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년보다 기온이 오르고, 눈·비가 오지 않는 날이 계속되면서 대지와 대기가 메말라 있기 때문에 작은 불씨가 대형 산불로 번질 수 있는 산림 환경이 마련됩니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불연구과 안수정 연구사의 설명이다.
기후변화 탓에 산불의 위험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기온은 매년 상승하고, 강수량은 특정 기간에 집중되는 경향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건조할 때는 더욱 건조하고, 비가 올 때는 더욱 많은 비가 한꺼번에 내리는 극한 기상현상은 기후변화의 주요한 특징 중의 하나다.
특히 건조가 지속되는 우리나라의 봄철에는 수풀이 바짝 말라 언제든 대형 산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입산자의 실화나 인근 농경지에서의 폐기물 소각 등도 여전하다. 최근 발생한 산불의 대다수가 입산자에 의한 실화 혹은 산악지역 인근 주민들이 부주의하게 다룬 불씨가 화근이 됐다.
안 연구사는 "최근 대형 산불로 번진 경북지역을 보면 고온건조한 날씨가 산불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확실히 알 수 있다"며 "산불발생 당시 초여름에 가까운 이상고온과 겨울철에 극히 적은 눈과 비가 내려 건조한 날씨가 이어졌는데, 이런 기본적인 조건이 악화된 상태에서 바람까지 강하게 불면서 산불이 대형화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온이 높아도 습도가 같이 올라간다면 대기와 대지가 물을 충분히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산불의 발생과 확산 위험이 낮아지지만, 기온이 높고, 대기와 대지가 건조한 경우 국토 여러 곳에서 산불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는 확률이 높다"며 "특히 건조와 강풍이 겹치는 날에는 하루에도 여러 건씩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발생하는 경우를 종종 만날 수 있는 것도 기후의 변화 탓이다"고 설명했다.

안 연구사는 이상기후로 인해 산불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환경에서는 일상에서의 작은 노력이 동반돼야 막을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라이터나 취사도구를 산에 가져가면 안된다는 것은 그나마 많은 국민들에게 알려져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인근에 사는 주민들의 노력"이라며 "주민들이 산 아래에서 쓰레기를 태우는 것은 절대 삼가해야 하며, 예초 작업이나 용접 작업 등 일상적인 작업에서 나오는 작은 불씨라도 건조한 날씨에서는 대형산불로 번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목 보일러의 경우도 주변에 산림이 우거졌다면 재를 처리할 때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산불 발생의 대부분은 인위적 이유로 발생한다"며 "산에서는 작은 불씨도 산불로 이어질 수 있으며, 실수로 산불을 내더라도 큰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3년이하의 징역, 3천만원 이하의 벌금), 산에 갈 때는 항상 조심해 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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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추락사' 광주 제석산 구름다리 폐쇄 요구 높아져 9일 오전 광주 남구 봉선동 제석산 구름다리의 모습. 이 다리에서 지난 2017년부터 최근까지 9건의 추락사고가 발생, 8명이 숨졌다. 강주비 기자 올해에만 3명이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잇따른 광주 제석산 구름다리를 두고, 해당 시설을 임시 폐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행정당국이 추락 방지망 등 안전 시설을 설치 중이지만, 공사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사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진입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다.9일 광주 남구 등에 따르면, 남구 봉선동 제석산 구름다리에서는 2017년부터 최근까지 총 9건의 추락 사고가 발생했다. 이 중 8명이 숨지고 1명은 중상을 입었다.특히 올해 들어서만 4건의 추락 사고가 발생해 3명이 사망하고 1명이 크게 다친 것으로 확인됐다.가장 최근 사고는 지난 8일 오후 2시25분께 발생했다. 40대 남성 A씨가 구름다리 아래로 떨어져 숨졌다.불과 18일 전인 지난 6월 20일에도 40대 남성 B씨가 추락해 중상을 입었고, 지난 4월과 2월에도 각각 30대 남성과 4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잇따른 사고에 남구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올해 첫 사망 사고가 발생한 직후인 지난 2월말 남구는 2억원 규모의 특별조정교부금을 투입해 구름다리 안전 시설 설치를 위한 실시설계 용역을 진행했다. 현재 방범용 CCTV, 경관 조명, 추락방지망 설치 등을 포함한 공사를 추진 중이다. 최근 착공에 들어간 추락방지망은 오는 8월13일까지 설치될 예정이다. 상단에는 길이 47m·폭 20m의 대형 그물망이, 하단에는 길이 28m·폭 10m 규모의 그물망 2개가 각각 설치된다.하지만 이러한 공사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지역 사회에서는 사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공사 완료 전까지 구름다리 진입을 임시 차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추락방지망 준공까지 최소 한 달가량이 남은 만큼, 사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구름다리 진입 자체를 일시적으로 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남구에 거주하는 박모(43)씨는 "올해에만 벌써 세 번째 사고라고 들었는데, 그럼에도 여전히 개방돼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안전망 설치가 늦어지는 상황이라면 그때까지만이라도 출입을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주월동 주민 차규환(36)씨는 "사람 목숨이 오가는 문제인데 시설 공사만 기다리는 건 너무 안일한 대응"이라며 "사고 가능성이 뻔히 보이는데 방치하는 건 행정의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하지만 남구는 다리의 '임시 폐쇄'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9일 오전 광주 남구 봉선동 제석산 구름다리로 이어지는 진입로 계단 옆에 24시간 위기상담 등 전화번호가 적힌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제석산 구름다리에서는 지난 2017년부터 최근까지 9건의 추락사고가 발생, 8명이 숨졌다. 강주비 기자남구 관계자는 "공사는 자재 확보와 장비 수배 등 시공업체 측 준비로 아직 본격 착공 전"이라며 "일주일 뒤쯤 본공사가 시작될 예정"이라며 "구름다리는 회전형 원통 난간 구조에 높이가 2m여서 통상적인 방법으로는 넘어가기 어렵다. 이번 사고 역시 다리 시작 부분 경사면 펜스를 넘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중 군부대용 철조망을 펜스에 추가 설치해 경사면 진입을 막을 계획"이라고 전했다.그러나 철조망 또한 모포를 덮거나 훼손하면 무력화될 수 있어 근본적인 대책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정창수 남구의원은 "지금까지 사고 양상을 보면 단순히 안전시설을 늘린다고 사고를 완전히 막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그물망 설치까지는 시간적 공백이 존재하는 만큼, 이 기간만이라도 구름다리나 제석산 진입을 임시로 제한하는 것이 가장 실효성 있는 대책"이라고 강조했다.이어 "다만 폐쇄 범위와 기간 등은 담당 부서와 의회가 긴급히 협의해 조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한편, 남구는 추락방지망 설치와 함께 올해 하반기까지 CCTV 및 자살예방 전화 설치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또 구름다리 밑 생태터널 복원사업 추진을 위해 관련 예산 약 50억원을 환경부와 국토교통부에 지속 건의한다는 방침이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마음을 들어주는 랜선친구)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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