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된 조직 개편 딜레마···광주특별시, 난제 돌파 '묘수' 절실

입력 2026.07.06. 08:11 이삼섭 기자
광주 노조 “근무지 원칙 훼손”·전남 노조 “광주 쏠림”
추후 특별법 근거로 행정소송 가능성도 배제 못해
내부 불신·갈등 우려…시험대 오른 ‘민형배 리더십’
"점진적 조직 융합 필요…거시 전략에 집중" 조언도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광주본부 광주시지부가 3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주청사 로비에서 결의 대회를 열어 민형배 특별시장에게 종전 근무지 유지 원칙을 명문화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특별법’ 개정 시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이하 광주특별시)가 출범하자마자 조직개편을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조직 개편 과정에서 3개 청사에 대한 기능 재배치와 특별법에 보장된 ‘종전 근무지 원칙’과 충돌하면서다. 당장 종전 광주와 전남 공무원노조에서 반발이 잇따르면서 갈등이 표출·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난제를 돌파할 묘수가 절실한 상황이다.

5일 무등일보 기사를 종합하면, 광주특별시는 8월 1일까지 인사를 포함한 조직 개편을 완수하겠다는 방침을 정하고 단계적으로 조직 정비에 착수한 상태다. 문제는 민형배 시장이 조직 개편을 위해 ‘종전 근무지 보장 원칙’을 담은 특별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면서다. 3개 청사(광주·무안·동부)에 대한 기능 재배치를 하기 위해서는 종전 광주시와 전남도 소속 공무원의 근무지 변경이 불가피하다는 취지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 제38조에서는 “통합특별시 설치 이전에 임용된 공무원은 종전의 광주시 또는 전남도 관할구역 안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본인의 명시적 동의가 있는 경우 그러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했다.

당장 광주지역 공무원 노조의 반발이 나오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광주지역본부 광주시지부는 지난 3일 통합특별시 광주청사에서 ‘특별법에 명시된 종전근무지 보장 사수를 위한 조합원 중식 결의대회’를 열고 종전 근무지 원칙 보장을 촉구했다. 이들은 “광주에서 근무하던 직원이 무안이나 순천으로 발령받게 될 수 있다는 걱정이 현실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정호 비상대책위원은 “(행정통합 당시) 공무원들이 요구한 것은 종전근무지 보장뿐이었지만 최근 특별법 개정 논의가 진행되면서 약속이 흔들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참석자들은 ‘특별법 취지 훼손 중단’, ‘특별법 개정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며 특별법 개정 가능성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전남지역 공무원 노조는 핵심 행정 기능이 광주에 쏠리고 있다는 데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민 시장이 광주청사에 기획·예산·인사·조직 등 기관유지기능 역할을 맡기겠다고 하면서다. 종전 근무지 원칙을 유치한 채 예산·인사 등 기관 유지 기능이 광주청사에 집중되면 전남지역 공무원들이 핵심 부서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다.

전남도청공무원노동조합는 “특별법상 광주시 직원의 근무지 보장 원칙이 함께 적용될 경우 전남도청 출신 직원들이 처음부터 주요 부서에 배치될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구조적 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종전 근무지 원칙’이 되레 불평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현대판 골품제와 다름없는 불합리한 차별이며 헌법상 평등원칙 위반 논란은 물론 장기적으로 위헌법률심판 등 법적 분쟁과 조직 간 갈등을 불러올 수 있다”고 언급했다.

본질적으로 종전 근무지 보장 원칙과 주청사 기능 재배치가 충돌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우려를 더한다. 통합 추진 당시에는 종전 근무지에서 근무하더라도 상시적 원격 회의 등 스마트 행정체계를 갖추는 식으로 보완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광주와 전남이 각각 가지고 있던 핵심 행정 기능을 통합·분산하려면 해당 업무를 담당하던 인력의 이동이 불가피하다. 민 시장이 특별법 개정을 언급한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같은 법개정 움직임을 두고 소송전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사에 불만을 품은 공직자나 노조가 특별법을 근거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공을 넘겨받은 민 시장이 이 난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현 갈등을 양립 불가능한 딜레마로 볼 것이 아니라 특별법을 충분히 존중하면서 연착륙을 시도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현 근무지 보장 제한을 받지 않는 4급 이상 고위 관료들부터 교차 근무를 시키며 서로의 문화를 익히게 한 뒤, 점진적으로 조직을 융합할 수 있다는 취지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현 특별법의 ‘종전 근무지 보장 원칙’이 그냥 만들어진 게 아니라, 완전한 몸체가 되기까지 조직을 안정화시키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며 “광주시와 전남도 행정 체계가 완전히 다르다는 점에서 무리하게 섞으려 들면 이도 저도 아닌 행정 마비가 올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입법 과정에서도 알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지역의 미래 먹거리 선점이라는 거시적 전략에 리더십을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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