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공식 확인 안돼…자체 조사 중"
법무부 등과 간담회·종합대책 수립
"정치적 이용…경제 타격 불가피"

미국 정부가 최근 강제노동을 이유로 신안 태평염전의 소금 수입을 금지한 가운데, 전국 외국인 계절근로자에 대한 인신매매 실태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전남 지역 김·전복 등 주요 양식 산업의 추가 금수조치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25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미국 국무부는 지난 1월 한국을 방문해 이주노동자 관련 단체들과 면담을 갖고, 국내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의 문제점에 대해 논의했다. 이후에도 해당 단체들과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국내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 문제를 지속적으로 문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미국 관세 압박 정책의 연장선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세관국경보호청(CBP)은 지난 3일 신안군 태평염전에서 강제노동으로 생산됐다고 의심되는 천일염 제품에 대해 수입보류명령(WRO)을 내린 바 있다.
미국의 실태조사가 공식화될 경우, 국내 인권 상황이 수출 판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와 지자체 모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수산 1번지'로 불리는 전남 지역의 경우 우려가 더욱 크다.
지난해 전남도 수산물 생산액은 총 3조5천298억원으로, 지역 어업인 수(3만3천272명)를 감안하면 1인당 연평균 1억원 이상의 고소득을 기록했다. 또 현재 김·전복 양식장 등에서 외국인 계절근로자 1천853명이, 농업 분야에서는 4천670명이 근무 중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미국 국무부의 실태조사 착수 소식을 최근 뉴스 보도를 통해 인지했다"며 "아직 공식 확인된 내용은 없으나, 실제 인권 침해 여부와 지역 어민들의 피해 가능성에 대비해 도 차원에서 별도의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전남도는 지난 22일 법무부, 해수부, 김 양식장에서 착취 피해가 있었던 고흥·완도군 등과 함께 외국인 근로자 인권 강화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서는 시군별 외국인 노동자 관련 현황 공유 및 계절근로제 법제화, 브로커 처벌 근거 마련, 공공형 계절근로제 도입 등의 대응책이 검토됐다.
더불어 전남도는 외국인 근로자의 사회적 고립 해소, 고용주 및 근로자 인식 개선, 노동인권 실태조사, 사회안전망 구축, 지역사회 정착 지원 등 5대 분야 17개 과제로 구성된 '취약 분야 외국인 근로자 노동인권 보호 종합대책'도 수립한 상태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의 실태조사 자체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미국이 강제노동 및 인신매매 문제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나,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동시에 국내에서는 그동안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인권 문제에 소홀했던 점을 되짚어봐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조창익 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공동대표는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인권 개선은 당연히 이뤄져야 하지만, 미국이 관세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느낌도 있다"며 "태평염전 소금 금수조치로 인해 전남 전체에 부정적 이미지가 씌워지고 있으며, 만약 김·전복 등 다른 산업으로까지 확산된다면 경제적 타격은 상당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한 노동 관련 센터 관계자는 "미국의 조치가 과도하게 느껴질 수는 있으나, 우리 역시 계절근로제 시행 10년이 넘도록 인권 문제를 적극적으로 들여다보지 않은 점은 분명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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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시민들, 술잔 내려놓고 ‘덤벨’ 들었다
게티이미지뱅크
‘술은 줄이고, 운동은 늘리고’코로나 시기 이후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이나 ‘갓생(부지런한 삶)’처럼 건강과 자기관리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광주 지역 생활 지표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음식주점 수와 폭음률은 감소한 반면, 운동시설은 증가하는 등 ‘건강을 중시하는 삶‘의 방식이 점차 자리잡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16일 국가데이터포털과 질병관리청 등에 따르면, 광주 지역 내 음식주점 수는 지난 2021년 2만1천744개에서 2024년 2만884개로 줄었다. 3년 만에 860곳이 폐업하거나 업종을 전환한 셈이다.같은 기간 전국 음식주점 수 역시 80만648곳에서 78만8천862곳으로 줄어 전반적인 감소세를 보였다.음식주점이 줄어드는 사이 운동시설은 늘어났다.광주 지역 내 운동시설 건물 수는 2021년 133동에서 2024년 162동으로 21.80% 증가했다.연도별로 보면 2019년 117동, 2020년 127동, 2021년 133동, 2022년 151동, 2023년 164동으로 꾸준히 확대됐다.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코로나19가 바꾼 ‘건강’, ‘자기관리’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감염병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부 모임이 차단되자, 시민들이 소모적 유흥 대신 스스로를 가꾸는 ‘자기 관리’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특히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중심으로 당일 운동 성공을 인증하는 ‘오운완’과 체형을 기록하는 ‘바디프로필’ 열풍이 불었으며,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는 ‘갓생’문화 등이 이어졌다. 이에 헬스장이나 필라테스·요가, 배드민턴장·탁구장 등 생활체육시설 전반에 걸친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나주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박모(31)씨는 “코로나 시기에 입사해 회식 문화가 없었다”면서 “직장 때문에 거처를 옮기며 혼자서 할 수 있는 운동에 집중하게 됐고, 요즘은 러닝을 즐기고 있다. 운동한 게 아깝다는 생각에 술은 점차 멀리하게 됐다”고 말했다.이를 방증하듯 광주 지역민의 폭음률 또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시·도별 월간폭음률 추이’에 따르면, 2023년 37.9%까지 치솟았던 광주 지역 월간 폭음률(중앙값)은 2024년 34.7%, 2025년 30.2%로 2년 연속 하락세다.이는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31.5%)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일상 회복 이후에도 시민들이 술자리를 갖는 대신 건강 관리나 성취감을 얻는 일을 선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전문가들은 팬데믹 당시 대면 모임과 단체활동이 줄면서 음주 기회 자체가 감소한 동시에 건강을 중요시하는 소비 인식이 확산된 점이 이 같은 지표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또 고물가 장기화 속에서 비용 부담이 적은 러닝 등으로 운동 방식이 변화하고 있어 자기관리 중심의 생활 패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최철 숙명여자대학교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건강과 웰빙(well-being·몸과 마음의 편안함과 행복을 추구하는 태도)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부각됐다”면서 “이러한 인식 변화가 여가 활동 시 건강 증진을 위한 선택으로 이어졌고, 상황적으로 음주를 덜 하고 운동을 더 하게 되는 배경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최근에는 지속되는 고물가로 인해 비용 부담이 큰 운동시설 대신 젊은층을 중심으로 러닝과 같이 저렴하게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활동으로 소비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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