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고등학교 반장선거보다 못한 인사청문회

@김종찬 입력 2025.06.23. 18:16

국회 인사청문회는 고위공직자 후보자를 상대로 한 검증으로, 국민의 알 권리와 민주주의의 기본을 바로세우기 위해 김대중 정부에서 지난 2000년 6월26일과27일 이틀간 이한동 국무총리의 인사청문회가 열린 게 헌정사상 최초였다.

2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청문회장은 공직자의 자질 검증이 아니라 상대 정당 인사의 치부를 끄집어내 폭로하거나 작은 흠결을 크게 만들고, 큰 흠결을 작게 만들어주는 등 '정치적인 쇼'가 펼쳐지는 장으로 전락했다.

매년 반복되는 인사청문회에서는 후보자가 고위공직자로써의 책무를 다 할 수 있는 정책 비전이나 전문성보다 과거 실수, 가족 문제, 수십여년 전의 군복무 기록 등 개인 신상털기가 지속되고 있다.

물론 고위 공직자는 일반 공직자보다 더 높은 공적 책임이 뒤따르고, 도덕성 또한 기준을 높게 가져야 하는 자리기는 하다. 하지만 지금의 인사청문회에서는 당적의 이해관계에 따라 정쟁의 무기로, 신상털기 식으로 전락했다.

고등학교에서도 반장이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실천 가능한 공약, 공부 실력, 리더쉽 등을 보는데 국회 인사청문회가 고등학교 반장 선거보다도 더 못한 검증의 자리가 되버린 것이다.

올해 인사청문회도 마찬가지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국무총리 후보자의 '수입보다 적은 지출'에 대해서도 후보자가 적극적인 해명을 펼치고, 이에 대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공무직을 수행할 때 이런 개인적인 수입과 지출 문제가 대통령과 함께 나라를 이끌어가는 데에 큰 문제가 될까? 국무총리가 공금을 횡령했거나, 민주화운동 외에 치명적인 범죄 전력이 있다면 그 부분을 지적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25년. 강산이 2번이 바뀌고, 5년 뒤면 3번이 바뀌는 시기다.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 미국처럼 도덕성 검증은 비공개로, 정책 검증은 공개로 나누되 정쟁이 아닌 국민의 눈으로 후보를 평가할 수 있도록 각 국회의원이 노력해야 함을 건의한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투표로, 국민이 낸 세금으로 활동하는 국민의 대변인이니 말이다. 청문회는 정치인의 사냥터가 아니다. 정치의 도구가 된 청문회를 다시 원래의 취지로 돌려놓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종찬취재1본부차장대우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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