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병근·최영태 교수 "사법 판단 별개로 빠른 승복 필요"
김대현·김명진 평론가 "인사가 갈등 봉합 핵심 키워드"
"지역발전·난제 해결 위해 탕평책·능력 중심 기용해야"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경선 이후 불거진 후유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결과에 대한 승복과 파격적인 탕평 인사가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단순히 구호에 그치는 화합이 아닌 상대 진영의 인재와 정책까지 흡수하는 실질적인 통합 행보가 필요하다는 취지에서다.
무등일보는 민주당 후보가 결정된 직후인 15일, 광주·전남 지역 학계와 정치평론가들에게 통합특별시장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 등을 실질적으로 해소할 방법론과 구체적인 프로세스 등을 물었다. 우선, 지병근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주의 원칙에 따른 ‘빠른 승복’을 강조했다. 지 교수는 “경선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이나 여러 논란이 많았다”며 “사법적 처리는 경찰과 선관위 판단에 맡기는 것과 별개로 결과를 뒤집을 만큼의 문제가 없다면 빠른 승복이 필요하다”고 했다. 현재까지 드러난 상황으로 볼 때, 경선 결과를 무효화할 만한 근거가 확인되지 않은 만큼 빨리 결과에 승복하는 모습이 경선의 정당성에 맞는 대처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영태 전남대 명예교수 또한 빠른 승복을 주문했다. 그는 “사분오열된 상황이지만 민형배 후보가 경선에서 승리했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그에 대한 기대와 응원을 보내는 것이 지역 발전과 정치문화를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지 여부와 관계없이 ‘민형배호’가 성공해야 하는 것도 지역의 미래가 그 성과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라며 “결국 갈등을 봉합하는 방법은 행정통합의 성공이다. 통합지원금과 공공기관 이전 등 중요한 계기를 잘 살려야 광주·전남의 희망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평론가들은 갈등 봉합의 핵심 키워드로 ‘탕평 인사’를 꼽았다. 그 간 선거 때마다 같은 진영이 아니거나 타 후보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인사에서 배제되거나 불이익을 당한데 따른 것이다. 인재임에도 기용되지 않으면서 도시의 역량을 스스로 낮춰왔다는 게 공통된 목소리다. 김대현 위민연구원장은 “과거 선거 때마다 화합을 선언했지만 각 진영이 실제로 섞이는 모습은 보기 어려웠다”며 “진정한 화합은 말이 아니라 정책을 공유하고, 전남광주라는 지역 발전을 공동체 안에서 함께 고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속담의 ‘사람이 자리를 만든다’는 표현처럼 능력과 역할을 먼저 보고 기용해야 진정한 화합도 가능하다”면서 “통합특별시 부시장이나 싱크탱크 등 여러 자리에 능력 있는 사람을 발굴하는 등 탕평책을 활용해 능력 있는 인사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명진 더연정치랩 대표 역시 “자신을 도왔다는 이유로 무능한 사람에게 자리를 보상해서는 안 된다”며 엄격한 인사 원칙을 강조했다. 그는 “상대 진영이라도 지역 균형발전과 통합시의 난제 해결에 필요한 능력이 있다면 폭넓게 기용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지 교수는 민형배 후보를 향해 “상대 후보와 지지자들을 위로하고, 그들이 제안했던 정책을 일부분 반영하려는 수용과 배려의 노력을 보여야 한다”며 “낙선 후보들 가운데 역량 있는 인물들이 지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인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박찬기자 juve5836@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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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특별시 20조원 인센티브, ‘기존 사업 끼워넣기’ 눈속임 우려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행정통합 인센티브 발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광주·전남 통합의 마중물로 제시된 ‘4년간 최대 20조 원’ 규모의 정부 재정 인센티브 담보 방안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 편성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실질적인 순증(純增) 재원 확보를 두고 지역사회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그 간 정부가 광주시·전남도에 지원하던 국비 사업이나 매칭 보조금을 합산해 목표 숫자만 맞추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다.13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국무총리실 산하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지원위원회’를 최근 설치하고 재정지원 TF를 가동 중이다. 청와대와 5개 부처가 참여하는 TF는 정부가 통합지자체에 약속한 ‘매년 5조원, 4년간 최대 20조원’ 규모의 재정 지원 방안을 설계한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배분 기준은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오는 6월께 공식적으로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정부는 당초 통합 논의 초기부터 행정통합 재정 인센티브에 대해 기존 예산 외 추가로 지원하는 ‘순증 재원’이라는 점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최근 관가에서는 기획예산처가 행정통합 교부세 재원 마련에 난색을 표하며 기존 국고 보조사업 등에 포함시켜 지원하려 한다는 의심의 눈초리가 있다. 이 같은 우려는 정부의 ‘지출 구조조정’ 기조와 맞물리며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달 21일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정지출 15%, 의무지출 10% 감액, 사업 10% 폐지’를 목표로 제시했다. 실제 기획예산처는 중앙부처에 최근 이 같은 지침을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기획예산처가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을 하는 과정에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대한 국비 사업들을 행정통합 재정 지원으로 포장하려 한다는 우려가 제기된다.중앙부처의 한 고위공무원은 “국무총리실에서는 대통령 지시이기도 하니 어떤 식으로든 재원을 마련하려 고민하는 것 같다”면서도 “그에 반해 기획예산처는 조금이라도 돈을 아껴볼 생각을 하는 과정에서 밀고 당기고 하는 과정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중앙 부처에는 의무 지출을 10~15% 감축하라는 재정 지침이 내려온 상태”라며 “기획예산처가 신규 재원 마련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배경”이라고 했다.기우라는 시각도 있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광주 동남을)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약속한) 재정 지원금은 통상적인 국가 예산이나 국고 보조 예산과는 프로세스 자체가 다르다”며 “매년 5조원이 별도의 통으로 넘어오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가 특정 목적을 지정할 수는 있어도 기존 사업과 섞일 위험은 낮다는 취지에서다.고광완 광주시 행정부시장 또한 “대통령이 약속한 만큼 기존 예산과 분리해서 들어올 것”이라며 “다만, 어떤 주머니로 줄 건지를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와 광주시·전남도 등은 우려를 일축하고 있지만, 기획재정부가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을 예고하면서 경계심이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통합에 따른 재정 인센티브 규모와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는 ‘법적 제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기획재정부의 예산 편성 기조에 따라 유동적인 일반 예산과 달리 지방교부세법을 개정해 ‘통합특별시 특별교부세’ 항목을 명문화하는 등의 입법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거다. 균형발전특별회계에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계정’을 신설해 직접 지원하는 통로를 만드는 방안도 제안됐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정부가 예산을 아끼기 위해 다양한 고민을 할 수는 있겠지만, 지역민이 납득할 수 없는 방식은 통합 동력을 잃게 할 수도 있다”며 “지방교부세법 개정 등 법적 담보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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