 통합 마스터플랜과 분야별 실행과제를 마련하도록 제안했다. 그러나 통합특별시가 최근 800조원 규모의 반도체 메가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반도체전략위원회’를 출범시키는 등 각종 위원회 설치를 잇따라 추진하는 상황에서 또 다른 위원회 신설이 실제 정책 추진력을 높일 수 있을 지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이에 대해 기획위 관계자는 “두 대학이 통합을 추진하되 그와 별개로 특별시 차원의 필수의료체계는 구축해야 한다는 취지”라며 “대학 간 자율 합의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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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 반도체 업무 집중···4실·8본부·27국 조직개편 윤곽
3청사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800조원 규모의 광주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행정력을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3개 청사에 부시장별 전담 기능을 나눠 배치하는 한편, 시장 직속으로 반도체실을 신설는 첫 조직개편의 윤곽이 드러나면서다. 이번 조직개편은 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광주·무안·동부 등 3개 청사의 기능을 어떻게 배분하고 통합 행정체계를 안착시킬지를 결정하는 첫 시험대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14일 오전 무안청사 초의실에서 열린 시의회와의 현안 간담회에서 통합 이후 첫 조직개편안을 공유했다.이번 개편안은 통합 출범 이후 한 달여 동안 시 내부 검토와 공무원 노조 협의를 거쳐 마련한 것으로, 향후 입법예고와 시의회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본청은 4실·8본부·27국·144개 과·담당관 체제로 재편된다. 실장은 1급, 본부장은 2급, 국장은 3급이다. 통합 직후 한시적으로 운영했던 조직과 비교하면 1본부, 3국, 5개 과·담당관이 증가한다.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시장 직속 반도체실 신설이다.반도체실은 1급 실장이 지휘하고 산하에 반도체산업정책관을 두는 형태다. 현재 3급 국장급인 반도체산업지원단을 확대·격상해 시장이 직접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챙기는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다.AI와 에너지 등으로 분산돼 있던 산업 분야의 역량을 반도체를 중심으로 결집해 광주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앞당기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또 다른 핵심은 4명의 부시장이 기능을 나눠 맡고 이를 3개 청사에 연계 배치하는 방식이다.국가직 2명과 지방직 2명 등 4명의 부시장 직위는 현재 가칭으로 행정안전부시장, 균형발전부시장, 기본사회부시장, 산업경제부시장으로 구분된다.행정안전부시장은 광주청사에 근무하면서 기획을 중심으로 AI·반도체, 안전, 문화·체육, 민주, 환경, 도시·건축, 교통 등을 총괄한다.무안청사에는 균형발전부시장과 기본사회부시장이 배치된다. 균형발전부시장은 재정과 관광, 자치행정, 광역SOC, 에너지, 농·축산, 해양수산 등을 맡고 기본사회부시장은 시민주권과 청년·교육, 복지·건강, 인권, 여성·가족 등을 담당한다.동부청사는 산업경제부시장이 이끌며 산업과 노동, 투자, 경제를 비롯해 산림·정원 분야를 총괄한다.이에 따라 3개 청사는 기능별 색깔도 뚜렷해진다. 광주청사는 기획·AI·반도체, 무안청사는 재정·균형발전·농수산·기본사회, 동부청사는 산업·투자·경제 기능이 중심이 된다.청사별 과 단위 조직은 광주청사 67개, 무안청사 56개, 동부청사 21개로 구성된다. 광주와 무안은 기존보다 각각 2개 과가 줄어드는 반면 동부청사는 9개 과가 늘어난다.부시장별 기능을 중심으로 청사를 나누면서도 시민들이 각 지역에서 기본적인 행정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일부 기능은 병렬 배치한다.광주청사에는 행정재무국 산하 총무과를 두고, 무안청사에는 자치행정국 산하 행정지원과를 배치해 유사한 총무·행정지원 기능을 나눠 맡는 방식이다.복지 분야 역시 기본사회부시장 산하 무안청사의 돌봄복지국이 주축이 되지만 광주청사에는 광역행정본부 복지건강과를 둬 일부 복지정책과 사업을 담당하도록 했다.기존 직속기관과 사업소 등은 큰 틀에서 현행 체계를 유지한다. 상수도사업본부, 해양수산과학원, 종합건설본부, 도시철도건설본부, 보건환경연구원, 농업기술원, 경제자유구역청 등이 대표적이다.시는 조직개편안이 담긴 기구·정원 관련 조례안을 시의회에 제출하기 위해 이달 중 임시회 개최를 요청했다. 다음 주 입법예고를 시작으로 공무원과 의회 등의 의견을 수렴한 뒤 조직개편안을 확정할 예정이다.다만 의회 심의·의결 과정에서 일부 조직과 기능의 조정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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