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군공항 이전 한미 이견, 반도체 산단 흔들려선 안돼

@무등일보 입력 2026.09.09. 17:31

광주 군공항 내 미군 시설이 광주 반도체 산단 조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닌가 우려가 제기된다. 미군 시설 이전 방식을 놓고 한국과 미국이 차이를 보이고 있어서다. 한국은 반도체 국가산단 일정을 고려해 별도로 신속하게 협의하자는 입장인 반면, 미국은 광주·대구·청주·김해·수원 등 5개 공동작전기지(COB)에 적용할 포괄협정을 먼저 체결하자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한미간 협의 장기화로 군공항 이전은 물론 국가산단 일정까지 흔들리지 않을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정부는 2028년 중순까지 군공항 기능을 다른 군 기지로 분산배치하고 확보되는 부지부터 국가산단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탄약고 부지를 우선 정비하고 군공항 이전과 산단 조성을 병행해 반도체 팹 건설을 앞당기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문제는 미군 시설 문제는 상수였다는 정부가 너무 안이하게 대응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광주 군공항은 유사시 한미 공동작전기지로, 미군 시설이 있어 우리 공군 기능만 옮긴다고 이전 절차가 끝나는 게 아니다. 한미는 이미 2020년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합동위원회 산하에 군공항 이전 특별분과위원회를 구성했고 협의 대상도 5개 공동작전기지로 확대했다. 미군 시설 이전은 정부가 군공항 이전 계획을 세울 때부터 추진했어야할 선결과제인 셈이다.

대통령이 광주반도체를 일본 구마모토와 같은 ‘전격전’으로 진행하겠다고 선언할 때는 이 모든 경우의 수까지 계산했어야 한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한미 협상의 특성상 일정과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포괄협정 협상이 장기화할 경우 광주 미군 시설을 별도로 처리할 수 있는지, 일부 시설 이전이 늦어져도 산단 조성과 팹 건설을 단계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지 등 대안이 요구된다. 지금부터라도 국방부와 산업부, 국토부 등 관계 부처가 군공항 이전과 산단 조성 일정을 하나의 로드맵으로 관리해야 한다.

광주특별시도 정부와 상시 협의체계를 갖추고 이전 일정과 산단 조성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면서 협상 지연에 대비한 단계별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국제 반도체 시장의 경쟁력은 ‘시간’이다. 3년 안에 완성품을 출시한 일본 구마모토 TSMC 사례는 반도체 투자의 속도가 경쟁력임을 보여준다. 광주산단에서 3년 안에 제품을 생산하느냐에 세계시장 경쟁력이 달려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정부는 2028년 군공항 기능 분산배치를 전제로 한 국가산단 청사진을 반드시 완수하길 당부한다. 한미 협상의 속도가 광주 반도체 산업을 결정하게 해서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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