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D-236 광주·전남 지방선거 누가 뛰나

입력 2025.10.09. 19:19 이정민 기자
[광주시장] 강기정 재선 가시화…민형배·문인·이병훈 가세, 야권도 채비
[전남지사] 김영록 3선 성패 주목…신정훈·주철현·이개호·서삼석 도전장

2026년은 지방선거의 해다. 1995년 민선 지방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시작된 이래 아홉 번째다. 지방주권 측면에서 내년 선거는 총선보다 중요하다. 우리 삶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인물을 뽑는 선거란 의미에서다. 단체장들은 우리가 내는 세금을 집행하고, 공무원 인사권과 예산 편성권, 인허가권 등을 가지고 있다. 특히 광주시장과 전남지사 등 광역단체장 선거는 차세대 리더를 뽑는 동시에, 선거 결과에 따라 차차기 대권의 향배를 점쳐 볼 수도 있다. 내년 6·3 지방선거가 광주·전남 정치 지형을 뒤흔들 격전지가 될 거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편집자주

광주시장 후보군은 자천타천 인사를 포함해 10여 명이 거론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강기정 시장을 필두로 민형배 의원, 문인 북구청장, 이병훈 민주당 호남발전특별위원회 수석부위원장, 이형석 전 의원, 정준호 의원(가나다 순) 등이 유력 주자로 꼽히며, 경선만 놓고 보면 다자 구도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들은 민주당 텃밭인 광주에서 '당내 경선이 곧 본선 당선'이라는 인식 속에 일찌감치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강 시장은 17·18·19대 국회의원을 지낸 뒤 민주당 정책위의장·최고위원,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 이재명 대선캠프 호남총괄특보단장 등을 거치며 풍부한 중앙 정치 경험을 쌓았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이용섭 당시 현직 시장을 꺾고 민주당 공천장을 확보한 뒤 본선에서 75%라는 압도적 득표율을 기록했다.

민선 8기 출범 이후에는 끊임없는 현장 활동과 성실한 시정 운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박광태 전 시장 이후 20년 만에 재선에 도전하는 그는 인공지능(AI)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고, 모빌리티 산업·대형 복합쇼핑몰 유치·'광주다움' 통합돌봄(공공 어린이 심야병원, 10시 출근제 등) 전국화를 성과로 내세우고 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과의 타운홀 미팅, 소비쿠폰 색상 논란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현장에 답이 있다"는 기조를 유지하며 민생 행보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민형배 의원도 출마에 시동을 걸었다. 민선 5·6기 광산구청장과 노무현·문재인 정부 청와대 비서관을 지내며 지방·중앙 행정 경험을 고루 축적했고, 2022년에는 검찰개혁의 핵심 법안인 '검수완박' 입법을 주도하며 전국 정치무대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정청래 대표 체제에서는 검찰정상화특위 위원장을 맡아 개혁 이미지를 확고히 했고, 최근에는 군공항 이전·도심 침수 등 지역 현안 토론회를 직접 주도하며 활동 반경을 넓혀왔다. 국회 본회의와 상임위 100% 출석률을 기록하며 '의정활동 모범'으로 평가받았으며, 지난 총선에서는 거물 정치인 이낙연 후보를 꺾고 전국적 주목을 받았다. 언론인 출신이자 광주 유일 재선 의원인 그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선두권을 유지하며 강 시장의 강력한 경쟁 상대로 부상하고 있다.

문인 북구청장은 재선 구청장으로서 '행정 달인' 이미지를 내세워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기술고시 출신으로 광주시 지하철건설본부장, 건설국장, 자치행정국장, 기획관리실장, 행정부시장을 거치며 시정 핵심 부서를 두루 경험했다.

북구청장 취임 당시 5천700억 원 수준이던 살림을 7년 만에 1조2천억 원으로 끌어올렸고, 광주 5개 자치구 가운데 유일하게 6년 연속 '예산 1조 시대'를 열었다.

