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센티브에 머문 지원책…재정·권한 이양 빠져
특별법에 ‘특례’ 담는다지만 정부부처 저항 예상
대전·충남선 “기대 보다 미흡”…후속 조치 관건

정부가 광역지자체 행정통합 조건으로 4년간 최대 20조원을 지원해 주는 것을 골자로 한 통합 지원책을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당초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을 위한 전제 조건으로 기대를 모았던 재정·권한 분권이 아닌 일시적 인센티브(지원)에 머물러 우려를 낳는다. 재정·권한을 지방에 이양해 통합 이후에도 스스로 성장하도록 만드는 법적·제도적 시스템이 마땅치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18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지난 16일 '행정통합 인센티브'를 통해 4대 지원책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4년간 최대 20조원 재정 지원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지위 부여 ▲공공기관 2차 이전 시 우대 ▲산업 활성화 등이다. 특히 행정통합교부세와 행정통합지원금을 신설해 안정적으로 재정 지원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의 발표를 살펴보면 재정·권한 분권 등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위한 알맹이는 빠져 있다는 평가다. 우선 재정 지원의 경우 연 최대 5조원, 4년간 최대 20조원을 제시했는데 통합을 유인한 강력한 현금성 인센티브인 건 분명하다. 그러나 이는 말 그대로 상한선일 뿐 구체적 배분 기준에 따라 큰 폭으로 줄어들 수 있다. 4년간 한시적 지원이 끝난 뒤에 자생력은커녕 비대해진 행정과 재정 절벽이 기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재정자립도가 낮은 광주·전남의 경우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지역에서는 지방교부세율 대폭 상향을 비롯해 여러 국세의 지방세 이양을 요구했지만 이번 발표에 담기진 않았다. 정부는 통합 지방정부 재정지원TF를 구성해 세부방안을 확정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단기적 지원에 그칠 것이란 우려도 가시지 않는다.
통합정부의 권한도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지위를 부여한다면서도 권한(규제·재정·계획권)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조직이나 직급, 인사자율성 등 조직 운영에 대한 권한 상향 정도를 약속했다. 행정통합을 추진 중인 광역지자체는 산업과 투자, 토지이용 등 규제·계획 권한을 요구하고 있다.

이 외에도 정부가 밝힌 공공기관 이전이나 산업 활성화도 원론적 수준에서 언급하는 데 그쳤다. 지역에서 '부산 해양수산부 이전'에 버금가는 공공기관 이전이나 '반도체 특구' 등 국가전략산업을 요구한 것에 미치지 못한다. 정부가 제시한 고용보조나 훈련지원, 세제 지원, 임대료 감면 등은 기업 유인책에 불과하다. 현재 기회발전특구나 각종 국가산업단지 인센티브로도 충족할 수 있다.
통합 효과를 보장할 특별법 또한 정부부처의 저항을 뚫고 국회 통과까지 지켜낼지도 미지수다. '분권형 모델'을 완성하고 자생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금보다 더 과감한 권한을 양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우선, 광주시와 전남도는 재정과 권한 확대를 2월 국회 통과를 목표로 한 '특별법'에 담는다는 계획이지만 녹록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 부처가 권한을 내려놓지 않을 것이란 분석에서다. 무등일보가 최근 서울 여의도 국회박물관에서 주최·주관한 '2026년 국가균형발전 영·호남 공동선포 및 신년교류회'에서 이 같은 우려가 제기됐다. 이철우 경북지사가 대표적이다. 그는 지난 2024년 대구·경북 행정통합 추진 실패 경험을 사례로 들었다. 이 지사는 "중앙정부에서 도대체 (권한을) 내놓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광주·전남이 이번에 특례를 다 받아오는 걸 보면 우리도 바로 통합하면 된다"고 말했다. 재정·권한 분권 특례를 받아내기 쉽지 않으리라고 내다본 것이다.
