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진 붕괴' KIA, 식은 땀 닦아준 뒷문

입력 2023.07.17. 16:29 이재혁 기자
[KIA타이거즈 전반기 결산 上 마운드]
전반기 36승 1무 39패 승률 0.480 6위 마무리
외국인 선발 부진 신음...전면 교체 초강수
최지민·임기영 등 불펜투수 활약 빛나
후반기 국내외 선발진 활약 ‘키포인트’
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마리오 산체스가 아웃카운트를 잡아낸 뒤 환호하고 있다. KIA구단 제공.

[KIA타이거즈 전반기 결산 上 마운드]?

10개 구단 중 6위. 36승 1무 39패 승률 0.480.

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2023시즌 전반기가 마감됐다.

올 시즌을 앞두고 KIA는 지난 시즌 후반기 선발 로테이션을 책임졌던 토마스 파노니와 션 놀린을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다. 제구와 공의 무브먼트를 주무기로 삼는 외인 대신 강력한 구위를 갖춘 1선발급 투수를 영입해 12번째 우승 사냥에 나서겠다는 각오였다.

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토마스 파노니가 역투를 하고 있다. KIA구단 제공.

FA시장에서는 주전 포수로 화끈한 타격을 선보였던 박동원을 놓치며 전력에 공백을 빚었지만 기존 포수인 한승택과 트레이드 자원인 주효상의 성장에 기대를 걸며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전반기가 끝난 시점에서 두 선택은 모두 실패였다. KIA는 션 앤더슨과 아도니스 메디나를 모두 방출했다. 마리오 산체스와 파노니로 외인 교체를 단행했다. 안방에서도 삼성라이온즈와 트레이드로 김태군을 영입하며 전력 강화에 나섰다. 다사다난했던 KIA의 전반기를 투수와 타자로 나눠 2차례 되돌아본다.


◆투수

KIA의 마운드는 시즌 전 호재로 가득했다. 새로이 영입한 앤더슨과 메디나가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연이어 호투를 반복했고 최지민, 김기훈 등 젊은 피들이 불펜 피칭에서도 강력한 구위를 과시했기 때문이다.

시즌에 돌입하자 기대가 현실이 되는 듯 했다. 양현종-앤더슨-메디나-이의리-윤영철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쾌투 릴레이를 펼쳤다. 불펜에서도 신예 최지민이 등장했고 전상현-임기영 등 필승조가 막강한 모습을 보였다. 잠시 제 구위를 잃은 마무리 정해영이 본궤도를 되찾는다면 철벽 마운드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4월 한 달간 KIA는 팀 평균자책점 3.73으로 준수했다. 하지만 이 같은 호조는 오래가지 못했다.

4월 한 달간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던 앤더슨이 직구-슬라이더 투피치의 한계를 실감하며 급격히 무너졌고 메디나는 시종일관 외국인투수답지 못했다. 이의리 역시 고질적인 제구난에 시달리며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대투수 양현종은 KBO리그 통산 다승 단독2위에 오르는 등 활약이 빛났으나 이후 급격하게 무너지기 시작했다. 윤영철도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였음에도 신인의 한계가 명확했다.

금이 가기 시작한 마운드를 떠받친 것은 불펜이었다. 올 시즌 선발에서 불펜으로 보직전환을 시도한 임기영이 2~3이닝을 소화하는 롱릴리프로 나서 커리어하이급의 모습을 보였고 지난해 1라운드에서 뽑은 최지민이 기적적인 구속향상에 성공해 믿을맨으로 자리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장현식도 5월부터 정상적으로 경기에 나섰다.

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최지민이 역투를 하고 있다. KIA구단 제공.

KIA는 선발진이 6월 평균자책점 6.19(10위)로 '선발야구'를 펼치지 못해 9위까지 순위가 쳐졌다. 그럼에도 상위 팀들과 간격을 유지하며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같은 기간 평균자책점 4.05(3위)로 활약한 불펜투수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KIA는 칼을 빼들었다. 외국인 투수 둘을 모두 교체했다. 대만에서 활약한 마리오 산체스와 지난해 KIA에서 뛰었던 파노니를 수혈하며 무너진 선발진을 보강했다. 파노니와 산체스는 합류 이후 2경기에서 10.1이닝 3실점을 합작해 후반기를 기대케 했다.

더욱 고무적인 부분은 선발진이 7월 9경기에서 2.66의 평균자책점으로 회복세를 보인 점이다. KIA는 선발의 호투에 힘입어 전반기 막판 6연승을 질주하며 9위까지 쳐졌던 순위를 5위 롯데자이언츠에 1경기차 뒤진 6위까지 끌어올렸다. KIA는 남은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동안 휴식을 취하며 후반기 선발 로테이션을 조정, 5위 탈환을 노린다.

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임기영이 역투를 하고 있다. KIA구단 제공.

김종국 KIA감독은 전반기를 마치며 "힘들었던 전반기였다"며 "부상선수들이 복귀하지 못했을 때 고생했지만 이후 선수들이 너무 잘해줘서 전반기 막판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투수 쪽에서는 임기영이 큰 힘이 됐다"며 "이른 타이밍에도 마운드에 오르고 불펜에서 이닝도 많이 소화하며 궂은일을 많이 했다. 전반기에 가장 팀에 헌신했던 선수다"고 칭찬했다. 또 "가장 기량이 발전한 선수는 최지민"이라며 "(윤)영철이는 원래 기대감이 있었던 선수지만 지민이는 필승조, 셋업맨까지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지금 모두 해주고 있다"고 콕 짚었다.

김 감독이 선정한 두 선수가 모두 불펜진에서 나왔을 만큼 KIA마운드를 전반기 지탱한 것은 불펜의 힘이 컸다. 하지만 후반기에도 선발진이 제 몫을 하지 못한다면 불펜에도 과부하가 걸리며 연쇄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선발진이 힘을 내준다면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불펜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KIA의 후반기 대반등의 키는 선발진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유다.

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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