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떠났어도···무안공항 채우는 따스한 나눔

입력 2025.01.09. 18:50 임창균 기자
경찰·소방관·공무원 수습 위해 여전히 공항에
자원봉사자, 400인분 식사 제공·김밥 기부도
정비 마친 쉘터에 유가족 속속 돌아와
9일 낮 무안국제공항 관리동 주차장에 마련된 무료급식캠프에서 현장에 지원나온 수사인력과 경찰, 자원봉사자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179명의 시신이 지난 6일 모두 인도되면서 대부분의 유가족들이 장례를 치르기 위해 무안공항을 떠났지만 자원봉사자들은 여전히 공항을 지키고 있다.

이들은 사태 수습 등을 위해 공항에 남아있는 경찰·소방관·공무원 등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9일 낮 무안국제공항, 수많은 구호·봉사단체들의 밥차와 커피차가 대기하던 관리동 앞 주차장은 다소 한산해졌으나 따뜻한 식사가 내뿜는 연기는 아직 끊기지 않고 있다.

지난 6일 대부분의 유가족이 떠나면서 공항 식당과 구내 식당의 무료 식사는 끝났지만, 교회 봉사단 등이 여전히 400인분 가량의 식사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교회 급식 캠프에서 준비한 점심메뉴는 시금치된장국과 미트볼, 멸치볶음이었다. 대설 특보가 내려진 상황에서도 수색 등을 진행하던 인력들과 공항 상주 직원, 정부와 지자체 관계자, 지원을 나온 경찰 인력, 자원봉사자들도 속속 하얀 천막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당시 무안 기온은 영하 5도를 기록했으나 다행히 점심시간 동안 눈도 내리지 않고 강한 바람도 불지 않아, 천막에 모인 이들은 따뜻한 밥 한 그릇을 먹을 수 있었다.

해당 교회 관계자는 "참사 다음날부터 이곳에서 식사를 제공했으며 유가족분들이 떠난 이후로도 계속 남아있는 관계자들을 위해서 남아있기로 했다"며 "이 지역 많은 구호·봉사단체들이 세월호 때의 봉사 나온 기억을 갖고 있어서 최대한 오랫동안 남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2층 출국장 게이트에서 유가족에게 음료와 간식 등을 지원하던 봉사단체들의 데스크도 절반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구호 물품이 도착하면서 게이트 곳곳에 쌓여 창고처럼 변했다.

참사 당일부터 꾸준히 공항을 찾아 김밥과 간식, 구호품을 기증한 함평의 한 기부자는 유가족들이 떠난 이후에도 자원봉사자와 현장의 관계자들을 위해 김밥 300인분을 매일 가져오고 있다.

자원봉사자 이모(54·여) "현재 공항에 남아있는 분들 모두 나중에 돌아올 유가족분들을 지원하기 위해 모인 분들 아닌가"라며 "추운 날씨임에도 아직 남아있는 분들끼리 서로 비슷한 유대감을 느끼고 있어 밥한끼, 김밥 한줄에도 따스함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장례를 마친 일부 유가족들은 이날부터 공항에 돌아왔으며, 정비를 마친 쉘터 110개동 중 9개 동에 자리잡았다.

참사 유가족들은 오는 11일 제주공항 1층에서 모여 총회를 열 예정이다.

박한신 유가족대표는 "현재 유가족분들의 장례에만 신경쓰고 있으며 이후 방향에 대해 총회에서 논의하겠다"며 "사고조사와 관련해서는 공정하고 투명하게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 그리고 관련 내용을 유족들이 소상히 알게 해야한다는 것만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 연관뉴스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1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1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