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광주특별시에서 이주노동자 2천283명이 109억5천여만원의 임금을 받지 못했다. 전남지역만 78억5천만원으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여섯 번째로 많았다. 올 상반기에도 체불액이 63억원을 넘어섰다. 지역 산업현장과 농어촌에서는 이들이 필수 인력이 돼가는데 정작 노동권 보호 체계는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전국 상황은 더 심각하다. 지난해 이주노동자 체불액은 1천548억원으로 전년보다 43.6% 급증했다. 전체 노동자 임금체불액 증가율 3.0%의 14배가 넘는다. 단순히 일부 악덕 사업주의 일탈로 치부하기 어려운 이유다. 특히 제조업과 건설업에 전체 체불액의 73.9%가 집중됐다. 노동력으로는 받아들이면서 가장 기본적인 노동의 대가 하나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다.
지역은 인구 감소와 산업현장의 인력난으로 이주노동자에 대한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지금도 농어촌은 절대적으로 이주노동자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우리 사회 정책도 사람을 데려오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임금체불 예방과 신속한 권리구제까지를 이주노동정책의 중심에 놓아야 한다.
정부는 상습 체불 사업장에 대한 감독과 제재를 강화하고, 광주특별시는 통역·상담·법률지원과 현장 중심의 신고·구제체계를 촘촘히 구축해야 한다. 체불 실태를 정밀하게 파악하는 일도 시급하다.
이 사회 이주노동자는 더 이상 부족한 일손을 메우는 대체 인력이 아니다. 지역 산업을 함께 떠받치는 필수 노동자이자 지역사회 구성원이다. 이주노동은 이미 지역경제의 필수가 됐다. 이들의 노동권 보호도 필수가 돼야 한다. 109억원의 체불은 몇몇 사업주의 도덕성만이 아니라 지역 노동시스템 전체에 던지는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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