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자, 400인분 식사 제공·김밥 기부도
정비 마친 쉘터에 유가족 속속 돌아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179명의 시신이 지난 6일 모두 인도되면서 대부분의 유가족들이 장례를 치르기 위해 무안공항을 떠났지만 자원봉사자들은 여전히 공항을 지키고 있다.
이들은 사태 수습 등을 위해 공항에 남아있는 경찰·소방관·공무원 등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9일 낮 무안국제공항, 수많은 구호·봉사단체들의 밥차와 커피차가 대기하던 관리동 앞 주차장은 다소 한산해졌으나 따뜻한 식사가 내뿜는 연기는 아직 끊기지 않고 있다.
지난 6일 대부분의 유가족이 떠나면서 공항 식당과 구내 식당의 무료 식사는 끝났지만, 교회 봉사단 등이 여전히 400인분 가량의 식사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교회 급식 캠프에서 준비한 점심메뉴는 시금치된장국과 미트볼, 멸치볶음이었다. 대설 특보가 내려진 상황에서도 수색 등을 진행하던 인력들과 공항 상주 직원, 정부와 지자체 관계자, 지원을 나온 경찰 인력, 자원봉사자들도 속속 하얀 천막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당시 무안 기온은 영하 5도를 기록했으나 다행히 점심시간 동안 눈도 내리지 않고 강한 바람도 불지 않아, 천막에 모인 이들은 따뜻한 밥 한 그릇을 먹을 수 있었다.
해당 교회 관계자는 "참사 다음날부터 이곳에서 식사를 제공했으며 유가족분들이 떠난 이후로도 계속 남아있는 관계자들을 위해서 남아있기로 했다"며 "이 지역 많은 구호·봉사단체들이 세월호 때의 봉사 나온 기억을 갖고 있어서 최대한 오랫동안 남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2층 출국장 게이트에서 유가족에게 음료와 간식 등을 지원하던 봉사단체들의 데스크도 절반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구호 물품이 도착하면서 게이트 곳곳에 쌓여 창고처럼 변했다.
참사 당일부터 꾸준히 공항을 찾아 김밥과 간식, 구호품을 기증한 함평의 한 기부자는 유가족들이 떠난 이후에도 자원봉사자와 현장의 관계자들을 위해 김밥 300인분을 매일 가져오고 있다.
자원봉사자 이모(54·여) "현재 공항에 남아있는 분들 모두 나중에 돌아올 유가족분들을 지원하기 위해 모인 분들 아닌가"라며 "추운 날씨임에도 아직 남아있는 분들끼리 서로 비슷한 유대감을 느끼고 있어 밥한끼, 김밥 한줄에도 따스함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장례를 마친 일부 유가족들은 이날부터 공항에 돌아왔으며, 정비를 마친 쉘터 110개동 중 9개 동에 자리잡았다.
참사 유가족들은 오는 11일 제주공항 1층에서 모여 총회를 열 예정이다.
박한신 유가족대표는 "현재 유가족분들의 장례에만 신경쓰고 있으며 이후 방향에 대해 총회에서 논의하겠다"며 "사고조사와 관련해서는 공정하고 투명하게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 그리고 관련 내용을 유족들이 소상히 알게 해야한다는 것만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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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길 5중 추돌 발생"...도심 폭설 대응력 점검
14일 오후 3시30분께 광산구 무진로~월전동 간 도로에서 광주시, 광산소방서 등 10개 기관이 '2025 겨울철 폭설대응 유관기관 합동훈련'을 진행했다. 사진은 소방관들이 중상자 역할을 한 참여자를 들것에 옮기고 있는 모습.
