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SNS서 찾기 힘들어…유권자 '접근성' 창구 부족
실현 계획 빠진 슬로건 나열…‘포스터용 공약’에 그칠 우려
현역의원 없는 광주는 홍보조차 없어…구색맞추기 비판도

"정당에서 동네 공약을 내놨다고 하는데 어디서 확인할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광주 북구의 30대 직장인 이지훈(가명) 씨는 최근 민주당이 자치구 공약을 발표했다고 해서 민주당 홈페이지나, 대선 공식 홈페이지인 '지금은 이재명'에 들어갔지만 고개를 갸웃했다. 아무리 찾아봐도 동네 공약이 안 보였기 때문이다. 혹시나 싶어 지역구 국회의원 SNS 계정도 찾아봤지만 대선 후보 지지를 당부하는 게시글과 포스터만 가득했지 정작 지역구 공약은 보이지 않아 답답한 마음이었다.
6·1 대선을 앞두고 각 정당이 경쟁적으로 기초자치단체별 '맞춤형 공약'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유권자에게 잘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마저 줄줄이 쏟아지는 지역 공약은 슬로건 수준에 그치거나 실현 가능성을 가늠하기 어려운 '구호성 약속'이 대부분이다.
비록 갑작스럽게 치러진 대선이라는 점을 고려해도 공약 접근성과 신뢰성 측면에서 더 책임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각 정당 대선캠프에 따르면, 최근 시·군·구별 지역 밀착형 공약을 내놨다.

민주당은 다른 당에 앞선 지난 19일 '우리동네 공약'이라고 명명한 전국 226개 시군구별 공약을 발표했다. 광주 5개 자치구와 전남 22개 시·군도 각 지자체별로 5~7개씩 포함됐다. 이에 질세라 국민의힘도 다음날인 20일 전국 기초지자체별 맞춤형 공약을 공개했다.
그러나 정작 이들 정당의 공약을 찾을 수는 없다. 민주당은 우리동네 공약을 발표하면서 '지금은 이재명'에 공개했다고 했다. 그러나 수일이 지난 이날까지도 막상 홈페이지를 들어가도 찾아볼 수 없었다. 광주시와 전남도와 같이 광역자치단체별 공약은 손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전면에 공개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시·도당 선대위는 지난 19일 이미지(카드뉴스) 형태의 공약자료를 언론과 해당 지역위원회 등에 배포했다. 그러면서 온라인상에서 이미지가 떠돌고 있지만, 유권자가 지역별로 쉽게 찾아 비교할 수 있는 창구는 사실상 부재한 상황이다.
민주당 광주시당 측은 민주당 광주시당 SNS 채널에 올리고, 언론에 메일로 보냈다는 설명이다. 다만, 유권자가 알기 쉽게 공식 홈페이지 등을 통해 지역별 공약을 손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하지 않는 데는 시당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답했다.
국민의힘 또한 마찬가지다. 지역구별 맞춤형 공약을 내놨다고 했지만 공식 대선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공약에 대한 접근성은 민주당보다 더 떨어지는 모습이다.
민주당이 지자체별 공약 수요를 받아 시·도당이 카드 형태의 이미지 파일로 배포한 반면, 국민의힘은 지역 재량에 맡겨 놓은 상태다. 그러다 보니 현역 국회의원이 없는 광주시과 같은 곳은 홍보마저 제대로 안 되면서 유권자의 공약 '알권리'가 차단된 모습이다. 이날 무등일보가 국민의힘 광주시당에 자치구별 공약을 문의하자, 별도의 세부공약을 받을 수 있었다.
소지역 단위 공약의 실현성이나 구체성 없이 슬로건(구호) 성격이 짙다는 지적도 많다.
