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째 집에도 못가요"···금타 화재 피해 주민들 일상 회복 요원

입력 2025.05.26. 17:21 강주비 기자
광산구 화재사고 대응 주민설명회
200여명 참석…건강·생계 피해 호소
"고령층 방문 상담·보상 안내 필요"
"학교, 통학로 등 분진 제거 시급"
26일 오전 광주 광산구 어룡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관련 '주민 대상 화재 대응 진행상황 설명회'가 진행됐다. 강주비 기자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현장 인근 주민들이 완진 이후에도 분진과 냄새로 정상적인 생활이 어렵다며 실질적인 일상 회복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26일 광주 광산구는 어룡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금호타이어 화재 관련 '주민 대상 화재 대응 진행상황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설명회는 화재 대응 경과와 향후 계획을 공유하고, 주민 의견을 수렴해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현장에는 박병규 광산구청장과 안전교통국, 환경녹지국, 보건소 등 관계 부서 공무원들이 참석했다.

설명회에는 주민 200여 명이 몰려 건강 피해와 생계 곤란, 대응의 실효성 부족에 대한 고충과 절박함을 쏟아냈다.

삼라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화재 이후 분진과 연기 탓에 지금까지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친척 집을 전전하고 있다"며 "집안을 청소해도 시커먼 가루가 계속 묻어나와 도저히 머물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고령층 거주 비율이 높은 아파트 단지에는 건강 악화 우려와 함께 피해 접수·상담 접근성의 어려움이 제기됐다. 한 아파트 통장은 "우리 아파트엔 94세 어르신도 계신다. 보건소에 직접 가기엔 거동이 불편하다"며 고령층을 위한 방문 상담과 안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분진으로 인한 2차 피해를 걱정했다. 주민 정모 씨는 "한국타이어 화재 당시엔 유치원과 학교 운동장, 통학로까지 전면 세척했지만, 이번엔 그런 조치가 보이지 않는다"며 "아이들이 다니는 길만큼은 가장 먼저 청소해 달라"고 요청했다.

실내 가전과 생활용품 피해 사례도 이어졌다. 서라아파트 거주 주민은 "화재 당시 주방 쪽 창문이 열려 있던 탓에 세탁기, 밥솥, 그릇까지 분진이 내려앉았다"며 "그냥 설거지하거나 세탁해서 사용해도 괜찮은지, 공식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다른 주민은 "공기청정기를 계속 틀고 있다 보니 전기요금 부담이 크다. 이런 부분도 보상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작물 피해를 호소한 주민도 있었다. 소촌동의 한 주민은 "텃밭에 심은 채소가 분진에 덮여 전부 폐기해야 할 상황"이라며 "손해가 큰데도 아무런 안내가 없어 막막하다"고 말했다.

일부 주민은 화재 초기 대응 방식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소촌동 모아드림타운1차 주민 최모 씨는 "17일 오전부터 상황이 심각했지만, 대피 안내 문자는 18일 오후에야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광산구 관계자는 "문자와 방송, 마스크 배부 등 복합적 조치를 취했으나, 일부 전달 누락이 있었다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보상과 관련해서는 "금타가 명확한 기준과 계획을 내놓아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기도 했다.

박병규 광산구청장은 "현재까지 1만여 건 이상의 피해 접수가 이뤄졌고, 금호타이어 측과도 보험사 연계를 통한 보상 기준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각종 피해에 대한 주민 기록은 이후 보상 과정에서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상 회복을 위한 환경 정비와 건강 보호, 정보 제공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며 "금타 측과 협의해 통학로·놀이터 분진 제거, 고령층 상담 지원 등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광산구청 1층 송정보건지소에 마련된 '금호타이어 화재사고 주민 피해현황 접수처'는 오는 28일까지 운영되며, 접수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가능하다. 이날 오후 12시 기준 7천12명이 인적 피해 6천616건, 물적 피해 3천574건 등 청 1만1천300건의 피해를 접수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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