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흥동 ‘맥문동 숲길’ 일부 폐쇄 불가피
토지보상절차 ‘아직’, 폐쇄·관리 추후 논의
한 여름이면 보랏빛 꽃길로 장관을 이루는 광주 북구 대표 산책로인 '맥문동 숲길'이 고속도로 확장 공사로 사라질 예정이다. 이곳은 주민들이 직접 일궈낸 곳으로 더욱 아쉬움을 사고 있다.
29일 북구 등에 따르면 지난 2012년 행정안전부의 '친환경 생활공간 조성사업' 공모에 선정됨에 따라 각화동 각화저수지에서 용봉 IC까지 4.7㎞ 길이의 '천지인 문화소통길'을 조성했다.
이중 호남고속도로 주변 완충녹지 구역에 조성한 300m 구간은 '맥문동 숲길'로 불린다.
이곳은 지자체와 인근 주민들이 협심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4년여간 가꾸면서 지금의 아름다운 숲길로 조성된 곳이다. 봄과 여름에는 보랏빛 맥문동이, 가을에는 붉은 꽃무릇으로 장관을 이루면서 주민들은 물론 방문객이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하지만 올 5월부터 맥문동 숲길을 지나 용봉 IC가 위치한 북구 오치동까지 2.5㎞ 구간에는 붉은 깃발을 단 말뚝이 5~10m 간격으로 촘촘히 박혔다. 확인된 말뚝의 숫자만 180여개에 달한다.
이는 호남고속도로 동광주~광산 확장사업에 따라 토지편입 및 측량을 위한 것이다.
북구 문흥동 동광주IC부터 광산구 월계동 광산IC까지 호남고속도로 11.2㎞ 구간 왕복 4차로를 6차로로 확장하는 사업으로, 총 3개 공구로 나뉘는데 이중 맥문동 숲길은 1공구에 포함됐다.
고속도로 확장 구간에 맥문동 숲길이 포함되면서 직접 숲길을 일군 주민들은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주민 이경숙(59·여)씨는 "고속도로 확장이 광주의 숙원사업인 만큼 어쩔 수 없지만, 주민들이 아끼고 사랑하는 산책로가 사라지면 너무 아쉬울 것 같다"며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정지원(41)씨도 "고속도로 확장 때문에 박힌 말뚝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자세한 설명이 없어서 답답하다"며 "공사가 언제 시작되는지 그러면 여기 숲길은 어떻게 되는지 안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향후 공사 진행에 따른 숲길 폐쇄나 관리 계획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한국도로공사 광주전남본부 관계자는 "현재 경계 말뚝만 박아 놓은 상태며 토지 매입과 감정평가 등 관련 절차를 밟지 않아 맥문동 숲길에 대한 계획도 없는 상태"라며 "이르면 1월부터 토지보상절차가 진행되는데 그 이후부터 맥문동 숲길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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