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농가 부담 가중에도 해외 일정 강행 비판

김영록 전남지사의 6·3지방선거 출마로 인해 도정 공백이 불가피한 가운데 도청 농축산식품국장이 미국 하와이 장거리 출장에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도정 최고 책임자인 도지사의 부재 속에 전남·광주 행정통합 준비로 조직 내부가 안정되지 못한 상황을 고려하면 해외 출장 보다는 직무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8일 전남도에 따르면 A 농축산식품국장 등 공무원 3명은 지난 14일부터 19일까지 4박6일 일정으로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와 빅아일랜드를 방문하는 출장에 들어갔다.
예산은 숙박비, 식비, 항공비 등 1인당 400여만원씩 총 1천200여만원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일정은 ‘2026 하와이 바이오경제 이행 포럼’ 참석을 중심으로 전남 친환경농업 정책을 소개하고 농산물 수출시장 동향을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현지 관계자 면담과 유통시장 조사 등이 포함돼 있다.
A국장 등은 포럼 참석 외에도 빅아일랜드 시장 면담, 에너지 관련 시설 방문, 현지 유통업체 방문 등을 통해 친환경농산물의 해외 판로 확대 가능성을 점검하고 향후 국제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도청 내부에서 조차 이번 출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수출협약 등 가시적 성과가 아닌 정책 교류 성격의 포럼 행사인 만큼 국장급 간부가 직접 참석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 공직자는 “실무 담당자가 참석해도 큰 차이가 없는 행사인데 국장이 직접 장거리 해외 출장을 가는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내부에서도 나온다”고 말했다.
농정 현안 대응과의 괴리도 문제다.
최근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농민들의 유류비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전남도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 대책을 아직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농가 부담, 농산물 가격 하락 등 당장 현장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농정 책임 부서 수장이 자리를 비운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16일 함평에서 영광·나주·무안에 이어 네번째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해 확산 우려가 나오는 등 시급한 농정 현안을 두고 장거리 해외 출장을 강행했어야 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A 국장은 무등일보와 통화에서 이번 출장의 성과로 하와이 측의 ‘2026 여수 세계 섬 박람회’ 참가 의사와 친환경 농산물 수출 협의 등을 강조하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하와이 주 정부와 의원들을 만나 박람회에 30명 규모로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확인했고, 현지 유통업체와 접촉해 농산물 납품 확대 가능성을 논의했다”며 “친환경 농산물 수출과 관광·전세기 노선 등 협력 방안도 함께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사 부재 상황에서도 실무진이 사전에 교류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며 “친환경 농업과 재생에너지 정책을 홍보하고 향후 협력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출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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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상무광천선·호남고속도로 재점검"···배경 살펴보니
