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암동 뒤덮은 노점에 주민 ‘몸살’···상인들은 “시장 역할”

입력 2026.09.15. 17:59 최소원 기자
운암동 노점상, 신축 아파트 입주 후 갈등 심화
주민들 "보행·교통 불편·쓰레기로 미관 저해"
노점상 "시장 역할 도맡아…공동체 활성화"
주민은 북구톡톡 누리집 민원·상인은 서명운동
북구 "과태료 인상해도 단속 어려워…반발도"
14일 오전 찾은 북구 운암동. 노점상이 도보에 줄지어 서 있고, 바로 뒤 도로에도 상품을 싣고 내리기 위해 차량들이 정차해 있다.최소원기자

“아침부터 저녁까지 노점상들이 보도를 점거하고 있어서 보행도 힘들고 쓰레기 때문에 악취도 심해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 운암동 일대 노점상 문제를 둘러싸고 주민과 노점상인들의 갈등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10년 넘게 이어진 노점상 영업으로 보행·교통 불편을 호소하는 주민들의 민원이 계속되는 가운데, 노점상인들도 생계와 지역 장터 역할 등을 이유로 영업 유지를 요구하며 맞서고 있어서다.

14일 오전 찾은 북구 운암동. 도보에 줄지어 서있는 노점상에서 시민들이 채소를 구매하고 있다.최소원기자

14일 오전 찾은 북구 북문대로 일대는 이른 시간부터 시장통을 방불케 했다. 도로변과 보도 곳곳에 자리 잡은 노점에는 채소와 과일, 생선, 떡, 빵 등 다양한 물품이 진열돼 있었고, 상인들은 오가는 주민들을 상대로 물건을 판매하고 있었다.

물건을 싣거나 내리려는 대형 차량들도 도로 가장자리에 줄지어 정차하면서 차량 통행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다. 노점과 차량이 도로와 보도를 함께 점유하면서 일대 교통 흐름도 원활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한 운암동 주민은 “올 여름에는 생선 냄새가 심했고 노점상으로 인해 유아차가 다니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다”며 “구청에 지속적으로 민원을 넣는데도 달라지는 게 없어 답답하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이 일대 노점상 문제는 오래전부터 해결되지 않은, 고질적인 지역 현안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주민들이 비슷한 민원을 꾸준히 제기했음에도, 단속 이후 노점상들이 다시 자리를 잡는 일이 반복돼 왔다.

최근 북구 운암동 일대 노점상인들이 주민들을 상대로 받고 있는 성명문.독자 제공

실제 최근 신수정 북구청장이 ‘정책 1호 제안서’ 발간을 위해 구민 의견을 취합하고 있는 ‘북구톡톡’ 누리집에는 노점상 정비와 보행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건의가 이어졌으며, 게시글에는 150여개의 동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현재 노점상들은 수요일과 목요일을 자체 휴무일로 정해 영업을 쉬고 있다. 다만 이는 북구청이 지정하거나 협의한 것이 아니라 노점상들이 자체적으로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노점상 영업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자 노점상 측에서도 주민들을 상대로 서명운동에 나섰다.

노점상 측이 최근 배포한 서명 요청문에는 재래시장이 없는 운암동에서 노점상들이 수십년간 시장 역할을 해왔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고령층 주민들이 익숙한 방식으로 장을 볼 수 있고,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판매하는 상인들과 흥정하거나 덤을 주고받는 등 단순한 상거래 이상의 지역 공동체 역할을 해왔다는 것이다.

북구 운암동 일대 노점상이 도롯가까지 나와있는 모습.독자 제공

그럼에도 최근 입주한 아파트 일부 주민들이 주변 환경 저하 등을 이유로 반복적으로 민원을 제기하면서 노점이 폐쇄될 위기에 놓였다며, 기존 노점상들이 계속 영업할 수 있도록 서명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북구 측은 노점상 문제의 장기화를 인지하고 있지만 단속만으로는 해결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북구 관계자는 “예전부터 노점상과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있었지만 최근 인근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민원이 크게 늘었다”며 “단속을 나가도 이미 물건을 펼쳐놓고 영업하고 있어 현장에서 정비를 요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전년보다 과태료 부과 액수를 크게 늘렸지만 노점상들이 집단적으로 반발하는 상황도 발생했고, 이후에도 영업이 계속되고 있다”며 “주민들의 민원이 들어오면 수시로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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