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일 줄 모르는 더위에 지친 지역민들이 저마다 슬기롭게 피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호수 주변 수상 레저 시설이 전통적인 산과 바다를 이어 이색 피서지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 9일 오전 전남 담양군 용면 담양호 주변 한 수상레저 시설. 점심이 채 되지 않은 이른 시간부터 물살을 가로지르는 보트의 굉음과 피서객들의 함박 웃음 소리가 호수를 가득 메웠다.
보트가 추진력을 높이며 호수 한복판을 질주하자 흰 물살이 아치를 그리며 분수처럼 사방으로 흩뿌려졌다. 보트는 꽁무니에 피서객들이 올라탄 고무 보트를 매단 채 직진하다 이내 지그재그로 꺾어가며 호수를 누볐다.
구명조끼를 갖춘 피서객들은 보트가 이끄는 4인용 고무 보트에 몸을 밀착하고 떨어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물살이 얼굴에 튀어도 찡그림은 잠시일 뿐 호수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만끽하면서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4인용 고무보트가 호수를 누비는 동안 다른 피서객들은 2인용 고무보트에 오를 준비를 마쳤다. 설레는 표정을 안고 고무보트에 올라탄 한 연인은 "물에 빠지면 두고 갈게" 등 농담을 주고받으며 긴장을 풀었다.
피서객들 일부는 고무보트 탑승 순서를 기다리면서 높이 10여m 미끄럼틀이 설치된 워터파크를 이용했다. 공기가 채워진 발판을 뛰어넘으면서 술래잡기를 이어간 이들은 서로를 물에 빠트리면서 폭소를 터트렸다.
피서객들은 '산 또는 바다'와 같은 획일적인 휴양에 질려 수상 레저 시설을 찾았다고 입을 모은다. 대부분이 수상 레저를 처음 즐긴다면서 전남권 대도시인 광주 주변에 이같은 시설이 있다는 점을 호평했다.
최이삭(30)씨는 "광주에서는 가까운 바다를 가기에도 한 시간이 넘게 걸리는데 멀지 않은 담양에 수상 레저 시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바로 알아봤다"며 "탁 트인 바다에서나 즐길 수 있을거라 생각했던 것을 여기서 체험할 수 있어 새롭다"고 말했다.
대학 동기들과 함께 온 김영균(23)씨도 "수도권에서는 호수에 자리잡은 수상 레저 시설을 '빠지'라고 부르면서 많은 피서객들이 이용한다. 광주·전남에는 비슷한 시설이 드물고 희소성있어 아는 사람만 즐기는 레저같다"며 "폭염이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뜨거운 여름도 좋지만 이제는 시원한 계절을 맞고 싶다"고 했다.
광주·전남 지역은 11일 기준 폭염 특보가 최장 23일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0일 폭염주의보를 시작으로 경보로 격상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열대야도 관측됐다. 이날 오전 6시 기준 지난밤 최저기온은 가거도 28.1도를 비롯해 거문도 27.1도, 목포 26.3도, 진도 25.9도 등 대부분 지역에서 25도를 웃돌았다.
더위는 이날도 이어지겠다. 11일 낮 최고기온은 광주·전남 주요 지점에서 최고 35도까지 오를 전망인데다 최고체감온도도 엇비슷한 수준까지 올라 매우 무덥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가끔 구름 많은 날씨에 낮 동안 강한 햇볕과 소나기로 인한 습도가 더해지면서 매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며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으니 수분과 염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야외활동을 자제하면서 식중독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뉴시스
- 어푸어푸 첨벙첨벙 여름이 쏟아진다 광주시민의 숲 물놀이장 더운 여름이면 시원한 물놀이가 간절해진다. '물놀이나 가볼까'하고 찾아보니 워터파크나 풀빌라는 자주 가기에 너무 비싸고 계곡을 가자니 어린아이가 있는 가정은 안전사고가 걱정된다.이에 도심에서 즐길 수 있는 안전한 물놀이장을 추천한다. 더구나 무료이거나 이용료가 저렴해 여름방학이 무료한 아이들과 자주 찾기에도 '딱'이다.◆국립광주과학관국립광주과학관은 26일 '2024 물과학체험장'을 개장한다.내달 25일까지 운영되는 물과학체험장은 대형풀장, 워터슬라이드, 롤링워터볼, 페달보트, 바닥분수 등 다양한 시설을 즐기며 신나는 물놀이를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물 속 과학-부력 원리를 체험해보는 자율체험공간도 마련해 다른 물놀이장과 차별화했다.샤워실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춰 편의성이 높고 인명구조자격증과 간호자격증을 보유한 전문인력도 상시 대기하고 있어 안전한 물놀이가 가능하다.광주천 자연친화형 물놀이장. 무등일보DB수질 검사 또한 매일 자체로 진행되며 격주로는 전문검사기관을 통한 수질검사를 진행한다. 또 운영 기간 여과기를 상시 가동하고 매일 개장 전 풀장청소, 오버풀 형태로 운영하며 주1회 대형풀장 전면교체도 이뤄지는 등 깨끗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운영은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다. 회당 2시간씩 250명까지 하루 총 3회 운영되며 국립광주과학관 누리집을 통한 사전예약이나 현장 발권을 해야 이용할 수 있다. 초등학생 미만 이용자는 보호자를 동반해야 한다.◆자연친화형 물놀이장동구 용산동 동산타워 주변 광주천 '자연친화형 물놀이장'이 지난 13일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내달 31일까지 운영되는 이 물놀이장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시민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물놀이장 평균 수심은 30㎝로 아이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으며 안전관리 교육을 받은 안전 관리 요원 등이 3~5명 상주해 안전사고에 대한 걱정도 덜 수 있다. 또 뜨거운 햇빛을 피할 수 있도록 물놀이장 옆에는 대형그늘막이 설치돼 편리하다.특히 자연친화형 물놀이장은 주암호 원수를 끌어와 사용한다는 점은 자연친화형 물놀이장 만의 특색이다.국립광주과학관 물과학체험장◆광주시민의 숲북구 오룡동에 자리한 광주시민의 숲도 지난 20일부터 어린이 물놀이장을 개장, 내달 18일까지 운영한다.1천㎡ 규모의 물놀이장은 평균 수심은 20㎝로 돌고래와 잠수함 모양의 대형 놀이기구 등을 갖춰 어린이들이 재밌고 안전하게 물놀이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또 125m의 흐르는 물을 따라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계류시설은 백미다.물놀이장 물은 매일 새로운 물로 교체되며 보름마다 수질 검사를 의뢰한다. 자격을 갖춘 안전요원도 상시 안전사고를 주시한다.매주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초등학생 이하 어린이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단, 우천 등 기상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오는 29~30일에는 '장애인 물놀이 체험활동'이 운영돼 이 기간은 비장애인 이용이 제한된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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