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여명 참석…건강·생계 피해 호소
"고령층 방문 상담·보상 안내 필요"
"학교, 통학로 등 분진 제거 시급"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현장 인근 주민들이 완진 이후에도 분진과 냄새로 정상적인 생활이 어렵다며 실질적인 일상 회복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26일 광주 광산구는 어룡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금호타이어 화재 관련 '주민 대상 화재 대응 진행상황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설명회는 화재 대응 경과와 향후 계획을 공유하고, 주민 의견을 수렴해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현장에는 박병규 광산구청장과 안전교통국, 환경녹지국, 보건소 등 관계 부서 공무원들이 참석했다.
설명회에는 주민 200여 명이 몰려 건강 피해와 생계 곤란, 대응의 실효성 부족에 대한 고충과 절박함을 쏟아냈다.
삼라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화재 이후 분진과 연기 탓에 지금까지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친척 집을 전전하고 있다"며 "집안을 청소해도 시커먼 가루가 계속 묻어나와 도저히 머물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고령층 거주 비율이 높은 아파트 단지에는 건강 악화 우려와 함께 피해 접수·상담 접근성의 어려움이 제기됐다. 한 아파트 통장은 "우리 아파트엔 94세 어르신도 계신다. 보건소에 직접 가기엔 거동이 불편하다"며 고령층을 위한 방문 상담과 안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분진으로 인한 2차 피해를 걱정했다. 주민 정모 씨는 "한국타이어 화재 당시엔 유치원과 학교 운동장, 통학로까지 전면 세척했지만, 이번엔 그런 조치가 보이지 않는다"며 "아이들이 다니는 길만큼은 가장 먼저 청소해 달라"고 요청했다.
실내 가전과 생활용품 피해 사례도 이어졌다. 서라아파트 거주 주민은 "화재 당시 주방 쪽 창문이 열려 있던 탓에 세탁기, 밥솥, 그릇까지 분진이 내려앉았다"며 "그냥 설거지하거나 세탁해서 사용해도 괜찮은지, 공식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다른 주민은 "공기청정기를 계속 틀고 있다 보니 전기요금 부담이 크다. 이런 부분도 보상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작물 피해를 호소한 주민도 있었다. 소촌동의 한 주민은 "텃밭에 심은 채소가 분진에 덮여 전부 폐기해야 할 상황"이라며 "손해가 큰데도 아무런 안내가 없어 막막하다"고 말했다.
일부 주민은 화재 초기 대응 방식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소촌동 모아드림타운1차 주민 최모 씨는 "17일 오전부터 상황이 심각했지만, 대피 안내 문자는 18일 오후에야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광산구 관계자는 "문자와 방송, 마스크 배부 등 복합적 조치를 취했으나, 일부 전달 누락이 있었다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보상과 관련해서는 "금타가 명확한 기준과 계획을 내놓아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기도 했다.