민주당 '우리동네공약'은 기초·광역단체장 출신인 이재명 후보의 강점을 드러내기 위한 것으로, 일찌감치 지역에서 의견을 수렴했음에도 불구하고 5~7개의 공약 각각에 대해 한 두문장에 대한 설명만 있다. 그마저 기존 지역 현안을 되풀이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심철의 민주당 광주선대위 공보단장은 "각 지역구 공약은 이재명 대선후보가 선출된 뒤 캠프와 소통해서 만든 공약이다"며 시간적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윤석열 정부에서 못한 게 많기 때문에 현실화하자는 측면에서 공약으로 만들었고, 추후 당선되면 정책 과제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광주 지역구(국회의원 선거구)별로 2~3개씩 뽑았다. 하지만 세부공약을 살펴보면 '광주의 선택, 경제발전 가져온다'(서구), '필요한 곳에 더 두텁게, 따뜻한 맞춤형 복지실현'(광산구갑) 등 지역 공약이라고 할 수 없는 것들도 있었다. 당 차원에서 요구한 공약 개수를 급한대로 구색만 맞추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광주시당 측은 "현역 국회의원이 있는 지역구의 경우 공약을 구체화했지만, 그렇지 않은 (광주시와 같은) 곳은 아무래도 준비가 부족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특별취재반=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영상=손민아기자 minah868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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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정 시장 재선 도전에 전·현직 국회의원 출마 채비 강기정 광주시장왼쪽부터 강기장 광주시장, 문인 북구청장, 민형배 국회의원, 이병훈 전 국회의원, 이형석 전 국회의원, 김정현 국민의힘 광주시당위원장, 김주업 진보당 광주시당위원장, 강은미 민주노동당 광주시당위원장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광주시장 선거 후보군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대선 후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에 힘이 쏠리는 반면 국민의힘은 조직 정비와 출마 후보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광주·전남의 사실상 제1야당인 조국혁신당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어떤 후보를 공천하느냐도 관심사다.18일 광주지역 정가에 따르면 내년 6월3일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광주시장 선거는 민주당 소속 강기정 현 시장의 재선 출마에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경선을 준비하고 있다.강 시장의 경쟁자로는 민주당 소속 민형배 국회의원(광산을)과 문인 북구청장이 유력하다. 여기에 이병훈 전 의원과 이형석 전 의원도 정치 구도를 관망하며 출마 채비를 하고 있다.현직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강 시장은 국회의원 3선(16~18대)에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정무수석, 이재명 대통령 후보 호남총괄특보단장 등 이력이 화려하다.2022년 제8회 지방선거 민주당 광주시장 경선에서 현역인 이용섭 시장을 꺾고 공천장을 받은 뒤 광주시청에 입성했다. 민선 8기 동안 인공지능(AI) 산업을 광주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안착시켰으며, 이재명 대통령의 전폭적인 공약까지 받아내 힘을 얻고 있다.민형배 국회의원2018년 광주시장 경선에서 강 시장과 맞붙은 경험이 있는 민형배 의원이 내년 광주시장 선거 출마를 위해 보폭을 넓히고 있다.원조 '친명(친이재명)'에 국회의원 재선인 민 의원은 지난해 4월 총선에서 '5선·전남지사·총리·당 대표·대권 주자' 타이틀을 갖고 있는 이낙연 후보를 이기는 저력을 보였다. 언론인 출신인 민 의원은 노무현·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근무 경험과 민선 5·6기 광산구청장을 역임했다.문인 북구청장재선인 문인 북구청장도 체급을 올려 광주시장 출마가 유력하다. 기술 관료에서 광주시 행정부시장, 기초단체장까지 두루 섭렵한 문 청장은 '행정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광주 자치구 최초 6년 연속 예산 1조원 시대, 대통령상 7회, 국무총리상 10회 등 738회에 걸친 수상 실적이 문 청장의 행정력을 대변한다.문 청장은 지난해 말 탄핵정국에서도 이재명 당 대표와 코드를 맞춰 SNS와 플래카드 등으로 내란세력 척결에 적극적 의사를 표현했다.이병훈 전 국회의원이병훈·이형석 전 국회의원도 정치 흐름을 관망하며 광주시장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이병훈 전 의원은 광양군수, 전남도 기획조정실장,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 등 정통 행정관료 출신이다.이형석 전 국회의원이형석 전 의원은 광주시의회 의장, 대통령실 비서관, 민주당 최고위원, 광주시 경제부시장 등을 역임했다.민주당 경선의 변수는 공천 방식이다. 오는 8월 전당대회 후 새로운 당 대표 체제에서 공천 방식이 결정될 예정이다. 민주당은 21대 대선 투표율과 득표율을 내년 지방선거 공천에 반영키로 했다.특히 권리당원 수가 많은 호남지역 경선은 민의를 왜곡할 수 있어 권리당원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대선 후 지방선거까지 1년이 남아 있어 새정부에 힘을 실어줄지, 아니면 중간평가 민심이 형성될지 여부가 정치 판세를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김정현 광주시당위원장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대선 패배로 국민의 심판을 받은 국민의힘은 불모지 광주를 개척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광주시장 후보를 공천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지만, 김정현 광주시당위원장이 자신이라도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광주 정치권에서 제1야당인 조국혁신당의 공천 여부가 또 다른 관심사다.조국혁신당은 지난해 총선에서 비례대표 득표율이 민주당을 앞선데다 올해 담양군수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을 따돌리고 최초 자치단체장을 배출했다.민주당 공천 갈등이나 민주당 독점체제에 대한 비판 여론 등 다양한 정치 상황에 따라 조국혁신당이 대체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김주업 광주시당위원장.사강은미 광주시당위원장.진보당에서는 김주업 광주시당위원장이, 민주노동당에서는 강은미 광주시당위원장이 광주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김주업 위원장은 "진보당 상황으로 보면 당선 목적보다는 출마로 당의 존재감을 확인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강은미 위원장은 "아직 광주시장 후보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고, 당내 경선을 해야 하겠지만 출마할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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