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AI컴퓨팅센터 전남 유력에 급선회 분위기
市, ‘공공 컴퓨팅 자원’ 포함 조건 시 수용할 듯
APEC 끝난 대통령실, 강 시장과 협의 여부 관심

광주에 SK그룹과 오픈AI가 손잡은 AI데이터센터가 들어올 가능성이 제기돼 주목된다. 당초 광주 입지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진 SK그룹이 국가AI컴퓨팅센터 유치가 불발된 걸 계기로 재차 '광주행'을 저울질하는 정황이 포착되면서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마친 만큼 대통령실도 조만간 국가AI컴퓨팅센터 광주 불발에 따른 후속 조치를 내놓을 거란 전망이 나오면서 AI데이터센터 유치를 둘러싼 새로운 국면이 열리는 모습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자칫 광주와 전남 간 갈등이 부각될 수 있는 만큼 혼선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4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데이터센터 업계에서는 SK그룹-오픈AI 데이터센터(이하 SK AIDC)가 광주로 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정부와 SK그룹이 광주를 SK AIDC 후보지로 염두에 두는 듯한 물밑 행보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SK그룹은 지난달 초 오픈AI와 한국 서남권(해남 솔라시도)에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그러나 삼성SDS 컨소시엄이 국가AI컴퓨팅센터 사업자로 단독 입찰하면서 전남 해남 솔라시도를 부지로 낙점하자 분위기 변화가 감지된다. SK그룹이 물밑에서 광주로 입지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당초 오픈AI와 협약할 당시에도 SK그룹은 솔라시도보다는 광주를 더 선호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광주는 SK AIDC 보다 국가AI컴퓨팅센터가 실익이 크다고 판단해 최종적으로 거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는 공공 컴퓨팅 자원이 포함될 경우에만 부지 제공을 포함한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단순한 민간형 AIDC는 전력과 용수만 대규모로 소모하는 데 비해 지역에 파급되는 이익이 적다는 이유다. 실제 민간형 AIDC는 대도시에서는 비선호 시설로 분류한다.
정부 차원에서의 움직임도 엿보인다. 민간 기업인 SK그룹이 광주행을 희망한다면 정부가 개입할 여지가 적다. 그러다보니 정부 또한 국가AI컴퓨팅센터 유치 실패로 민심이 악화한 광주에 SK AIDC를 제시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다만, 광주시는 공공 컴퓨팅 자원이 포함되지 않을 경우 받지 않겠다는 입장인 만큼 정부는 SK AIDC에 공공성을 담을 방법 또한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럴 경우 광주시로서도 국가AI컴퓨팅센터 유치 실패 이후 받아들일 수 있는 현실적 대안으로 분석된다. 당초 광주시 목표는 기업과 대학, 연구소 등에 지원할 공공 컴퓨팅 자원(GPU) 확보가 목표였기 때문이다. '공공AI 인프라 확충' 목표를 달성함과 동시에 글로벌 민간기업과의 협업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APEC 일정을 마친 대통령실은 조만간 광주시와 면담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7일 김용범 정책실장이 강기정 광주시장과 면담을 한 데 이어 하정우 AI수석과 강 시장의 면담이 곧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 수석은 지난 27일 당시 전남대를 찾은 자리에서 "조만간 광주에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정부와 SK그룹 측의 AIDC 입지 타진에 대해) 말해줄 수 있는 게 없다"면서도 "공공 컴퓨팅 자원이 없으면 광주시로서는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건 일관적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런 가운데 전남도 입장에서는 솔라시도에 'AI 집적지'로 위상을 강화하려는 전략에 차질을 빚을 수 있어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이날 "현재는 정부 차원이 아니라 기업이 주도하는 상황이므로 정치적 해석이나 자극적인 보도는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기업이 선택하게 하고 기업이 오게 할 수 있는 조건들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역 일각에서는 광주와 전남 간 갈등으로 비화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광주와 전남, 정부가 AIDC를 둔 혼선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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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U 대량 생산 '목전'···"광주NPU컴퓨팅센터로 수요 창출해야"
