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 자문회의까지 풍영정천 유력…6차서 뒤바껴
"합당한 이유 못 찾아…대안 노선에 주민 공감대"

강기정 광주시장이 ‘노선 변경 논란’에 휩싸인 도시철도 2호선 2단계 13공구(수완지하차도 일대)에 대해 과거 기본계획 결정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수차례의 자문회의를 거치며 전문가들이 ‘반대’ 입장을 밝혔음에도 석연치 않은 이유로 현재 노선이 결정됐다는 지적이다.

강 시장은 21일 오전 광주시청에서 열린 기자차담회에서 도시철도 2호선 2단계 13공구 공사 중단과 관련해 “2018년 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전문가와 시공사 모두 도저히 지금 노선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현 노선으로 결정된 데 의문을 제기했다. 광산구 수완우미린2차와 운남교차로를 잇는 총연장 2.63㎞ 인 13공구는 2024년 12월 착공됐지만 1년만인 2025년 12월 13일 공사가 중지됐다. 수완지하차도와 인접한 2.1㎞가량이 각종 지장물로 인해 ‘저심도 공법’으로는 시공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광주시는 노선을 풍영정천 쪽으로 변경하는 것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문제는 현 노선으로 결정된 배경이다. 강 시장은 “2018년 기본계획 수립 당시 자문위원회를 다섯 차례나 거치면서 전문가들은 현재의 노선이 ‘불가하다’는 의견을 일관되게 냈다”며 “그런데 6차 회의 때 갑자기 지금의 노선으로 결정되어 버렸다”고 폭로했다. 이어 “당시 관계자들의 진술과 자료를 1년 전부터 검토해 봤지만, 합당한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며 “1~5차까지는 지금 노선이 아닌 대안으로 생각하는 풍영정천 쪽 노선”이라고 부연했다.
강 시장은 이 과정을 두고 “과학이 민원을 이겼나?”라는 표현을 던졌다. 2018년 당시 과학적·기술적 판단보다는 목소리 큰 민원에 떠밀려 무리하게 노선이 결정된 게 아니냐는 의심이다.
현재 검토 중인 대안에 대한 시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고도 밝혔다. 강 시장은 “(노선 변경이 아닌 현 노선에서) 대심도로 갈 경우 지하 35~45m까지 내려가야 하는데, 여러가지 면에서 어렵다는 것이 공사 관계자들의 의견이고, 풍영정천 쪽으로 갈 경우 공중이나 지하를 통해 접근로를 확보하면 큰 문제가 없다는 데 시민들의 공감대가 모아졌다”고 말했다.
강 시장은 “이 문제는 결코 어려운 문제가 아니지만, 단지 ‘도대체 왜 (현 노선으로 갑자기 변경) 그랬을까’라는 문제가 안 풀렸던 것”이라며 해당 사안에 대해서는 추가적으로 살펴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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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특별시 20조원 인센티브, ‘기존 사업 끼워넣기’ 눈속임 우려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행정통합 인센티브 발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광주·전남 통합의 마중물로 제시된 ‘4년간 최대 20조 원’ 규모의 정부 재정 인센티브 담보 방안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 편성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실질적인 순증(純增) 재원 확보를 두고 지역사회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그 간 정부가 광주시·전남도에 지원하던 국비 사업이나 매칭 보조금을 합산해 목표 숫자만 맞추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다.13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국무총리실 산하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지원위원회’를 최근 설치하고 재정지원 TF를 가동 중이다. 청와대와 5개 부처가 참여하는 TF는 정부가 통합지자체에 약속한 ‘매년 5조원, 4년간 최대 20조원’ 규모의 재정 지원 방안을 설계한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배분 기준은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오는 6월께 공식적으로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정부는 당초 통합 논의 초기부터 행정통합 재정 인센티브에 대해 기존 예산 외 추가로 지원하는 ‘순증 재원’이라는 점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최근 관가에서는 기획예산처가 행정통합 교부세 재원 마련에 난색을 표하며 기존 국고 보조사업 등에 포함시켜 지원하려 한다는 의심의 눈초리가 있다. 이 같은 우려는 정부의 ‘지출 구조조정’ 기조와 맞물리며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달 21일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정지출 15%, 의무지출 10% 감액, 사업 10% 폐지’를 목표로 제시했다. 실제 기획예산처는 중앙부처에 최근 이 같은 지침을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기획예산처가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을 하는 과정에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대한 국비 사업들을 행정통합 재정 지원으로 포장하려 한다는 우려가 제기된다.중앙부처의 한 고위공무원은 “국무총리실에서는 대통령 지시이기도 하니 어떤 식으로든 재원을 마련하려 고민하는 것 같다”면서도 “그에 반해 기획예산처는 조금이라도 돈을 아껴볼 생각을 하는 과정에서 밀고 당기고 하는 과정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중앙 부처에는 의무 지출을 10~15% 감축하라는 재정 지침이 내려온 상태”라며 “기획예산처가 신규 재원 마련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배경”이라고 했다.기우라는 시각도 있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광주 동남을)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약속한) 재정 지원금은 통상적인 국가 예산이나 국고 보조 예산과는 프로세스 자체가 다르다”며 “매년 5조원이 별도의 통으로 넘어오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가 특정 목적을 지정할 수는 있어도 기존 사업과 섞일 위험은 낮다는 취지에서다.고광완 광주시 행정부시장 또한 “대통령이 약속한 만큼 기존 예산과 분리해서 들어올 것”이라며 “다만, 어떤 주머니로 줄 건지를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와 광주시·전남도 등은 우려를 일축하고 있지만, 기획재정부가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을 예고하면서 경계심이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통합에 따른 재정 인센티브 규모와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는 ‘법적 제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기획재정부의 예산 편성 기조에 따라 유동적인 일반 예산과 달리 지방교부세법을 개정해 ‘통합특별시 특별교부세’ 항목을 명문화하는 등의 입법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거다. 균형발전특별회계에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계정’을 신설해 직접 지원하는 통로를 만드는 방안도 제안됐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정부가 예산을 아끼기 위해 다양한 고민을 할 수는 있겠지만, 지역민이 납득할 수 없는 방식은 통합 동력을 잃게 할 수도 있다”며 “지방교부세법 개정 등 법적 담보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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