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 발행·행정력 낭비 비판에도 자체사업 고수
재정 절벽 속 시·구 갈등 격화…선심성 논란 확산
서구, 자체 발행 대신 ‘온누리’ 최대한 활용 눈길

국회가 728조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본격 착수한 가운데, 이재명 정부의 대표 사업인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을 둘러싸고 광주에서 예산 중복과 행정력 낭비 논란이 커지고 있다. 광주시와 4개 자치구가 900억 여원에 가까운 예산을 들여 지역화폐를 발행하면서다. 재정 자립도가 낮은 광주에서 상대적으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면서 내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포퓰리즘 정책이란 지적도 나온다.
16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시와 서구를 제외한 4개 자치구가 지역화폐를 자체적으로 발행하고 있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가 발행하는 상품권인 지역화폐는 해당 지자체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정부가 국비로 지원하지만 지자체는 의무적으로 5%를 부담해야 한다. 지원률은 각각 수도권 10%, 비수도권 13%, 인구감소지역 15%다.
광주시는 2019년부터 광주상생카드를 발행했다. 윤석열 정부에서도 지역화폐 국비 지원이 대폭 줄었음에도 자체 예산으로 상생카드를 발행해왔다. 골목상권을 살린다는 취지에서다. 올해는 모두 620억원의 시비를 투입했다. 그 간 자치구에서는 상생카드 활용을 독려했다. 광주 전역에서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자치구에서 감당하기에는 재정 부담이 큰 탓도 있었다.
최근 상황이 바뀌었다. 광주 자치구들이 자체 지역화폐를 잇따라 발행하면서다. 올해 이재명 정부에서 지역화폐 예산을 늘리자 자치구들이 덩달아 자체 발행에 나선 것이다. 발행 규모는 동구(동구랑페이) 50억원, 남구(남구동행카드) 30억원, 북구(부끄머니) 100억원, 광산구(광산사랑상품권) 100억원 규모다. 서구는 발행하지 않았다.
문제는 광주시와 자치구가 극심한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광주시는 경기 위축으로 세수가 급감한 데다 도시철도 2호선·호남고속도로 확장 등 기반시설 확충에 쓸 돈도 부족해 지방채 발행을 늘리고 있다. 올해까지 누적된 광주시 지방채 규모는 2조700억 여원 규모로, 채무 비율은 23%에 이른다.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광주 각 자치구의 평균 재정자립도 또한 지난해 기준 14.4%로, 전국 6대 광역시 중 최저 수준이다. 이 때문에 광주시와 5개 자치구는 지난 9월 민생회복소비쿠폰 지방비 부담 비율이나 복지 사업 예산 분담률을 놓고 갈등을 빚었다. 당시 광주시가 재정난을 이유로 그 간 내주던 자치구 분담비를 구에서 부담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이에 대해 구청장협의회는 이를 거부했다. 열악한 재정 상황을 이유로 들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자치구가 정작 지역화폐를 발행하자, 광주시는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행정력 낭비도 지적된다. 각 구청이 별도 카드 제작·결제망·홍보체계를 구축하고 가맹점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행정비용이 발생한다. 북구는 지역화폐 이름을 공모하면서 수백만원의 상금을 걸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치단체장들이 재정건전성보다는 선심성 정책에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광주 소비자 권익단체인 광주시민회의 배훈천 대표는 "이미 지역화폐로 상생카드를 만들어 놨는데 각 자치구 지역화폐 카드를 별도로 만들게 되면 시민들이 얼마나 불편하겠느냐"면서도 "선거를 앞두고 각 지자체장들이 인심을 얻으려고 그렇게 하는 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광주시와 자치구 간 사전 조율을 주문하는 전문가의 조언도 있다.
백경호 전남대학교 경제금융연구소 전임연구원은 "가처분 소득을 늘려주면서 기본적으로 지역에서 돈을 돌게끔 한다는 취지라면 구 단위로 지역화폐를 발행하는 게 가장 좋지만, 중복적인 비용을 감내하고도 계속 할 것인지는 따져봐야 한다"며 "광주시와 자치구가 함께 할 수 있는 방향성을 찾는 게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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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1조2천억원' 인공태양 안았다···나주 최종 확정
나주 인공태양 핵융합 연구시설 예상 조감도. 전남도
전남도의 인공태양(핵융합) 연구시설 유치가 확정됐다.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모 사업 후보지로 나주시를 선정한 후 전북특별자치도가 이의신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다.10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연구재단은 이날 핵융합시설 핵심기술개발 및 첨단 인프라 구축사업 부지 공모 평가 이의신청에 대해 전북도에 '불인정' 취지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이에 따라 지난달 24일 입지 선정 결과 발표에서 최고점을 받은 나주시 왕곡면 일대가 최종 연구시설 입지로 낙점됐다.앞서 과기부는 '핵융합 핵심기술 개발·첨단 인프라 구축사업' 공모에 참여한 나주시, 전북 군산시, 경북 경주시를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 나주를 1위로 선정했었다.과기부는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3개 지역에 대한 현장실사 평가를 했다. 21일에는 대전 한국연구재단에서 발표 평가도 했다. 전남도에서는 김영록 지사가 발표자로 나서 유치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프레젠테이션(PT)을 했다. 전남도와 나주시는 연구시설의 장기적 운영에 필수적인 지질 안전성과 인적·물적 인프라를 내세웠다.당시 평가는 기본 요건(40점), 입지 조건(50점), 정책 부합성(10점)을 기준으로 진행됐으며 나주시는 전체 항목에서 '매우 우수'라는 최고 점수를 받았다.연구시설 부지로 선정된 나주시 왕곡면 에너지국가산단 일원은 100만㎡ 이상 평탄지로 공모 조건(50만㎡)의 두 배에 달한다. 특히 부지 전체가 견고한 화강암 지반으로 구성돼 있고 최근 50년간 지진 등 자연재해 기록이 거의 없는 점이 큰 강점으로 평가됐다.사업비 1조2천억원 규모의 이 사업은 민·관 협력을 통한 핵융합 상용화 핵심기술 개발과 첨단 연구·산업 인프라 조성을 목표로 한다. 2027년 착공해 2036년 완공 예정이다.인공태양은 수소 1g으로 석유 8t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미래 에너지원이다. 바닷물 등에 있는 수소와 리튬을 사용, 고갈 위기의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꿈의 청정에너지'로 불린다.이와 관련 나주시 관계자는 "아직까지 과기부나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확정 통보를 받은 사실은 없다"면서도 "전북도에 이의신청 불인정 됐다는 소식만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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