강기정 광주시장이 지난 5일 오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서울미래컨퍼런스'에 참석해 '대한민국 AI 3강 AI 실증도시 광주'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광주시가 '국가NPU컴퓨팅센터'(가칭) 설립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 NPU 생산이 내년이면 국내에서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광주시와 협약을 맺은 주요 팹리스 기업과 시너지가 크다는 점에서 정부의 협력을 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13일 광주시에 따르면, 국가AI컴퓨팅센터 불발에 따른 대안으로 국가NPU컴퓨팅센터 설립을 정부에 제안했다. 이에 맞춰 타당성 조사 등에 필요한 예산 20억원을 내년 본예산에 반영해달라고 했다.국가AI컴퓨팅센터는 고성능에 범용성을 가진 GPU(Graphic Processing Unit)로 구성된다. GPU는 대규모 연산을 병렬로 처리하는 능력이 뛰어나 AI 학습에 매우 유용하다. 특히 대용량 데이터를 반복 계산해야 하는 AI 학습에서 대체불가능한 장비로 평가받는다. 즉, AI 모델을 연구·개발하는 데 최적화돼 있는 셈이다.이에 반해 NPU는 신경만처리장치(Neural Processing Unit)의 약자로, AI 연산(신경망 계산)에 특화 설계된 칩이다. 즉, 이미 학습된 AI 모델을 실시간으로 실행하고 활용(추론)하는 데 특화됐다. GPU에 비해 비용·전력 효율이 뛰어나고 속도가 빠른 덕분에 산업적 응용과 서비스 제공에 유리하다.광주시는 NPU컴퓨팅센터 설립을 통해 국가경쟁력 확보와 동시에 광주지역을 중심으로 한 AI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NPU를 중심으로 한 차세대 AI 인프라 구축을 전략 과제로 삼았다. 엔비디아의 GPU를 확보하는 한편 국내 NPU 시장도 함께 육성하는 '투트랙' 방침이다.이에 맞춰 광주시는 이를 지역 산업으로 끌어오겠다는 전략이다. 광주는 AI집적단지 2단계 사업으로 6천억원 규모의 AX 실증밸리 사업을 올해부터 진행한다. 이 사업은 국산 NPU 기반 AX 촉진을 위한 상용화를 지원한다. NPU컴퓨팅센터가 중심 인프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특히 광주는 이미 퓨리오사AI, 리벨리온, 에이직랜드, 에임퓨처 등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다수와 협약을 맺었다. 특히 국내 대표 팹리스 업체인 퓨리오사AI와 리벨리온은 지역 사무소를 두고 NPU를 개발하고 있다.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광주 AI 총괄 정책자문관으로 활동하고 있다.이들 기업은 내년부터 NPU 칩을 상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공공기관과 주요 대기업에 NPU 칩을 납품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가 국내 NPU 시장을 육성하려면 공공 차원에서 대규모의 수요를 뒷받침해줘야 한다. 이를 국가NPU컴퓨팅센터를 통해 이뤄낼 수 있다.백준호 퓨리오사 대표는 "광주에 AI 데이터센터와 NPU 센터가 결합되면 AI 기술을 접목하는 기업과 연구 인력이 모여들 것"이라며 "광주는 정주 여건도 좋아 지금이 인공지능 시장을 선점할 적기"라고 말했다.광주시는 NPU컴퓨팅센터에 NPU와 GPU를 각각 7대 3 비율로 약 1만장 규모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앞서 지난 5일 강기정 광주시장은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5 서울미래컨퍼런스'에 참석해, '국가 NPU 전용 컴퓨팅센터' 설립을 정부에 공식 제안했다.강 시장은 "광주시는 그동안 국가AI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국산 AI반도체 산업생태계를 조성해 왔다"며 "국가 NPU(AI반도체) 전용 컴퓨팅센터 설립으로 국산 AI반도체 시장에서 광주가 리더보드 역할을 맡겠다"고 밝혔다.한편,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글로벌 NPU 시장 규모는 2022년 약 326억달러에서 2030년 약 1천170억 달러로 8년 새 258.9% 확대될 것으로 추정된다.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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