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피해 키우는 정부, 국제선 '골든타임' 놓칠 건가

입력 2025.02.20. 18:37 이삼섭 기자
무안공항 장기 폐쇄에 지역경제 타격 불구 정부 '모르쇠'
시·도민 80% 넘게 "광주공항 국제선 필요하다" 공감대
광주시·전남도 뜻 모아 건의 예정…"전향적으로 나서야"
광주공항 전경. 뉴시스

광주시와 전남도가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 운항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그간 무안공항의 장기간 폐쇄가 예상됨에도 이에 따른 국제선 대체 방안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던 점에서 광주시의 건의에 적극적으로 움직여 줄지 미지수다.

정부가 늑장 대응할수록 지역민들의 불편과 관광업계의 고통이 커지고 있어 서둘러 임시 운항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역사회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 운항에 대해 광주·전남민 10명 중 8명 이상이 '찬성' 입장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만큼,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요구된다.

20일 광주시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에 광주공항 국제선(부정기편) 임시 운항을 공식적으로 건의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지난 19일 강기정 광주시장이 국토부에 건의하겠다고 한 데 이어 전날 김영록 전남지사가 이에 호응하면서 추진에 한껏 탄력을 받은 결과다.

국제선 부정기편 취항을 위해서는 관련 허가 지침에 따라 운항개시일로부터 최소 60일 이전에 사전협의를 신청해야 한다.

신청과 동시에 운항노선과 기간, 항공기 기종 등도 명시해야 하기 때문에 광주시는 지역 관광업계를 비롯해 항공사, 전세기 운영업체 등과 협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미 어느 정도 협의가 이뤄지면서 20일에는 광주시와 지역 관광업계, 외항사 간 업무협약(MOU)이 이뤄질 것으로 취재 결과 파악됐다.

광주시는 이번 주까지 신청에 필요한 서류 작업을 마친 뒤 다음 주 중 국토부에 신청할 예정이다. 광주시 통합공항교통국 관계자는 "현재 관광업계와 노선, 운항 항공사 등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지역 관광업계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최대한 신속하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광주시는 관련 지침에 따라 사전협의 신청 후 빠르면 두달(최소 기간)만에 국제선 취항이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강 시장도 지난 1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두달 안에 가능하다는 의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국제선 운항을 위해서는 CIQ로 불리는 세관, 출입국관리, 검역 시설이 들어서야 한다. 통상 6개월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는 무안공항으로 국제선을 이전하기 전에 오랜 기간 국제선을 운항했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설치를 마무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광주시 기대만큼 정부가 속도를 내줄지는 미지수다. 무안공항이 '안전' 이슈로 장기간 폐쇄에 들어갔다는 점에서 정부는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 개항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접근하는 모습을 보인다. 광주공항이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 개선 대상에 포함된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

국토부는 최근 광주시와 관광업계 면담에서도 필요성은 공감했지만, 안전이 담보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광주공항 로컬라이저 둔덕이 70㎝에 그쳐 개선 대상에 포함된 다른 공항과 비교하면 조속한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내로 전국 공항의 로컬라이저에 대한 개선사업을 끝낼 계획이다.

지역민들도 해외로 가는 길목이 막혀 있다 보니 큰 불편을 호소하는 중이다. 현재 지역민들이 국제공항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인천국제공항이나 김해국제공항, 청주국제공항 등으로 이동해야 한다. KBS가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 운영을 물은 여론조사에서도 광주와 전남에서 모두 찬성하는 입장이 82%에 달했다.

특히 정부가 검토에 소극적일 경우 무안공항 재개까지 지역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강혜련 광주관광협회 이사는 "무안공항 운영 중단 후 관광업계의 매출이 99%까지 줄었다. 한달에 한 건도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더는 버틸 수가 없다"며 "국제선 임시 개항에는 최소 몇 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에 업계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정부가 서둘러 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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