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당하면 어쩌려고"...'장도리 테러' 피해자 보호 외면한 경찰

입력 2025.08.06. 19:01 박승환 기자
스마트워치 지급·맞춤형 순찰 등 조치 안해
경찰 "피해 당사자가 거부했기 때문" 해명
李 대통령 "요청하지 않아도 지켜줘야" 지적

경쟁 업주를 장도리로 테러한 사건과 관련해 광주경찰이 피해자에 대한 보호 조치에 소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의 보호 조치를 고민해보겠다는 피해자의 말만 믿고 재범 위험이 큰 관계성 범죄에 느슨하게 대응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 서부경찰서는 지난달 27일 오전 금호동에서 식육 판매점을 운영하는 50대 남성 A씨가 동종업계 업주 50대 남성 B씨에게 장도리로 머리를 가격당했다는 112 신고가 접수된 이후 A씨의 전화번호 등을 112시스템에 등재했다.

112시스템에 등재되면 경찰은 위험요소가 사라졌다고 판단될 때까지 추후 접수되는 A씨의 신고를 최고 대응 단계인 '코드0'로 대응한다.

A씨의 신고를 다른 사건보다 최우선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A씨를 보호하기 위해서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하지만 서부경찰은 A씨에 대한 그 이상의 선제적인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스마트워치 지급이다. 피해자가 휴대전화를 빼앗기는 등 위급한 상황에 놓였을 때 스마트워치를 눌러 자동으로 경찰에 보호를 요청하는 장비다. 휴대전화로 112를 직접 누르지 않아도 되는 데다가 실시간 위치추적까지 되다 보니 재범 위험이 큰 관계성 범죄 피해자에게는 지급해야 한다.

또 주거지나 직장 등 맞춤형 순찰이 있다. A씨의 경우 직장인 자신의 가게에서 장도리로 피습을 당했다. B씨가 A씨의 직장을 알고 있는 만큼 언제든지 다시 찾아올 위험이 있었지만 경찰은 B씨를 추적하고 있다는 이유로 A씨의 직장 주변에 기동순찰대 등 순찰을 위한 경력을 배치하지 않았다.

이외에도 주거지와 직장 출입문에 부착하는 지능형 CCTV도 있다. 피해자인 A씨는 물론 112종합상황실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장비로 가해자가 찾아올지 모르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A씨에게 지급되지 않았다.

경찰을 비롯한 수사기관이 범죄 피해자에 대한 보호 조치를 하려면 자신들이 직접 만든 '위험성 체크리스트'를 기반으로 위기 정도를 파악해야 하는데, A씨의 경우 체크리스트 문항에 해당하는 '가해자가 폭력을 행사한 적이 있나요?', '가해자가 흉기를 휘두른 적 있나요?' 등이 모두 해당한다.

이에 대해 광주경찰청 관계자는 "A씨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고자 했으나, 당사자가 생각해보겠다고 거부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신고하거나 요청하지 않아도 알아서 국민들의 생명을 지켜줘야 할 경찰이 피해자가 거부했다는 이유로 무능하고 안이하게 대처했다가 끔찍한 비극을 반복시켰다"며 "유사한 범죄가 재발하지 않도록 피해자 보호를 최우선을 하는 제도 보완에 속히 나서달라"고 지적한 바 있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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