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특별시장 결선 ‘ARS 먹통’ 법적 대응
기초단체장·지방의원 경선도 혼란…"더 투명해야"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근 마무리 된 더불어민주당 광주·전남지역 단체장 경선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 경선에서 ARS 오류를 놓고 김영록 전남지사의 문제 제기에 이어, 일부 시민단체가 법적 대응에 나서는 등 민주당의 ‘깜깜이’, ‘부실검증’ 경선이 도마위에 오르면서다.
5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과 광주·전남지역 기초단체장 후보를 선출하는 민주당 경선에서 ARS 여론조사 설계 오류, 명부 유출, 대리투표 의혹, 금품수수 주장, 재심 신청 등이 잇따르고 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민주당 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후보들의 반발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전남광주특별시장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김영록 지사는 지난 4일 전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통합시장 결선투표 과정에서 발생한 2천308건의 ‘ARS 먹통’ 사태에 대한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의 답변을 공개 반박했다. 김 지사는 “조 총장이 해당 건에 대해 ‘참관인이 합의했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행과정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으나, 그 내용을 살펴보면 객관성과 공정성을 전면 상실한 시스템 오류이자, 깜깜이·불공정 그 자체다”며 “민주당은 이제라도 중대한 시스템 오류와 깜깜이·불공정으로 얼룩진 통합시장 결선 투표에 대한 철저한 재조사와 로우데이터 공개, 중대한 오류와 실수가 인정된다면 경선 무효화 등 책임있는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통합시장 결선 투표는 처음부터 잘못된 여론조사 시스템임에도 사전 테스트는 물론, 문제 발생시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데이터 확인 등 검증 프로세스를 갖추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최근 통합시장 선거를 비롯해 전북 등 깜깜이·불공정 경선으로 지울 수 없는 오점을 남기고 있다”며 “특별시장 결선투표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에 대해 책임있는 재조사와 해당 사태에 대한 공개 사과, 투명한 결과 공개만이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지난달 30일 ARS 오류와 관련 “재발신 등 양 캠프 합의 하에 진행했고, 데이터 추적 결과 이후 진행 과정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지역 시민단체에서는 서울중앙지법에 증거보전신청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장을 접수하고 나섰다.
국민주권사수광주전남민주시민연대는 지난 4일 “법원의 판단이 나오면 부정 경선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에 따라 일련의 사법적 조치들을 추가할 것이다”고 밝혔다.
전남 지역 기초단체장 경선 과정에서도 명부 유출과 대리투표 의혹, 금품수수 주장, 재심 신청 등이 잇따르면서 공정성 논란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여수시장 경선에서는 권리당원 명부 유출 의혹이 불거지며 경선 룰 자체가 변경되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했다. 권리당원 141명의 이름과 연락처 등이 외부로 유출됐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민주당은 권리당원 반영 비율을 기존 50%에서 20%로 낮추고 여론조사 비중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선거 방식을 조정했다. 이 과정에서 현직인 정기명 시장이 탈락했고, 이후 본경선과 결선을 거쳐 서영학 후보가 최종 선출됐다.
