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불체자 납치해 인질극 벌인 경찰 사칭 2인 강도, 엄벌해야"

입력 2024.10.07. 14:32 이관우 기자

경찰관을 사칭해 외국인 불법체류자를 상대로 납치·강도행각을 벌인 일당에 대해 검찰이 원심보다 높은 형량을 구형했다.

광주고법 제2형사부(재판장 이의영)는 7일 인질강도, 공무원 자격사칭 등 혐의로 기소된 A(35)씨와 B(28)씨에 대한 항소심 결심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경찰 공무원을 사칭한 인질 범죄로 금전적 이익까지 얻어 죄질이 중하다"며 "1심 구형량과 마찬가지로 A씨에게 징역 6년, B씨에게는 징역 4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와 B씨는 1심에서 각각 징역 3년과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A씨 등은 지난 2월11일 전남 영암군 한 원룸에서 경찰관을 사칭해 태국 국적 불법체류자 C(38)씨를 납치·감금하고 C씨 가족으로부터 인질석방금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C씨를 납치하는 과정에서 실제 수갑을 채우는 등 경찰 행세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수갑을 찬 C씨 사진을 가족에게 보내고 인질극까지 벌였다.

이들이 C씨 부모에게 석방을 조건으로 요구한 금액은 태국 돈 3만9천바트로, 환화 149만원에 불과했다.

C씨가 불법체류자 신분이라 범죄 피해를 당하고도 수사기관에 섣불리 신고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점을 악용한 범행이었다.

A씨와 B씨 법률대리인은 법정에서 "피해 금액을 돌려주고 공탁도 했다. 잘못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검찰은 "경찰 공무원을 사칭해 외국인과 그 부모를 협박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며 "법의 엄중함을 보여줘야 사회 질서가 유지될 수 있다"고 재판부에 보다 높은 형량 선고를 바랐다.

이들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은 오는 11월12일 열린다.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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