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교부세 상향·핵심 공공기관 이전
정부 권한 이양 등 대통령 약속 관건
"산업 전환·생태계 이룰 기관 신설도"

9일 청와대에서 광주시장·전남지사와 지역 국회의원 등이 이재명 대통령을 만나 시·도 행정통합을 논의하는 가운데 지방교부세 비율 상향과 2차 공공기관 이전, 정부부처 권한 이양 등이 통합의 실질적 성패를 가를 핵심 조건으로 꼽히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5극 3특' 등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퍼스트 펭귄'을 자처한 광주·전남에 정부 차원의 전폭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단순 행정 개편을 넘어 수도권·동남권 등에 대응하는 광역권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광주·전남 행정통합 성공이 필수적이란 이유에서다.
8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시와 전남도는 9일 대통령 간담회에서 행정통합에 따른 인센티브로 크게 세가지 측면에서 건의할 방침이다. 가장 중요한 건 '재정 주권'을 위해 더 많은 국세를 이양하는 것이다. 시·도는 취약한 산업 기반과 인구 감소로 인해 재정자립도가 전국에서 가장 낮다. 광주와 전남 각각 35.52%, 27.1%에 불과하다. 통합을 하면 행정 수요 증가는 물론 교통망 확충, 자체 산업 구축, 복지·지역균형발전 개선 등에 큰 비용이 따른다. 이를 뒷받침할 재정과 성장 기반이 확보되지 않으면 통합은 출발 단계부터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시·도가 재정 주권을 위해 가장 크게 요구하는 건 지방교부세율 향상이다. 지방교부세는 국가가 지자체의 재정 부족분을 채워주기 위해 내국세 일정 비율을 무조건적으로 지자체에 교부하는 돈이다. 지자체가 지정된 목적 없이 자유롭게 쓸 수 있어 핵심 재원으로 꼽힌다. 현재 지방교부세율은 19.2%다. 지방교부세 중 97%가 지자체가 자율성을 갖는 보통교부세다. 지난해 기준, 지방교부세는 61조7천억원가량이다. 광주시는 1조1천억원, 전남도는 본청 기준 1조3천억원을 각각 받았다. 시·도는 지방교부세율을 특별법을 통해 '10년 또는 20년+알파' 등 일정 기간 동안 대폭 상향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이 외에도 지방법인세와 지방소비세 비율을 높이는 것과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 내 별도 계정 설치 등도 요구할 계획이다.

재정 주권만큼이나 국가 공공기관 이전도 핵심 인센티브다. 통합 광역단체가 안정적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행정 통합을 넘어 산업 전환과 인구 유입을 동시에 견인할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 공공기관 이전은 고용 창출과 지역 산업 연계 효과를 즉각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수단으로 평가된다. 특히 시·도는 단순히 공공기관 몇 곳을 이전하는 게 아닌 인공지능(AI)과 에너지, 창업·투자 등 지역 산업 구조 전환을 이끌 수 있는 핵심 국가 공공기관 이전이 담보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2차 이전 대상 공공기관에서 한국전력 정도의 파급력 있는 공공기관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다. 정부부처도 목록에 올릴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이 대통령이 "추가 이전은 없다"고 한 만큼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는 평가다. AI나 국방 등 산업 생태계를 만들 국책 연구기관을 유치할 가능성도 있다.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광주 북구갑)은 "AI연구소처럼 AI 관련 국책 연구기관을 새롭게 설립하거나 전국에 흩어진 AI 연구·응용 기능 기관을 광주로 집중 재배치하는 방식도 현실적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2 국방연구소를 설립해 국방 연구 기능을 광주에 배치, 국방·AI융합 생태계를 만들게 해 달라는 요구도 가능성 있다"고 덧붙였다.
또 정부가 쥐고 있는 집행 권한 가운데 지자체 업무와 중복되거나 지역 밀착성이 높은 기능을 통합 광역단체로 이양해 줄 것도 요구할 계획이다. 새로운 권한을 달라는 요구가 아닌, 현장에서 지방이 사실상 수행하고 있는 일을 제도적으로 정리해 달라는 성격에 가깝다. 이병철 광주시 기획조정실장은 "현재 중앙정부 통제 아래서 시책을 수행하는 게 많은데, 지자체 업무와 중복되는 경우가 많다"며 "예컨대 중소벤처기업청에서 하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관련된 업무와 같은 경우는 통합 광역단체에 주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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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숙원’ 전남 의과대학 신설 ‘청신호’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1.20. bjko@newsis.com전남도민의 30년 숙원인 ‘전남 국립의대 신설’이 가시화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전남지역에 국립 의과대학 신설 방안을 논의하면서다.22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20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제4차 회의에서 전남 통합대학교 국립의대 정원 100명 배정안이 심의됐다. 개교시점은 2030년으로 논의된 것으로 전해진다.위원회는 공청회를 거쳐 다음주 중 제5차 회의를 거친 뒤 최종 결과를 도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내달 초 최종안 발표와 함께 이를 교육부에 통보할 계획이다.전남은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없는 대표적인 의료 취약 지역으로 꼽힌다. 응급·중증 환자가 타지역으로 이송되는 사례가 잦고, 의료 인력 확보에 구조적인 어려움을 겪어 왔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그동안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 전남도는 국립 의대 설립과 지역 의료 인력 양성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으며, 이번 보정심 논의는 그 요구가 제도권에서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한 첫 단계로 평가된다.전남 의과대학 신설 여부는 앞으로 보정심의 최종 결정과 정부의 후속 절차에 달려 있다. 다만 이번 논의는 30년 이상 지속된 지역의 숙원이 현실화되는 중대한 분기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전남도는 오는 2027년 개교를 목표로 의대 설립을 추진해왔지만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판단, 2028년 개교로 수정했다.다만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간 협의 일정과 제도적 절차를 감안할 때, 2030년 전후 개교가 유력한 시점으로 거론되고 있다.의과대학 신설은 단순한 정원 배정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보건복지부의 의대 정원 최종 확정,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인증 등 절차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이와 관련 전남도는 국립 의대 정원 100명 배정 논의에 대해 환영하면서도 개교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겠다는 입장이다. 당초 요구했던 200명보다는 줄었지만, 국립 의대 평균 규모를 감안하면 의미 있는 출발점이라는 평가다.전남도 관계자는 “정원 100명이라도 지역 의료 인력 양성의 물꼬를 트는 데 충분한 규모”라며 “정부와 협의를 통해 개교 시점을 최대한 앞당기겠다”고 밝혔다.전남도는 2030년보다 앞선 2028년 개교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부에 공식 요청할 방침이다.개교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정책적 결단이 필요하다. 우선 교육부와 복지부 간 협의 절차를 진행해 행정 소요 시간을 줄여야 한다. 기존에는 정원 배정 이후 교육과정 심사가 순차적으로 이뤄졌지만, 절차를 동시에 추진할 경우 일정 단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전남의대가 신설될 국립목포대와 국립순천대의 통합 또한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개교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고 전남도는 보고 있다.김영록 전남지사는 의대 신설 논의와 관련해 환영과 기대감을 나타냈다.김 지사는 SNS를 통해 “30년 동안 숙원으로 여겨온 전남 의과대학 설립이 이제 눈앞에 다가왔다”며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골든타임을 확보할 중요한 기회”라고 강조했다.이어 개교 시점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제시한 2030년 개교 시점은 전남의 현실을 고려하면 너무 늦다”며 “더 이상 기다릴 여유가 없는 전남의 의료 현장을 감안해 전남 통합대학교 국립의대 개교 시점을 2028년으로 앞당겨 달라”고 요청했다.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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