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짝 마른 대기와 대지···대형 산불의 '화근'"

입력 2025.05.27. 17:24 김종찬 기자
국립산림과학원 산불연구과 안수정 연구사
국립산림과학원 산불연구과 안수정 연구사

"평년보다 기온이 오르고, 눈·비가 오지 않는 날이 계속되면서 대지와 대기가 메말라 있기 때문에 작은 불씨가 대형 산불로 번질 수 있는 산림 환경이 마련됩니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불연구과 안수정 연구사의 설명이다.

기후변화 탓에 산불의 위험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기온은 매년 상승하고, 강수량은 특정 기간에 집중되는 경향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건조할 때는 더욱 건조하고, 비가 올 때는 더욱 많은 비가 한꺼번에 내리는 극한 기상현상은 기후변화의 주요한 특징 중의 하나다.

특히 건조가 지속되는 우리나라의 봄철에는 수풀이 바짝 말라 언제든 대형 산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입산자의 실화나 인근 농경지에서의 폐기물 소각 등도 여전하다. 최근 발생한 산불의 대다수가 입산자에 의한 실화 혹은 산악지역 인근 주민들이 부주의하게 다룬 불씨가 화근이 됐다.

안 연구사는 "최근 대형 산불로 번진 경북지역을 보면 고온건조한 날씨가 산불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확실히 알 수 있다"며 "산불발생 당시 초여름에 가까운 이상고온과 겨울철에 극히 적은 눈과 비가 내려 건조한 날씨가 이어졌는데, 이런 기본적인 조건이 악화된 상태에서 바람까지 강하게 불면서 산불이 대형화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온이 높아도 습도가 같이 올라간다면 대기와 대지가 물을 충분히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산불의 발생과 확산 위험이 낮아지지만, 기온이 높고, 대기와 대지가 건조한 경우 국토 여러 곳에서 산불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는 확률이 높다"며 "특히 건조와 강풍이 겹치는 날에는 하루에도 여러 건씩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발생하는 경우를 종종 만날 수 있는 것도 기후의 변화 탓이다"고 설명했다.

안 연구사는 이상기후로 인해 산불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환경에서는 일상에서의 작은 노력이 동반돼야 막을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라이터나 취사도구를 산에 가져가면 안된다는 것은 그나마 많은 국민들에게 알려져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인근에 사는 주민들의 노력"이라며 "주민들이 산 아래에서 쓰레기를 태우는 것은 절대 삼가해야 하며, 예초 작업이나 용접 작업 등 일상적인 작업에서 나오는 작은 불씨라도 건조한 날씨에서는 대형산불로 번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목 보일러의 경우도 주변에 산림이 우거졌다면 재를 처리할 때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산불 발생의 대부분은 인위적 이유로 발생한다"며 "산에서는 작은 불씨도 산불로 이어질 수 있으며, 실수로 산불을 내더라도 큰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3년이하의 징역, 3천만원 이하의 벌금), 산에 갈 때는 항상 조심해 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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