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간·생태·여성 키워드로
현대사회에 메시지 확산
제15회 광주비엔날레 '판소리, 모두의 울림'(Pansori, a soundscape of the 21st century)은 판소리를 은유로 변방의 목소리를 담는다. 판소리가 조선시대 때 피지배 계급이 지배 계급과 사회 현상에 대해 속 시원하게 목소리를 냈던 하나의 장이었던 것처럼.
이번 광주비엔날레가 확산하는 소외된 목소리와 메시지는 어떤 것일까. 세 가지 키워드를 통해 살펴본다.
◆인간 이외의 존재
인간이 마치 지구의 주인인 양 인간 편의와 탐욕을 위한 오늘날, 인류 바깥의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조세파 응잠의 '미세아쿠아 비테(수생진균 생물)'은 인간이 아닌 다른 생물의 이야기를, 마르게리트 위모의 '휘젓다'는 지구상 모든 생명의 기원을, 미미 박의 '발광하는 우리'는 각각의 존재가 하나의 소우주를 생성함을 담는다.
이 중에서 마르게리트 위모의 '휘젓다'는 이날치 밴드 전 멤버인 송희와 협업해 목소리와 드럼이 어우러지는 실험적 판소리를 들려준다.
◆생태
전 지구의 다양한 생태와 마주하는 작품들도 관객들을 만난다.
카트야 노비츠코바의 '활성화 패턴(은하수의 정원)'은 전 세계의 숲과 사바나, 사막에 카메라를 설치해 촬영한 이미지를 보여주는데 다양한 생태 속 야생동물을 담아냈다. 야콥 쿠즈크 스틴센은 '베를-베를'을 통해 현대 도심을 건설하는데 중요한 기반이 되는 존재이지만 주목 받지 못하는 습지를 소개한다.
사디아 미르자는 남극 빙하 충돌 소리를 연구하는 '빙산 충돌'을 통해 대자연의 변화와 소멸을 다루며 권혜원은 '포털의 동굴'을 통해 음향 탐사 도구를 통해 채집한 소리를 기반으로 제주도 서부 용암 동굴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여성 그리고 저항
기존 규범에 저항하거나 소통하는 여성 작가들의 작품도 대거 설치됐다.
신시아 마르셀의 '여기에는 더 이상 자리가 없어요'는 우리 일상의 공간이 폐허가 된 모습을 보여주며 근본적 사회 구조를 발굴하고 이를 교란시킨다. 나 미라의 '수궁가'는 미군기지를 통해 식민지와 역사적 트라우마를 담아냈으며 도라 부도르는 '수동적 레크리에이션'을 통해 쉬는 곳으로 인식되는 레저 장소는 사실 감시와 시각 자본주의의를 위장하는 역할이라고 말한다.
이예인은 연작 '사이-상태 시스템'을 통해 기술과 현대 사회의 모호한 관계, 쉽게 버리고 교체하는 사회에 대해 이야기한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 자연소재 이용한 건축 논한다 (재)광주비엔날레(대표이사 박양우)는 오는 23일 오전 11시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거시기홀에서 세계적인 건축가 이토 도요가 선보이는 '옻칠 집'에 대한 특별 강연 '자연소재를 이용한 건축'을 개최한다.이번 강연은 22일 공개될 제5차 광주폴리 '순환폴리 Re:Folly' 프로젝트 중 하나인 '옻칠 집'을 완성하기까지 이토 도요의 건축 철학과 함께 자연 소재 건축의 중요성에 대해 심도 있는 이야기를 전하고자 마련됐다.제5차 광주폴리 '옻칠 집'은 세계 최초로 옻을 구조 재료로 사용한 자연 소재 건축물이다. 동시에 계획부터 철거에 이르기까지 지속 가능성과 환경 보존을 실천한 혁신적인 작품이다. 이번 강연은 '옻칠 집'의 설계와 제작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토대로 자연 소재를 활용한 건축물이 어떻게 미래 유산으로 남을 수 있는지를 논의해보고자 한다.이토 도요는 평소 '애정의 건축'이라는 개념을 강조해 왔다. 자연 소재의 건축물은 시간이 지나며 약해질 수 있지만, 공동체가 애정을 가지고 관리하고 보존한다면 미래의 소중한 유산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근대 이전 물건을 고쳐 사용하던 전통처럼, 건축도 자연과 인간이 상호 공존하며 지속 가능한 삶을 이어갈 수 있는 방식임을 제시하는 이번 강연은 건축 전문가뿐만 아니라, 자연과 환경, 지속 가능한 건축에 관심 있는 대중들에게도 유익한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이토 도요의 강연 참여 신청은 (재)광주비엔날레 웹사이트 및 광주폴리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가능하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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