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3층에 안락한 공간 제공
심리적 편안함 돕는 물건 배치
월 40여 건 신청…13년째 운영

"안녕하세요. 광주법원 증인지원관입니다. 귀하는 2025. 5. 26. 11:00 2024고합0000호 스토킹범죄 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사건의 증인으로 채택되었습니다."
사건의 증인으로 채택되면 받는 문자다. 증인으로 채택됐을 때 어떻게 증언을 해야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또 심리적이나 신체적으로 법정에 출석해 증언하기 어려운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중범죄의 가해자와 한 공간에 있다는 것이 심리적으로 압박될 수 있다. 이럴 때 신청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증인지원프로그램'이다.
광주고법은 26일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특별증인지원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증인지원프로그램은 크게 일반증인지원프로그램과 특별증인지원프로그램으로 나뉜다. 일반증인지원프로그램은 일반증인지원실을 방문하는 모든 형사사건의 증인이 신청할 수 있으며, 이날 기자단이 체험한 특별증인지원프로그램은 성폭력범죄나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나 학대 범죄, 보복가능성이 있는 사건이나 강력범죄 사건의 증인일 경우 신청할 수 있다.
이날 기자단은 특별증인지원프로그램을 신청한 증인의 동선을 따라 법원 3층에 마련된 한 장소에 도착했다. 피고인이나 피고 측 지인에게 눈에 띄지 않아야 하기에 법원 직원들만 드나들 수 있는 곳에 장소가 마련됐다.
해당 장소는 아기자기한 인형들과 형형색색의 의자들로 꾸며져 있었으며, 색칠할 수 있는 책도 비치돼 있었다. 또 프로그램을 신청한 증인은 만지면 고무처럼 탄성이 있는 일명 '말랑이' 인형도 선물로 받을 수 있었다.

이처럼 증인이 심리적 안정을 느낀 후 증인지원관은 증인에게 법정 내부가 익숙하게 느껴질 수 있도록 사진 등을 이용해 증언의 필요성과 증언을 거부할 수 있는 요건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이후 증인은 화상증언실로 이동했다. 피고인을 퇴정시킨 재판장은 법정 내 TV를 통해 화상 증언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화면에는 재판장과 검사, 피고 측 변호인 얼굴만 나와 증인이 마음 편히 이야기 할 수 있도록 환경이 조성된 듯 보였다.
차기현 광주고법 공보판사는 "실제 화상 증언보다 재판정에 직접 서야 하는 경우가 많다. 판사가 증인의 태도와 발언의 신빙성을 직접 보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타지역에서 재판을 받아야 하는 지역민이 화상 증언을 신청하면 방금 체험했던 화상증언실에서 증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반대 상황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별증인지원프로그램 신청 건수는 매월 30~40건"이라며 "어려운 상황 속 법원을 찾아온 증인들에게 조금이나마 심리적 안정감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광주고법과 광주지법은 지난 2013년 서울중앙지법과 함께 증인지원제도를 실시, 13년간 운영해오고 있다. 지난해 증인지원관의 상담·안내 만족도와 일반증인지원실 환경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만족도 100%를 받기도 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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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추락사' 광주 제석산 구름다리 폐쇄 요구 높아져 9일 오전 광주 남구 봉선동 제석산 구름다리의 모습. 이 다리에서 지난 2017년부터 최근까지 9건의 추락사고가 발생, 8명이 숨졌다. 강주비 기자 올해에만 3명이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잇따른 광주 제석산 구름다리를 두고, 해당 시설을 임시 폐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행정당국이 추락 방지망 등 안전 시설을 설치 중이지만, 공사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사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진입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다.9일 광주 남구 등에 따르면, 남구 봉선동 제석산 구름다리에서는 2017년부터 최근까지 총 9건의 추락 사고가 발생했다. 이 중 8명이 숨지고 1명은 중상을 입었다.특히 올해 들어서만 4건의 추락 사고가 발생해 3명이 사망하고 1명이 크게 다친 것으로 확인됐다.가장 최근 사고는 지난 8일 오후 2시25분께 발생했다. 40대 남성 A씨가 구름다리 아래로 떨어져 숨졌다.불과 18일 전인 지난 6월 20일에도 40대 남성 B씨가 추락해 중상을 입었고, 지난 4월과 2월에도 각각 30대 남성과 4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잇따른 사고에 남구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올해 첫 사망 사고가 발생한 직후인 지난 2월말 남구는 2억원 규모의 특별조정교부금을 투입해 구름다리 안전 시설 설치를 위한 실시설계 용역을 진행했다. 현재 방범용 CCTV, 경관 조명, 추락방지망 설치 등을 포함한 공사를 추진 중이다. 최근 착공에 들어간 추락방지망은 오는 8월13일까지 설치될 예정이다. 상단에는 길이 47m·폭 20m의 대형 그물망이, 하단에는 길이 28m·폭 10m 규모의 그물망 2개가 각각 설치된다.하지만 이러한 공사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지역 사회에서는 사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공사 완료 전까지 구름다리 진입을 임시 차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추락방지망 준공까지 최소 한 달가량이 남은 만큼, 사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구름다리 진입 자체를 일시적으로 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남구에 거주하는 박모(43)씨는 "올해에만 벌써 세 번째 사고라고 들었는데, 그럼에도 여전히 개방돼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안전망 설치가 늦어지는 상황이라면 그때까지만이라도 출입을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주월동 주민 차규환(36)씨는 "사람 목숨이 오가는 문제인데 시설 공사만 기다리는 건 너무 안일한 대응"이라며 "사고 가능성이 뻔히 보이는데 방치하는 건 행정의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하지만 남구는 다리의 '임시 폐쇄'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9일 오전 광주 남구 봉선동 제석산 구름다리로 이어지는 진입로 계단 옆에 24시간 위기상담 등 전화번호가 적힌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제석산 구름다리에서는 지난 2017년부터 최근까지 9건의 추락사고가 발생, 8명이 숨졌다. 강주비 기자남구 관계자는 "공사는 자재 확보와 장비 수배 등 시공업체 측 준비로 아직 본격 착공 전"이라며 "일주일 뒤쯤 본공사가 시작될 예정"이라며 "구름다리는 회전형 원통 난간 구조에 높이가 2m여서 통상적인 방법으로는 넘어가기 어렵다. 이번 사고 역시 다리 시작 부분 경사면 펜스를 넘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중 군부대용 철조망을 펜스에 추가 설치해 경사면 진입을 막을 계획"이라고 전했다.그러나 철조망 또한 모포를 덮거나 훼손하면 무력화될 수 있어 근본적인 대책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정창수 남구의원은 "지금까지 사고 양상을 보면 단순히 안전시설을 늘린다고 사고를 완전히 막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그물망 설치까지는 시간적 공백이 존재하는 만큼, 이 기간만이라도 구름다리나 제석산 진입을 임시로 제한하는 것이 가장 실효성 있는 대책"이라고 강조했다.이어 "다만 폐쇄 범위와 기간 등은 담당 부서와 의회가 긴급히 협의해 조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한편, 남구는 추락방지망 설치와 함께 올해 하반기까지 CCTV 및 자살예방 전화 설치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또 구름다리 밑 생태터널 복원사업 추진을 위해 관련 예산 약 50억원을 환경부와 국토교통부에 지속 건의한다는 방침이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마음을 들어주는 랜선친구)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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