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취약 채소류 자고나면 가격 뛰어
수박 1통 3만원 훌쩍 귀족된 여름 과일
고수온 수산물 대규모 폐사 연례 행사

일찌감치 예고한 '기후플레이션'(Climate + Inflation)이 현실이 됐다.
7월 초부터 이어진 이른 폭염과 이례적인 기온 변화가 식탁 물가를 급격히 끌어올렸다. 밥상에 오르는 채소류는 폭염에 취약해 공급량이 줄었고, 수산물은 높은 수온 탓에 어획량이 줄면서 가격이 치솟았다. 후식으로 즐기던 여름 과일도 출하가 지연되거나 생산량이 감소해 값이 뛰는 등 이상기후가 식재료 시장을 전반적으로 뒤흔들고 있다.
17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KAMIS 등에 따르면 광주 지역 시금치(상품) 가격은 이날 기준 100g당 2천40원이다. 하루만에 490원 더 비싸졌고, 한 달 새 가격이 809원에서 91% 뛰었다. 평년(1천288원)과 비교하면 20.34% 오른 수준이다. 깻잎(상품)은 100g당 3천223원에 판매됐다. 평년(2천126원)보다 1천원 이상 올랐다. 1년 전보다는 39.39%, 한 달 새 32.68% 각각 가격이 상승했다.
대표적인 기후민감 품목인 배추와 무도 상승세다.
배추(상품)는 1포기당 4천880원으로 평년(4천764원)보다는 2.43% 근소하게 상승했지만, 한 달 전(3천458원)에 비하면 41.12% 큰 폭 상승했다. 무(상품)의 경우 1개당 2천830원에 판매돼 평년(2천84원)보다 35.79% 더 비싸졌다. 이른 폭염으로 배추와 무의 생산량이 감소할 것을 우려해 정부는 가격 안정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폭염은 육지에서 바다로 번지고 있다. 광어와 우럭이 대표적이다. 고수온에 민감한 광어와 우럭은 각각 전년 대비 14%, 41.8% 가격이 상승했다. 고등어(국산, 염장) 가격은 이날 1마리당 7천800원에 팔렸다. 가격이 평년(3천957원)보다 2배가량 오른 수준이다. 지난해 대규모 폐사 피해가 일어난 데 이어 올해도 이른 폭염이 찾아와서다. 최근 10여년간 전남지역에서는 총 48차례의 수산물 재해가 발생했고, 피해액만 5천4백억원을 넘어선다.

생산 환경이 악화되면서 축산물도 흔들렸다. 올해 초 조류인플루엔자 등 환절기 질병이 발생한 데 이어 이달 초 이른 폭염으로 전남에서는 닭이 5만 마리 이상 폐사하는 등 피해가 발생하면서 생산량 자체가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일반란 10구당 가격은 일주일만에 200원가량 오른 3천733원을 기록했다. 평년 대비 6.8% 오른 수준이다.
여름철 수요가 많은 수박도 올해 초 이상저온과 최근 폭염이 맞물리며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었다.
수박(상품) 1개는 지난 10일 3만원을 넘어서 이날 3만1천950원에 판매됐다. 평년(2만1천21원)보다 51.99% 더 비싸졌다. 정식기에 저온 현상이 이어졌고 일조량까지 줄어들면서 충북과 경북의 출하가 지연됐다. 이른 폭염에 수요가 폭증하면서 공급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한 탓이다.
복숭아의 경우 봄철 저온의 영향으로 생육이 지연되면서 출하량이 감소해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백도 상품은 10개당 2만8천267에 팔려 평년(2만940원)보다 8천원(34.99%)가량 더 비쌌다.

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올해 이른 폭염으로 섭취 시 복통 등을 유발하는 피수박(육질악변과)이 늘었다는 보고가 있다"며 "이상기후로 인해 생육이 지연되거나 출하량이 급변하면서 농수산물의 가격 변화가 심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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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재난 농·어업인 피해 지원" 법적 근거 마련
역대급 폭염과 극한호우 등 날씨로 인해 농·수·축산물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물가가 치솟는 일명 기후플레이션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무등일보 기획시리즈 '이상기후의 경고, 현실된 밥상 양극화'와 관련, 기후 재난으로 인한 농·어민들의 경제적 피해를 줄이기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최근 이상기후로 '금(金) 수박·복숭아·배추·시금치·우럭·광어' 등 품목 별로 가격 변동폭이 컸던 과일과 채소·수산물 생산과 유통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을 일정 부분 보전 받을 수 있게 되면서다.더불어민주당 서삼석(영암·무안·신안) 최고위원은 6일 무등일보와 서면 인터뷰를 갖고 "농업과 수산업은 극한 폭염과 가뭄·호우 등으로부터 매우 취약하다"면서 "매년 잦아지고 강해진 이상기후 탓에 농·수산업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생산량 감소로 이어지는 등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며 기후 재난 대책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무등일보가 이번 시리즈를 통해 지적했던 기후 위기로 인한 농·수·축산물 수급과 식탁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데 공감하면서 이 같은 1차 산업 기반을 두텁게 지원하는 게 필요하다는 취지에서다. 그러면서 지난달 23일 국회를 통과한 '농어업재해대책법·농어업재해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사례로 들었다.농·어업 재해 대책법 개정안은 농업 재해 범위에 이상 고온 등이 추가됐다. 또한 농·어업 재해 보험법 개정안은 자연재해로 인한 농·어업인의 손해는 보험료 할증에서 제외키로 했다. 그는 "재해로 인한 피해로부터 농·어민의 생산비가 보장되면 식량안보 차원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후 재해로 농·어민이 피해를 입었을 때 재난 이전까지 투입된 생산 비용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기존에는 과거 평균 비용 등 일률적 기준에 따라 복구비가 책정돼 실손 보상과 거리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특히 기후위기 등으로 변동폭이 컸던 농·수산물의 가격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 지난 4일,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다. 같은 날 처리된 양곡관리법과 '농업재해 2법' 등과 함께 '농업 4법'으로 꼽혔던 법안이다.서 최고위원은 "농안법 17개 안 중 유일하게 '수산물에 대한 가격안정제도'가 적용되도록 개정했다"면서 "농안법은 농수산물의 평균 가격이 기준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생산자에게 그 차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이날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호남 출신 3선인 서삼석 의원을 지명, 당무위 의결을 거쳐 임명됐다.유지호기자 hwaone@mdilbo.com, 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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