순천시장 경선도 최종 후보로 확정된 손훈모 후보를 둘러싸고 금품수수 의혹이 제기되면서 중앙당이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전남 22개 시·군 가운데 유일한 무소속 단체장 지역인 순천 탈환을 노리는 민주당으로서는 악재를 맞은 셈이다. 손 후보 측은 정치적 의도에 따른 공작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으나, 당은 조사 결과에 따라 후보 자격 유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화순에서는 대리투표 의혹이 불거지며 전략선거구 지정과 함께 재투표가 실시되는 등 혼선이 이어졌다. 장성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달 삼계면 한 경로당에서 일부 주민의 대리투표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선이 중단됐고, 이후 김한종 후보가 최종 후보로 선정됐지만 탈락 후보의 재심 신청으로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무안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김산 후보가 최종 후보로 확정됐지만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쟁 후보들이 사퇴를 촉구했다. 나광국 후보는 중앙당에 재심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처럼 전남 곳곳에서 경선 관련 논란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면서, 당내 갈등과 함께 본선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광주·전남지역은 민주당 공천이 당선이라는 의식이 강한 만큼 경선 과정이 더욱 투명해야 한다”며 “선거 때마다 불거지는 여러 잡음을 없애기 위해 구조적인 문제를 되짚는 중앙당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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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특별시 20조원 인센티브, ‘기존 사업 끼워넣기’ 눈속임 우려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행정통합 인센티브 발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광주·전남 통합의 마중물로 제시된 ‘4년간 최대 20조 원’ 규모의 정부 재정 인센티브 담보 방안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 편성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실질적인 순증(純增) 재원 확보를 두고 지역사회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그 간 정부가 광주시·전남도에 지원하던 국비 사업이나 매칭 보조금을 합산해 목표 숫자만 맞추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다.13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국무총리실 산하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지원위원회’를 최근 설치하고 재정지원 TF를 가동 중이다. 청와대와 5개 부처가 참여하는 TF는 정부가 통합지자체에 약속한 ‘매년 5조원, 4년간 최대 20조원’ 규모의 재정 지원 방안을 설계한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배분 기준은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오는 6월께 공식적으로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정부는 당초 통합 논의 초기부터 행정통합 재정 인센티브에 대해 기존 예산 외 추가로 지원하는 ‘순증 재원’이라는 점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최근 관가에서는 기획예산처가 행정통합 교부세 재원 마련에 난색을 표하며 기존 국고 보조사업 등에 포함시켜 지원하려 한다는 의심의 눈초리가 있다. 이 같은 우려는 정부의 ‘지출 구조조정’ 기조와 맞물리며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달 21일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정지출 15%, 의무지출 10% 감액, 사업 10% 폐지’를 목표로 제시했다. 실제 기획예산처는 중앙부처에 최근 이 같은 지침을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기획예산처가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을 하는 과정에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대한 국비 사업들을 행정통합 재정 지원으로 포장하려 한다는 우려가 제기된다.중앙부처의 한 고위공무원은 “국무총리실에서는 대통령 지시이기도 하니 어떤 식으로든 재원을 마련하려 고민하는 것 같다”면서도 “그에 반해 기획예산처는 조금이라도 돈을 아껴볼 생각을 하는 과정에서 밀고 당기고 하는 과정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중앙 부처에는 의무 지출을 10~15% 감축하라는 재정 지침이 내려온 상태”라며 “기획예산처가 신규 재원 마련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배경”이라고 했다.기우라는 시각도 있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광주 동남을)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약속한) 재정 지원금은 통상적인 국가 예산이나 국고 보조 예산과는 프로세스 자체가 다르다”며 “매년 5조원이 별도의 통으로 넘어오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가 특정 목적을 지정할 수는 있어도 기존 사업과 섞일 위험은 낮다는 취지에서다.고광완 광주시 행정부시장 또한 “대통령이 약속한 만큼 기존 예산과 분리해서 들어올 것”이라며 “다만, 어떤 주머니로 줄 건지를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와 광주시·전남도 등은 우려를 일축하고 있지만, 기획재정부가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을 예고하면서 경계심이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통합에 따른 재정 인센티브 규모와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는 ‘법적 제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기획재정부의 예산 편성 기조에 따라 유동적인 일반 예산과 달리 지방교부세법을 개정해 ‘통합특별시 특별교부세’ 항목을 명문화하는 등의 입법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거다. 균형발전특별회계에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계정’을 신설해 직접 지원하는 통로를 만드는 방안도 제안됐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정부가 예산을 아끼기 위해 다양한 고민을 할 수는 있겠지만, 지역민이 납득할 수 없는 방식은 통합 동력을 잃게 할 수도 있다”며 “지방교부세법 개정 등 법적 담보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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