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비리 공천, 정치권 불신 깊어져

입력 2025.11.10. 11:04 이관우 기자
민주당 공천시스템 점검<하>개혁 어떻게
당 지도부·특정 계파 입김 작동해 여론 왜곡 초래 다반사
美 ‘오픈 프라이머리’·경선 주관 선관위나 독립기관 위임
“매번 공천룰 개혁 거세나 시간 임박 제시…정성 접근을”
광주·전남 30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광주·전남시국회의가 지난달 20일 오후 광주 동구 YMCA 무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비례대표 확대를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과 투명 공천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매년 공천 과정에서 반복되는 비리와 논란으로 정치권 전반에 '공천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 내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 지도부나 특정 계파의 입김이 작동하는 사천(私薦) 구조가 굳어지지 않도록 제도 전반의 재설계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밀실 공천에서 국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경선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정치경영컨설팅 대표·정치학 박사)는 "미국의 여러 주에서는 당원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유권자가 참여할 수 있는 '오픈 프라이머리(Open Primary)'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면서 "조지아·일리노이·오하이오·텍사스주 등이 대표적이며, 등록당원이 아니어도 특정 정당의 후보 경선에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픈 프라이머리는 단순히 참여 범위를 넓히는 제도가 아니라 정당 지도부가 후보를 독점적으로 결정하는 구조를 견제하는 핵심 장치"라고 강조했다.

또 "경선 주관을 독립기관이나 선거관리기구에 맡기고, 정당이 후보 지명 과정에 과도하게 개입하지 못하도록 제도화하면 내부 경선이 형식적 절차로 전락하는 관행을 줄일 수 있다"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전국 모든 지역에서 예비경선을 같은 날 동시에 진행하면 조직 개입이나 여론조사 왜곡 여지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경선 일정이 통일되면 자금력이나 조직 동원력에 따른 지역별 편차도 완화되고, 국민이 실시간으로 경선 과정을 비교·감시할 수 있어 공정성 확보에도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박창환 정치평론가(장안대 특임교수)는 "당내 주류에서 배제되면 공천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많다"며 "제도 개혁에 앞서 여야의 극단적 대결구도를 완화하는 것이 정당 개혁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한국 정치는 '비호감 정치'다. 여야 간 대립이 그들만의 리그를 심화시키고 있다"며 "공천 개혁을 위해서는 정치 전반의 불신 구조를 거두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특정 후보나 계파가 과도하게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공당의 공천은 당내 계파·직능·출신·세대 간 균형이 전제돼야 한다"며 "투명성을 강조해야 할 정당이 현역 의원을 제외한 여론조사를 돌리고 그 결과를 당 대표가 공유하는 것은 전형적인 사천"이라고 했다.

평가와 검증이 선거 직전에 몰리는 구조를 깨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남도의회 한 중진 의원은 "공천 문제의 핵심은 제도가 아니라 사람의 욕심이다"며 "중앙당 인사가 선거 때마다 내려와 이름만 걸고 가는 식이라면 어떤 제도도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했다.

기우식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사무처장은 "현재 거론되는 민주당 공천룰은 권리당원 확보에만 몰두하게 만들어 지역민을 위한 공약과 정책이 뒷전으로 밀린다"며 "민심보다 당심이 앞서는 구조를 고쳐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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