"갑작스런 폭설로 빙판길이 된 도로에서 5중 추돌사고가 발생합니다. 중상자 1명, 경상자 1명."14일 오후 3시30분께 광산구 무진로~월전동 간 도로. 도로 한복판에 멈춰 선 차량 다섯 대 사이로 흰 연기가 천천히 피어올랐다. 엔진 파손으로 새어 나온 연기가 공기 중에 번지자 순찰차가 경광등을 켜고 진입했고, 뒤이어 구조 장비를 실은 소방 차량이 접근했다. 눈 한 점 오지 않는 11월이지만 '폭설로 인한 5중 추돌사고 발생' 상황이 재현됐다.광주시는 이날 '2025 겨울철 폭설대응 유관기관 합동훈련'을 진행했다. 고광완 행정부시장을 비롯해 김준영 시민안전실장, 정태정 자연재난과장, 김동노 광주시자율방재단연합회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광산경찰서·광산소방서·5개 자치구·종합건설본부·한국공항공사·제2순환도로 등 10개 기관 80여 명이 참여해 사고 발생부터 구조, 견인, 제설, 이면도로 대응까지 전 과정을 점검했다."30cm 이상의 폭설로 도로가 빙판이 되고, 차량 다섯 대가 연쇄 추돌해 1km 정체가 발생했다"라는 상황 개시가 선포되자 재난상황실은 곧바로 '대설경보 발령' 보고를 받고 비상 2단계를 가동했다. 우회 안내 문자 전송, 제설차 투입 준비, 기관 간 상황 공유 등 실제 대응 절차와 동일하게 진행됐다.14일 진행 된 2025 겨울철 폭설대응 유관기관 합동훈련차량 다섯 대가 연쇄 추돌한 상황이 주어지자 가장 먼저 광산경찰서 교통순찰반이 현장에 도착해 제설제를 뿌리고 있다.첫 대응 기관인 광산경찰서 교통순찰반이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했다. 순찰차는 도로를 가로막고 접근 차량을 통제했으며, 경찰관들은 트렁크에서 꺼낸 소포장 제설제를 사고 주변 노면에 뿌렸다. 기습 강설 시 경찰이 실제 사용하는 장비다.뒤이어 광산소방서 구조·구급대가 연기 사이로 진입했다. 구조대는 조수석 문이 열리지 않는 상황을 가정해 유압장비를 사용해 문을 절단했고, 중상자 1명을 들것에 싣고 구급차로 이송했다. 경상자 1명도 부축을 받아 후속 조치에 들어갔다. 구조·이송까지의 절차는 실제 사고 대응 동선을 그대로 따랐다.14일 진행된 '2025 겨울철 폭설대응 유관기관 합동훈련'에서 대형 제설차 진입이 어려운 주택가 골목을 대응하기 위해 자율방재단이 제설 훈련을 진행 중이다.사고 조치가 마무리되자 동구·서구 견인차량이 차례로 투입됐다. "첫 번째 차량 이동합니다." 무전 지시에 맞춰 파손 차량 두 대가 도로 밖으로 옮겨졌다. 뒤이어 거대한 제설차량 10대가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종합건설본부 2대, 5개 자치구 차량, 제2순환도로 2대, 한국공항공사 1대 등 1톤부터 15톤까지 다양한 규모의 차량이 줄지어 도로를 통과했다. 제설차 앞쪽 살포 장치에서 습염식 제설제(염수·염화칼슘·고체 제설제 혼합)가 양옆으로 흩뿌려졌고, 노면엔 염수 특유의 냄새가 퍼졌다.이어 자율방재단의 이면도로 대응이 진행됐다. 블로워·브러시·넉가래·개인용 살포기가 등장해 좁은 골목길을 정리하는 시연이 펼쳐졌다. 자율방재단 관계자는 "대형 제설차 진입이 어려운 주택가 골목은 적설 시 민원이 가장 많이 들어오는 지역"이라며 "마을제설반의 빠른 투입이 전체 제설 속도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14일 오후 3시30분께 광산구 무진로~월전동 간 도로에서 광주시, 광산소방서 등 10개 기관이 '2025 겨울철 폭설대응 유관기관 합동훈련'을 진행했다. 훈련에는 고광완 행정부시장을 비롯해 김준영 시민안전실장, 정태정 자연재난과장, 김동노 광주시자율방재단연합회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정태정 광주시 자연재난과장은 "기습 폭설은 예측이 어려워 초기 대응이 늦으면 연쇄 사고로 번질 위험이 크다"며 "과거 10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는데, 관할이 다른 구간이라 대응 공백이 생겼다. 이런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해 상시 협조체계를 구축하는 데 이번 훈련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광주시는 오는 11월 15일부터 내년 3월 15일까지를 겨울철 자연재난 대책기간으로 설정하고 제설차량 GPS 관리, 재난문자 발송 시점, 결빙 취약지 우선 대응 순위 등을 재정비해 올겨울 도심 대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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