행정통합을 선제적으로 추진한 대전·충남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감지된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면적 세제 개편 법제화 없이 4년간 한시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중장기적인 통합시 운영에 어려움을 겪게 할 것"이라며 "우리가 요구한 예타 면제나 농지 전용, 국가산단 지정 등에 관한 사항은 하나도 언급되지 않았다. 그저 중앙의 권한을 내려놓지 않으려는 행정부처의 의견을 모은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발끈했다. 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이라는 중대한 국가 과제를 추진하면서, 논의의 출발 단계부터 모든 재원 조달 방식을 확정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지의 고백이거나 의도적인 발목 잡기일 뿐"이라며 "이번 발표는 통합 이후 지방정부가 출범 단계부터 흔들리지 않도록 국가가 전면에 나서겠다는 명확한 정치적·재정적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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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인터뷰] 민형배, 통합 인센티브 활용 구상 첫 공개···"320조 투자 효과 내겠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전남광주통합시장 선거 출마를 앞두고 무등일보와 사랑방미디어 공동으로 진행한 파워인터뷰가 열린 북구 중흥동 SRB미디어그룹 내 스튜디오에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국회의원(광주 광산구을)이 광주·전남 행정통합에 따른 4년간 최대 20조원 규모의 정부 재정 지원금 활용 방안을 최초 공개했다. ‘8대 1대 1’ 원칙에 따라 16조원을 ‘초첨단 산업’ 기업 유치를 위한 투자에 쓰되, 이에 따른 인력 양성에 2조원, 필수 사회 안전망 확대에 2조원을 각각 쓰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재생에너지와 인공지능(AI) 인프라가 갖춰진 광주·전남에 200조원대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 내 지역 청년들이 떠나지 않는 도시를 만들고, ‘통합’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민 의원은 10일 6·3지방선거를 석달여 앞두고 무등일보와 사랑방미디어 공동으로 진행한 ‘파워 인터뷰’에서 “20조원을 보조금이나 지원금으로 주고 끝내는 게 아니라, 광주·전남 통합 이후에도 성장할 수 있는 종잣돈(시드머니)이 되도록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조를 종잣돈 삼아 320조 투자효과를 보는 식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그러면서 8대 1 대 1(8:1:1) 원칙을 설명했다. 16조원은 초첨단 산업 기업 유치, 2조원은 첨단 산업 인력 양성, 2조원은 사회 필수 안전망에 투자하겠다는 구상이다.우선, 초첨단 산업 기업 유치와 관련한 펀드 조성 계획을 밝혔다. 각 사업 별로 조성한 1조원대의 펀드를 매칭해 기업이 20조 투자를 유치하게 될 경우 모두 320조원 규모의 효과가 발생할 것이란 게 그의 전략이다. 인력 양성 방안으로는 고등학교와 대학을 결합한 미국의 ‘미드 칼리지(Mid-College)’ 개념을 제시했다. 지역 산업에 맞는 인재를 현장에서 맞춤형으로 육성하겠다는 거다.민 의원은 단순히 기업에 혜택을 주고 끝내는 방식이 아닌 통합특별시가 직접 투자자로 참여해 수익을 확대 재생산하는 ‘투자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했다. 투자자로 참여해야 기업 활동을 통해 얻은 수익을 가지고 성장에 재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광주도시철도 건설이나 광주군공항 이전 등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인프라 사업은 국비 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20조원의 인센티브를 온전히 광주·전남 발전을 위한 종잣돈으로 지킬 수 있다는 거다.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전남광주통합시장 경선을 앞두고 무등일보와 사랑방미디어 공동으로 진행한 파워인터뷰가 열린 북구 중흥동 SRB미디어그룹 내 스튜디오에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특히 AI(인공지능) 시대의 핵심 원료인 신재생에너지의 충분한 생산을 위해 ‘전남광주전력공사’를 설립해 산업용 전기를 1kWh당 ‘100원’으로 낮추겠다고 약속했다. 전국 각 지역이 최첨단 산업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무한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과 관련, 민 의원은 통합특별시의 경쟁력은 저렴하고 풍부한 ‘산업용 전기’에 있다고 내다봤다.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호남의 이점을 살려 저렴한 양질의 전기를 공급함으로써 AI, 모빌리티, 반도체 등 최첨단 기업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서는 산업용 전기를 1kWh당 100원대로 공급해야 하고, 이를 위해 전력투자공사를 설립하겠다는 거다. 그는 “이른바 AI 시대에는 전기가 모든 경제의 시작이다. 전기가 확보되지 않으면 최첨단 기업이 오지 못한다”며 “(그런 점에서) 이재명 대통령도 재생에너지가 60∼70년 동안 호남이 당해온 차별과 소외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을 기회라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전남광주통합특별시’(약칭 광주특별시) 출범 과정에서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주청사 소재지를 두고는 특별법대로 ‘분산’, ‘분권’ 청사 개념을 쓸 생각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행정부시장 역할을 할 한 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3명의 부시장을 ‘지역 책임제’로 운영하겠다는 복안을 내놨다. 동부권은 산업경제부시장, 서부권은 AI·에너지부시장, 광주권은 문화부시장을 둠으로써 관련된 시정을 해당 청사에서 운영하는 거다. 그는 “부시장이 각 지역 특화 산업을 현장에서 책임지고 시장은 각 청사를 순회 근무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며 “이렇게 6개월 정도 운영해 본 뒤 가장 효율적인 곳을 주청사로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설명했다. 주청사는 시민공론화위원회를 통해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하겠다고 했다. 통합특별시의회 청사 소재지는 “성격상 한 곳에 통합청사를 둘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면서도 “시장이 아닌 의회 몫으로 남겨둬야 한다”고 말했다.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전남광주통합시장 경선을 앞두고 무등일보와 사랑방미디어 공동으로 진행한 파워인터뷰가 열린 북구 중흥동 SRB미디어그룹 내 스튜디오에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민 의원이 행정통합 과정에서 ‘주민 투표’ 등 절차적 정당성을 제기한 것에 대해서는 “당시에는 (그 생각이) 바람직한 것은 맞지만, 상황의 긴박성 때문에 이 시점에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주민들에게도 양해를 구했다”며 “형식을 갖추는 데는 정치인들이 앞장섰지만 진짜 통합은 7월 1일 이후부터인 만큼 내용을 채울 때는 시민들의 의견과 지혜를 얻겠다”고 했다. 문화체육관광부 등 지역에 맞는 정부 부처를 통합특별시로 이전해야 한다는 제안도 했다. 그는 “세계 어느 나라든 국가기관이 한 곳에 만 모여있는 경우는 드물고, 최근 해양수산부가 부산으로 이전한 것만 보더라도 다른 지역에도 충분히 이전할 수 있다”며 “부처가 어디에 있느냐보다, 어디에 있을 때 국가균형발전에 기여할 수 있느냐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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