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KIA 공헌 사업 일환으로 창단
2023년부터는 고향사랑기부금으로 지원
첫 출전 전국대회서 3연승…우승 트로피

야구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라는 경계는 없었다. 가상의 스트라이크 존에 집어넣는 공의 개수는 손에 꼽을 만큼 적었고, 날아오는 공을 정확하게 방망이에 맞추는 것도 드물었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 하나만큼은 프로 선수 못지않았다. 전국 최초로 결성된 발달장애인 야구단 'E·T(East Tigers) 야구단'의 얘기다.
올해로 창단 10년째를 맞은 E·T 야구단은 중간에 재정난으로 해체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극복하며 최근에는 첫 출전한 전국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드라마 같은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있다.
2일 광주 동구에 따르면 E·T 야구단은 지난 2016년 창단했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사회공헌 사업의 일환으로 취약계층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야구동아리 지원사업을 펼치면서 시작됐다. 야구단의 이름에 타이거즈가 들어가는 이유기도 하다.

청소년 야구단으로 시작했지만, 연령층은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다양하다. 가장 어린 선수가 13살 초등학생이며,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 27살 성인까지 총 30명이 활동 중이다. 창단 때만 하더라도 발달 장애를 가진 청소년을 위한 야구단이었지만, 20살이 넘었다고 야구를 좋아하는 데 매정하게 나가라고 할 수 없어 쭉 함께하다 보니 지금은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발달장애 야구단이 됐다.
공식 훈련은 1주일에 한 번이다.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100평 남짓의 광주 광산구 한 실내 야구장에서 모여 훈련하고 있다. 훈련 지도는 대학 선수 출신으로 유소년 지도자 생활을 하는 임방현(40)씨가 맡고 있다.
임씨가 E·T 야구단과 연을 맺게 된 것은 2019년이다. 장애인 야구단 감독을 맡아줄 수 있느냐고 먼저 제의가 들어왔다. 임씨는 처음에는 거절했다. 이미 가르치고 있는 아이들이 있는 데다가 장애를 앓고 있는 아이들의 경우 지도하기 쉽지 않아서였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야구가 상대방에 대한 배려, 함께하는 팀워크, 유대감을 비롯한 사회성을 높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말에 마음이 열렸다.
임씨는 "아이들이 야구를 정말 좋아한다. 열정 하나만큼은 프로 선수 못지않다"며 "초등학교 저학년 팀과 경기를 종종 하는데 승패를 떠나서 '형들 진짜 열심히 한다' 등의 말을 들으면 이 또한 장애인 인식 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T 야구단은 지난 2023년 6월부터 고향사랑기부제 지정기부 사업으로 지원을 받고 있다. KIA의 사회공헌 사업이 종료되면서 지원이 끊기게 되자 동구가 방안을 모색한 것이다. 지금까지 모금액은 7억여 원에 달한다.
동구는 E·T 야구단이 자유롭게 훈련할 수 있도록 모금액으로 지역 내에 실내 야구장을 지을 계획이다. 향후에는 발달장애 조기 발견과 치료·지원에 모금액을 사용할 방침이다.

최근에는 경기도 김포시에서 열린 '제3회 이만수배 발달 장애인 티볼 야구대회'에 출전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첫 출전한 전국대회였다.
발달장애인 야구 대회가 따로 없어 티볼 대회에 출전했다. 함께 경기하는 것이 의미 있는 도전이라 참가했다고 한다. 첫 경기 부전승에 이어 두 번째 경기를 15대3으로 승리를 따냈으며, 최종 결승전에서도 상대를 12대6으로 꺾으며 3전 전승으로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고향사랑기부제에 후원자 8명도 경기장을 찾아 직접 응원을 하기도 했다.

E·T 야구단 소속 홍진성(26)씨와 권지유(21)씨는 "처음에는 공 날아오는 것도 무서웠지만 지금은 많이 연습해 실력이 꽤 좋아졌다"며 "더 노력해서 장애인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 꿈이다"고 말했다.
E·T 야구단 운영을 맡고 있는 동구장애인복지관 관계자는 "많은 사람들이 고향사랑기부제로 큰 관심을 주고 있어 감사하다"며 "각 지역마다 발달장애인 야구단이 생겨 서로 교류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희망했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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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소고기 수입 논란 증폭되나···"수입계획 철회해야"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이하 연맹)은 16일 오후 전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정부가 대(對)미 관세 협상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규제 완화, 농식품 수입 등을 고려하면서 전남지역 농·축산 농가들이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다만 정부는 농심이 들끓자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이하 연맹)은 16일 오후 전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연맹은 "이재명 정부는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 계획을 즉각 중단하라"며 "최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 있어 농산물 개방 압력에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것은 사실상 농산물 시장 개방을 시사한 선언"이라며 우려했다.이어 "미국산 쌀과 쇠고기, GMO 농산물 수입이 대폭 확대될 경우 국내 농업 기반은 물론 국민 건강과 식량주권까지 심각한 위협에 처하게 될 것이라"며 "TRQ(저율관세할당물량) 수입량이 이미 늘어난 상황에서 미국산 쌀 4만 톤 추가 도입은 쌀값 하락과 농가 붕괴로 직결된다"고 강조했다.이들은 "이재명 대통령이 송미령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으로 임명한 것 자체가 농민을 버린 결정"이라며 "송 본부장의 구속과 통상 정책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이어 "호남 민심은 이미 이재명 정부와 멀어지기 시작했다"며 "쌀값이 무너지면 농업 전체가 무너진다. 농업을 지키는 투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또 연맹은 오는 18일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대규모 규탄 집회를 예고하며 지역 농민단체들과 연대한 연대투쟁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앞서 지난 14일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농산물의 경우 우리가 전략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며 "민감하고 지켜야 할 부분이 있는 만큼 지킬 것은 지키되 협상 전체의 틀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언급했다.미국은 관세협상을 위해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유전자변형작물(LMO) 감자, 미국산 사과·쌀 수입개방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정부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대미 관세협상 타결과 관련해 "정부 차원에서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농식품부는 우리 농업의 민감성을 최대한 반영하고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신중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농식품부는 공식적으로는 수입 확대를 반대하고 있지만 산업부와의 관련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산업부 역시 전날 입장을 내고 "농축산물 개방과 관련해 정부가 결정한 바 없다"면서도 "쌀과 소고기 등 농축산물의 민감성을 감안해 관게부처와 긴밀히 협의하며 신중히 대응 중"이라고 밝혔다.한편, 한국은 지난 2008년 광우병 사태 이후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금지해왔다. 30개월령 이상 소에서 광우병을 유발하는 물질이 검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지면서 당시 거센 국민적 반발이 있었다. 농식품부는 이에 대해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미국산 사과의 경우도, 미국이 사과 수입을 위한 위험분석을 신청한 1993년 이후 32년째 정부는 8단계 중 2단계 이후 검역 절차를 진행시키지 않았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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