13회 연속 예산 신속집행 최우수기관 선정, 광주 최초 자치구 지역상품권 '부끄머니', '북구형 주치의제' 도입 등 성과를 남겼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며 SNS를 적극 활용해 젊은 지지층 확장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병훈 민주당 호남발전특위 수석부위원장은 정청래 대표의 '호남 대변인'으로 활동하며 출마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광양군수, 전남도 기획관리실장, 아시아문화도시추진단장,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 민주당 광주시당위원장 등을 역임한 정통 관료 출신이다.

광주형 일자리(GGM),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립, 아특법 개정안 통과 등 굵직한 성과를 내왔으며, 최근에는 '지방이 강해야 대한민국이 산다' 토크콘서트를 열며 정청래 대표 체제의 호남 메신저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이형석 전 의원은 광주시의회 의장, 대통령실 비서관, 민주당 최고위원, 광주 경제부시장 등을 거치며 정치적 입지를 다져왔다. 다양한 경험과 인지도를 바탕으로 당내 구도를 관망하며 출마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정준호 의원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하며 현 정부 국정철학 이해도를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 내 세대교체론을 업고 돌풍을 노리고 있다. 서민 출신 입지전적 인물로 알려진 그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변호사로 활동하며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이어오며 주민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 밖에도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나 현직 장관급 인사의 민주당 경선 합류 가능성도 거론된다.

제1 야당인 국민의힘에서는 안태욱 광주시당위원장이 출마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민주당의 압도적 지지세를 감안하면 쉽지 않은 도전이라는 평가가 따르지만, 그는 조직 재정비와 인물 교체론을 앞세워 보수 진영의 존재감을 끌어올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조국혁신당은 중앙무대에서 검증된 인사와 지역밀착 신인을 아울러 내세우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서왕진 원내대표가 유력 주자로 거론된다.

영광 출신인 그는 서울대 신문학과를 졸업하고 노동·시민운동을 거쳐 박원순 서울시장 정책특보와 서울연구원장을 지냈다. 기후·환경 분야 전문가로 평가받으며, 조국 비대위원장과 함께 창당에 참여해 정책위 의장·최고위원을 거쳐 현재 원내대표를 맡고 있다.

진보당은 이종욱 민주노총 광주본부장이 가장 먼저 출마를 공식화했다. 광산구와 광주시청에서 잔뼈가 굵은 지방공무원 출신인 그는 광주공무원노조 위원장, 전국공무원노조 광주지역본부장을 지냈다. 공공병원 설립, 평생 임대아파트 도입 등 차별화된 공약을 내걸고 민주당과의 정면 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개혁신당은 조기 공천 방침을 밝히며 최현수 광주시당위원장이 당 위원장직 재신임과 함께 출마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광주 전 지역구에서 지방의회 후보를 배출해 당선시키는 것을 첫 목표로 제시하면서, 야당 후보로서 과감한 결단과 확고한 의지로 지방선거 승리를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정의당은 녹색·돌봄·청년 의제를 중심으로 생활 어젠다를 재정비하는 가운데 강은미 광주시당위원장이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운동가 출신인 그는 서구의원과 광주시의원을 거쳐 21대 총선에서 정의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해 원내대표까지 지냈다. 지난 총선에서는 민주당 후보에 패했지만 여전히 정의당의 대표 주자로 꼽힌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광주시장 선거는 여권 내부 경쟁이 최대 변수이며, 본선에서는 조국혁신당·진보 정당 등과의 다자 구도가 유력하다"며 "인물 경쟁력과 정책 비전, 당내 기반이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남지사 선거는 김영록 현 지사와 민주당 중진들이 맞붙는 '빅매치'가 예상된다.

역대 전남지사 중 보궐을 제외하고 3선을 달성한 사례가 없어 김 지사의 3선 성공 여부가 지역 정가의 최대 관심사다.

김 지사에 도전장을 낼 후보군은 민주당 중진인 이개호·신정훈·주철현·서삼석 의원과 국민의힘 김화진 전남도당위원장까지 여야 주요 인사들로 압축된다.

김 지사는 박준영 전 지사(2004~2014년) 이후 12년 만에 3선에 도전하는 현역 지사다.