박병규 광산구청장은 "현재까지 1만여 건 이상의 피해 접수가 이뤄졌고, 금호타이어 측과도 보험사 연계를 통한 보상 기준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각종 피해에 대한 주민 기록은 이후 보상 과정에서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상 회복을 위한 환경 정비와 건강 보호, 정보 제공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며 "금타 측과 협의해 통학로·놀이터 분진 제거, 고령층 상담 지원 등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광산구청 1층 송정보건지소에 마련된 '금호타이어 화재사고 주민 피해현황 접수처'는 오는 28일까지 운영되며, 접수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가능하다. 이날 오후 12시 기준 7천12명이 인적 피해 6천616건, 물적 피해 3천574건 등 청 1만1천300건의 피해를 접수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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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추락사' 광주 제석산 구름다리 폐쇄 요구 높아져 9일 오전 광주 남구 봉선동 제석산 구름다리의 모습. 이 다리에서 지난 2017년부터 최근까지 9건의 추락사고가 발생, 8명이 숨졌다. 강주비 기자 올해에만 3명이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잇따른 광주 제석산 구름다리를 두고, 해당 시설을 임시 폐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행정당국이 추락 방지망 등 안전 시설을 설치 중이지만, 공사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사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진입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다.9일 광주 남구 등에 따르면, 남구 봉선동 제석산 구름다리에서는 2017년부터 최근까지 총 9건의 추락 사고가 발생했다. 이 중 8명이 숨지고 1명은 중상을 입었다.특히 올해 들어서만 4건의 추락 사고가 발생해 3명이 사망하고 1명이 크게 다친 것으로 확인됐다.가장 최근 사고는 지난 8일 오후 2시25분께 발생했다. 40대 남성 A씨가 구름다리 아래로 떨어져 숨졌다.불과 18일 전인 지난 6월 20일에도 40대 남성 B씨가 추락해 중상을 입었고, 지난 4월과 2월에도 각각 30대 남성과 4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잇따른 사고에 남구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올해 첫 사망 사고가 발생한 직후인 지난 2월말 남구는 2억원 규모의 특별조정교부금을 투입해 구름다리 안전 시설 설치를 위한 실시설계 용역을 진행했다. 현재 방범용 CCTV, 경관 조명, 추락방지망 설치 등을 포함한 공사를 추진 중이다. 최근 착공에 들어간 추락방지망은 오는 8월13일까지 설치될 예정이다. 상단에는 길이 47m·폭 20m의 대형 그물망이, 하단에는 길이 28m·폭 10m 규모의 그물망 2개가 각각 설치된다.하지만 이러한 공사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지역 사회에서는 사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공사 완료 전까지 구름다리 진입을 임시 차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추락방지망 준공까지 최소 한 달가량이 남은 만큼, 사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구름다리 진입 자체를 일시적으로 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남구에 거주하는 박모(43)씨는 "올해에만 벌써 세 번째 사고라고 들었는데, 그럼에도 여전히 개방돼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안전망 설치가 늦어지는 상황이라면 그때까지만이라도 출입을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주월동 주민 차규환(36)씨는 "사람 목숨이 오가는 문제인데 시설 공사만 기다리는 건 너무 안일한 대응"이라며 "사고 가능성이 뻔히 보이는데 방치하는 건 행정의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하지만 남구는 다리의 '임시 폐쇄'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9일 오전 광주 남구 봉선동 제석산 구름다리로 이어지는 진입로 계단 옆에 24시간 위기상담 등 전화번호가 적힌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제석산 구름다리에서는 지난 2017년부터 최근까지 9건의 추락사고가 발생, 8명이 숨졌다. 강주비 기자남구 관계자는 "공사는 자재 확보와 장비 수배 등 시공업체 측 준비로 아직 본격 착공 전"이라며 "일주일 뒤쯤 본공사가 시작될 예정"이라며 "구름다리는 회전형 원통 난간 구조에 높이가 2m여서 통상적인 방법으로는 넘어가기 어렵다. 이번 사고 역시 다리 시작 부분 경사면 펜스를 넘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중 군부대용 철조망을 펜스에 추가 설치해 경사면 진입을 막을 계획"이라고 전했다.그러나 철조망 또한 모포를 덮거나 훼손하면 무력화될 수 있어 근본적인 대책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정창수 남구의원은 "지금까지 사고 양상을 보면 단순히 안전시설을 늘린다고 사고를 완전히 막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그물망 설치까지는 시간적 공백이 존재하는 만큼, 이 기간만이라도 구름다리나 제석산 진입을 임시로 제한하는 것이 가장 실효성 있는 대책"이라고 강조했다.이어 "다만 폐쇄 범위와 기간 등은 담당 부서와 의회가 긴급히 협의해 조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한편, 남구는 추락방지망 설치와 함께 올해 하반기까지 CCTV 및 자살예방 전화 설치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또 구름다리 밑 생태터널 복원사업 추진을 위해 관련 예산 약 50억원을 환경부와 국토교통부에 지속 건의한다는 방침이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마음을 들어주는 랜선친구)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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