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싸도 되나···광주 필수 공공요금 전국 최저

입력 2025.10.07. 20:05 이삼섭 기자
특·광역시 공공요금 7종 살펴보니
하수도·쓰레기봉투 제외 가장 낮아
장기간 억눌러 인프라 노후화 심각
지속성 '경고등'에 요금 현실화 시도
"단체장으로선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도시 지속성 위한 시민 공감대 필요"
강기정 광주시장이 2025년 7월 22일 택시요금 현실화 위한 광주시민 공청회를 진행하는 모습. 광주시

광주시가 7대 특·광역시와 비교해 필수 공공요금이 가장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장기간 억누른 공공요금으로 도시 필수 시설이 노후화되고 있다는 점은 고민 지점으로 지목된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전북 익산시을)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특·광역시 간 지방공공요금 7종(2025년 7월 말 기준)을 살펴보면, 광주시는 쓰레기봉투와 하수도를 제외하곤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구체적으로 ▲도시철도 요금(성인 카드) 1천250원 ▲시내버스(성인 카드) 1천250원 ▲택시(중형) 4천300원 ▲도시가스(주택용 소비자 요금) 1만1천334원 ▲상수도 1만2천600원(가정용 20㎥ ▲하수도 8천600원(가정용 20㎥) ▲쓰레기봉투 740원(일반용 20ℓ)이다.

도시철도와 시내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을 비롯해 도시가스와 상수도까지 광주시는 특·광역시 중 가장 낮았다. 도시철도와 시내버스는 부산이 각각 1천600원, 1천550원으로 광주와 350원, 300원 차이가 났다. 광주와 인구 규모가 비슷한 대전과 비교해서도 각각 300원, 250원이 낮은 수준이다.

도시가스의 경우 특·광역시 대부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는데, 가장 비싼 곳은 대구로 1만2천179원으로 나타났다. 광주와 845원 차이다.

상·하수도 요금은 특·광역시 간 차이가 유독 큰 것으로 조사됐다. 상수도의 경우 울산이 2만50원으로 가장 높고 그 뒤를 부산 1만8천200원, 대구 1만4천500원 순이었다. 반면 광주는 1만2천600원으로 가장 낮았는데, 울산과는 7천450원 차이가 났다. 서울(1만2천680원)과 대전(1만3천60원), 인천(1만2천680원) 또한 비교적 낮았다.

하수도의 경우에도 서울은 8천원인데 반해 울산은 2만50원으로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광주 또한 8천600원으로 매우 저렴한 수준을 유지했다. 쓰레기봉투는 서울이 490원으로 가장 낮았고, 부산이 773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광주의 필수 공공요금이 전반적으로 낮게 유지된 가운데 최근에는 현실화하는 모습도 엿보인다. 그간 무리하게 공공요금을 억누름에 따라 시 재정에 대한 악영향과 더불어 공공 서비스 질과 종사자의 처우 하락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실제 광주시 상하수도 요금이 낮게 유지되는 동안 광주시 상하수도 시설 투자가 더디게 진행된 결과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지반침하(싱크홀 등)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하수도관이 노후화되면서 누수가 지속되면 싱크홀 발생이 원인이 된다. 또 하수관거 정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광주천과 영산강 수질 악화 또한 심각한 도시 문제로 지속되는 모습이다.

광주시는 지난 2017년 이후 7년간 동결한 도시가스 소비자요금을 9월부터 0.34% 인상했다. 택시요금도 오는 29일 물가대책위원회를 거쳐 10월부터 4천800원으로 올린다는 방침이다. 대중교통 혁신회의를 통해 시내버스와 도시철도 요금 인상도 논의 중이다. 현재로서 1천500원으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공공요금 현실화 과정에서 시민들의 수용성을 높이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공공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시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설명해야 한다는 취지다. 도시 유지에 필요한 필수 시설이 열악해지면 자연스럽게 시민 피해로 이어져 추후 막대한 부담을 떠안게 된다.

광주시 관계자는 "공공요금 인상은 단체장 입장에서는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라며 "그럼에도 도시 지속성을 위해서 인상을 시민 공감을 바탕으로 단계적으로 현실화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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