그는 2017년과 2022년 선거에서 연이어 당선되며 현직 프리미엄을 쌓아왔다. 완도 출신으로 제21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강진·완도 관선군수와 전남도 행정부지사를 지낸 뒤 국회에 입성했다. 18·19대 국회의원과 문재인 정부 초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지낸 전국구급 정치인으로, 민생경제 안정과 복지 확대, 에너지 대전환, 첨단산업 혁신, 미래 첨단 농어업 기반 확충, 대규모 SOC 확대 등 굵직한 성과를 강조해왔다.

특히 전남도 예산 13조 원대 돌파, 국고 예산을 6조 원대에서 9조 원대로 끌어올린 점은 대표적 치적으로 꼽힌다.

김 지사는 남은 임기 동안 현안 사업 마무리에 집중하며 지지 기반을 한층 공고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김 지사가 경쟁자들보다 우위를 점하는 가운데 나머지 후보들 간에는 치열한 2강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전남 최다선인 이개호 의원은 전남도 행정부지사와 농식품부 장관을 지낸 4선 의원으로, 풍부한 중앙·지방행정 경험을 내세우고 있다.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과 지난 총선에서 당내 공천제도 TF 단장 등 굵직한 당직을 맡아온 점도 강점이다.

다만 지난해 담양군수 재선거에서 조국혁신당 후보에게 자리를 내준 여파가 남아 있다는 평가도 있다.

이 의원은 "이재명 정부는 수도권 일극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지역균형발전을 국정 목표로 삼고 있다. 전남이 발전 할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며 "전남지사는 일하는 자리다. 그동안 여수·광양·목포부시장·전남도청 국과장·행정부지사를 거쳤으며 농식품장관, 그리고 이재명 대통령과 일해 본 경험이 있다. 전남을 발전시킬 능력을 갖고 있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정훈 의원도 유력 주자로 거론된다. 두 차례 나주시장을 지낸 뒤 19·21·22대 국회의원을 역임하며 현재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을 맡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 민주당 전남지사 경선에서 김 지사와 맞붙었던 그는 "이재명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전남에서 실현하는 것이 저의 사명"이라며 "수도권과 지방이 함께 잘 사는 나라, 국토 균형 발전이 이뤄지는 나라, 지방에도 희망이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제 역할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 주철현 의원은 검사장 출신으로 여수시장, 국회의원, 민주당 원내부대표와 최고위원을 지냈다.

원조 친명계 인사임을 앞세워 지지층 결집에 나선 그는 지난달 22일 출마를 공식 선언에서 "강한 전남, 성장하는 전남, 변화의 전남을 만들겠다"며 "도민과 함께 정책을 결정하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겠다. 전남의 미래 100년을 책임 질 기반을 반드시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전남도당위원장이기도 한 주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동부권을 중심으로 세력 규합에 나서고 있다. 허경만 전 지사 이후 동부권 출신 지사가 없었다는 점을 내세워 지지 기반을 넓히는 모습이다.

서삼석 의원은 출마 여부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전남도의원과 무안군수 등을 거치며 지방자치 경험을 쌓은 그는 최근 호남 지역 국회의원 가운데 유일하게 당 지도부에 진입했다.

정청래 대표 체제에서 최고위원에 지명된 데 이어 호남발전특위 위원장까지 맡으며 입지를 넓혔다.

지역구 내 조직력과 강한 리더십이 강점으로 꼽힌다. 출마를 결심한다면 오는 12월2일까지 최고위원직을 내려놔야 해 정치적 선택을 막판까지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제1 야당인 국민의힘에서는 김화진 전남도당위원장이 출마를 예고했다. 4년 연속 도당위원장을 맡은 위원장은 "도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며 민주당 일강 체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조국혁신당은 담양군수 재선거를 통해 처음으로 기초단체장을 배출했으나, 지사급 후보는 아직 내세우지 못하고 있다. 다만 중앙당 차원에서 모든 선거구에 후보를 낸다는 방침 아래 경쟁력 있는 인물을 중심으로 지사 후보를 공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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