호남고속도로 구 광주 도심 통과 구간 확장 사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직 인수위원회가 해당 사업에 대해 지방비 부담, 도심 단절, 우회축 조성 등 다각적으로 비교분석하는 ‘재점검’을 권고했다. 광주특별시 북구 오치동에서 바라본 용봉IC 진입로 인근 전경.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전남광주통합특별시(약칭 광주특별시)가 최대 교통 SOC 현안 사업인 ‘호남고속도로 광주 도심 구간 확장’과 ‘상무광천선 신설’ 사업에 대해, 이전 민선 8기 때와는 다른 판단을 할 지 주목된다. 광주특별시장직 인수위원회가 ‘초단기 재검토’를 통해 다른 대안들과의 비교·분석하는 재점검을 권고했기 때문이다. 특히 대전·전주 등 타 지자체 도심 통과 구간이 전액 국비로 추진되는 반면, 호남고속도로 확장 사업(광주 구간)의 경우 지방비 50%를 부담하도록 설계돼 있다는 점에서 향후 국비 반영 비율 조정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21일 민형배 시장 인수위인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 백서에 따르면, 인수위는 ‘미래 수요에 맞는 교통인프라 재점검’을 초대 특별시 정책 과제로 제안했다. 도시철도 2호선과 광천상무선, 호남고속도로 확장을 대상 사업으로 명시했다. 인수위는 “사업비 증가, 지방비 부담, 운영비 부담, 장래 이용수요 불확실성을 확인하고, 현재 계획이 적절한 지 검토하라”고 했다. 국내외 전문 연구기관의 단기 검토를 통해 사업별 추진 필요성과 추진 방식, 조정 가능성, 대안 교통수단을 비교하고 향후 정책 판단 근거를 마련하라는 취지에서다. 인수위가 수천억 원에서 수조 원이 투입되는 대형 교통 프로젝트에 대해 재점검 카드를 꺼내 든 것은 통합특별시 출범에 맞춘 교통망 재설계와 재정 효율화 필요성 때문이다. 도시철도 2호선은 1단계 토목공사가 완료됐고, 2단계가 추진 중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공정 일정과 사업비를 재산출하는 수준에서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핵심은 상무광천선과 호남고속도로 광주 도심 통과 구간이다. 상무광천선은 상무역~ 광주역을 잇는 도시철도로, 2028년 착공 2032년 완공이 목표다. 대규모 복합개발과 종합버스터미널이 위치한 광천권역 교통난 해소를 위해 추진됐다. 도시철도법에 따라 국비 60%(4천155억 원)와 시비 40%(2천770억 원)다. 시비는 모두 옛 전방·일신방직 개발사업과 광천터미널 복합화 사업에 따른 공공기여로 충당할 계획이었다.인수위는 도시철도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적절한 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BRT(간선급행버스체계)와 트램, 버스전용차로 등 대안을 검토”하라고 제안한 것이다. 인수위 백서가 법적 구속력이 있는 건 아니지만, 사실상 통합특별시의 지침과도 같다는 점에서 재검토가 유력한 셈이다. 광천상무선은 현재 정부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심의를 통과해 예비타당성 조사 등 후속 절차를 준비 중이다.호남고속도로 광주 구간 확장 사업도 관심이다. 동광주IC~산월JCT(11.2km) 구간의 상습 정체를 해소하기 위해 기존 4차로를 6~8차로로 넓히는 사업이다. 현재 전체 공정률은 2%가량이다. 지장수목 이설 등 사전 작업도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인수위가 호남고속도로 확장에 대해 재점검을 지시한 것은 막대한 지방비가 투입되는 탓이다. 타 지자체와의 형평성도 주된 원인이다. 이 사업엔 모두 7천934억원이 투입된다. 광주특별시가 그 중 절반을 부담해야 한다. 고속도로 확장 사업은 한국도로공사와 국비로 추진하는 것이 원칙이다. 전주 인근 구간(삼례IC~이서JC~김제IC)과 대전 지선(서대전JC~회덕JC)도 현재 왕복 4차선을 왕복 6차선으로 확장 중인데, 모두 국비로 추진된다.민 시장도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3일 당선인 신분으로 기초단체장과 면담할 당시 “도심에 고속도로를 넓히는 사업의 실익이 무엇이며, 비용을 광주가 절반이나 부담해야 하는지 의문이었다”면서 “통합특별시가 시비 4천억원을 부담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재정 여력이 없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다만, 민 시장은 “선결 과제로 재정 문제 해결을 정부에 요청했으며 사업 시행자가 한국도로공사이고 시비가 들어가는 사업인 만큼 국토교통부 장관과 협의해 정부 부담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호남고속도로 확장 사업이 오랜 주민 숙원사업이다보니 전면 취소보다는 국비 비율을 높이는 데 주력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인수위 관계자는 “사업의 전면 취소를 전제로 한 검토가 아니라, 다른 대안들과의 종합적인 비교분석을 통해 시민 편익과 재정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을 도출하려는 초단기 재점검”이라고 설명했다.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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