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천391원…1975년 대비 46배
면 플레이션 효과…인건비 등도 주요 원인

짜장면은 간편하게 한 끼 때울 수 있는 대표적 외식메뉴다. 상대적으로 값싼 가격은 오랜기간 서민들이 즐겨 찾았던 이유가 됐다. 최근 광주에서 짜장면 평균 가격이 평균 7천원 대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2020년 5천400원에서 6천900원(2025년 1월 기준)으로 27.8% 올랐다. 광주 평균인 만큼, 일부 유명 식당은 1만원을 받는 곳도 있다.
졸업·생일 등 특별한 날에만 먹을 수 있었던 1970∼90년대와 비교해 보면 가격 상승세는 두드러진다. 통계 수치 확인이 가능한 50년 전, 1975년엔 한 그릇에 138원 했다. 2000년 2천533원에서 2005년 3천원대를 넘어섰다. 2010년에는 3천945원, 2015년 4천522원, 2020년 5천276원으로 5천원 벽을 넘어섰다. 또한 2022년 6천25원, 2023년 6천361원 등 마의 6천원 대의 벽을 깼다. (사)한국물가정보가 제공한 짜장면 가격 정보 집계 결과다.

기후위기의 그림자다. 원재료 수급 불안정 탓에 가격이 급등했다. 이른바 '누들플레이션(면과 인플레이션)'이다. 폭염과 가뭄·홍수 등으로 인한 이상 기후와 지정학적 불안 영향에서 기인했다. 여기에 짜장면에 들어가는 양파와 양배추·감자·당근 등 부재료 가격 상승도 한몫 했다. 광주시내 한 중식당 업주는 "밀가루·식용유 등 원재료 가격이 계속 오르는 게 가장 큰 부담"이라면서 "경기 불황에 인건비·가스요금 등이 치솟는 상황에서 양파·양배추·파 값 마저 널뛰기를 하니 짜장면 가격도 현실에 맞게 올릴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가뜩이나 얇아진 주머니 사정에 소비자들도 힘겨워하고 있다. 이제는 부담스러운 가격대의 음식으로 점차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가격 상승 탓이다. 한 중 식당에서 만난 김모(42)씨는 "아파트 대출금이 매달 100만원 이상 꼬박꼬박 나가는 상황에서 생활비·외식비 등을 줄이려 노력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비교적 부담이 덜했던 짜장면마저 1만원대에 육박하면서 이젠 외식이 무서워진다"고 말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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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적응과 상업화 가능성은 별개···선제적 준비 필요 신민지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농업연구사 "기후변화에 따른 '과일 주산지' 개념 재정립이 불가피 해요. 이 같은 변화에 맞춰 농작물 재배 지형도도 새롭게 그릴 때죠."신민지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농업연구사의 분석이다. 그는 지금의 기후 변화를 "과거의 계절 편차 수준을 넘어선, 작물 생육 환경 전반을 재구성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전에는 생육 기간 중 폭염이나 저온이 한두 차례 오는 정도였다면, 현재는 생육 시기 전체에 걸쳐 기상이 불안정한 경우가 많아졌다는 취지에서다.실제로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2021년 이후 과수나 채소 작물의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봄철 이상고온과 여름철 극한호우, 겨울철 이상고온 현상이 되풀이 되면서다. 과거와 같은 품종, 방식, 지역 만으로는 더는 재배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재배 현장의 공통된 목소리다. 신 연구사는 "특히 사과·배처럼 저온이 일정 기간 지속돼야 하는 과일의 경우 재배 한계선이 북상하고 있다"며 "전북, 경북 남부에서도 품질 저하나 개화 이상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고 말했다.지구온난화는 이 같은 현상을 가속화 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이 아주 높은 수준일 때를 가정한 기후변화 시나리오인 'SSP5-8.5'를 기준으로 분석하면 2070년쯤엔 강원도 고지대 일부 만이 재배적지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전통적인 '과일 주산지'의 개념이 흔들리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농촌진흥청은 과수 재배 지도를 새롭게 구축하는 있다.신 연구사는 현재, 장기 시나리오에 따른 작물별 적지 변화를 예측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최근 20여 년 간의 기후 분석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아열대기후대가 10% 수준에서 2050년께면 56%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제주도나 남해 일부에서만 가능했던 열대·아열대 작물 재배가 내륙 중부권에서도 가능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아열대기후대는 연평균기온이 18℃ 이상이고 겨울철 최저기온이 작물의 생육에 치명적이지 않은 지역이다. 동백나무·감귤 등의 아열대 작물이 노지에서 월동 가능한 기후권을 뜻한다.신 연구사는 "온난화가 무조건 위기라고만 볼 수는 없다"며 "그러나 문제는 속도"라고 강조했다.그는 "애플망고나 패션프루트, 레드키위 같은 작물은 이미 도입이 이뤄졌고 일부는 상업화 단계에 들어섰다"며 "그러나 이 역시 품종 개량, 하우스 인프라 구축, 재배 기술 전수 등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관건은 '선제적 준비'다. 정밀한 기후 모형을 바탕으로 행정과 농가가 공유 가능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시급하다는 거다.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는 고랭지 배추의 적지 분석에 이어 복숭아·포도 등 주요 과수의 재배 적지도를 새롭게 작성하고 있다. 그는 "단순히 '지금 재배 가능한 지역'이라는 정보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의 기후 조건을 고려해 지속 가능한 재배 전략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돕는 데이터를 만들고 있다"면서 "단기 기상이변에 대한 대응과 중장기 품종 재배 전략, 기술 전환이 동시에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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