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놈의 쇼핑몰이 뭐라고…."
광주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복합쇼핑몰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는 건 분명하다.
"나라가 이 꼴인데 겨우 쇼핑몰이 뭐라고 광주시장이, 언론이 이렇게까지 호들갑을 떨어야겠냐"며 혀를 끌끌 차는 소리. 더현대 광주, 신세계 백화점 확장, 스타필드 광주 3곳이 들어서면 광주 상권은 다 죽는다는 하소연.
그럴 때마다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란 생각이 쌓여 한 바구니다. 그중 하나를 꺼내보자면 '사람이 와야 광주가 산다'는 것이다. 더 정확히는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이 찾아와야 광주가 산다. 그 모습은 마치 메뚜기 떼가 도시 곳곳을 휩쓰는 모습과 같아야 한다.
2028년을 상상해 보면 세계적 건축가가 설계한 '더현대 광주'와 '신세계 아트앤컬처파크'를 찾아온 외지인 최소 1천만명이 광주 곳곳을 누빌 것이다. 우리만 알고 있던 매력적인 공간들이 자연스럽게 입소문 나서 전국으로 알려질 것이다. 사람이 찾지 않아 죽어간다는 양동시장에도 주말이면 관광객들로 북적북적할 것이다. 동명·양림동, 충장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지산유원지 등 광주를 상징하는 공간은 말할 것도 없다.
그들이 돌아가는 승용차, KTX, 버스 안에는 베비에르 과자점이나 창억떡집 봉투가 있을 것이다. 광주만의 콘텐츠들이 경쟁력이 커지면서 전국으로, 세계로 상품화되고 또 광주로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선순환이 발생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부가가치가 광주로 흡수될 것이다.
복합쇼핑몰, 더 정확히는 어디에도 없는 '잘 만든' 광주의 복합문화공간은 '뭘 해도 되는 집'을 가능케 하는 일종의 '집객 수단'이자, 최대 관광지이자, 킬러 콘텐츠다. 또 전국에서 관광객을 끌어모아 광주 인근 나주와 담양, 화순, 장성, 함평 그리고 목포와 여수로 관광객을 뿌려줄 허브 역할도 기대된다.
최근 대전에서만 빵을 파는 성심당 지난해 매출이 1천243억원으로 전년보다 52% 증가했다. 대전시민의 사랑 그 자체인 성심당의 인기야 하루 이틀 아니지만 놀라운 매출 증가다. 이는 외지 관광객이 증가한 영향이 크다. 일례로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 개점 후 1년간 2천400만명이 방문했는데, 이 중 64%(1천536만명)가 외지인으로 조사됐다.
성심당을 가고 싶긴 하지만 멀리서 빵만 먹으러 가긴 애매하다. 다시 말해, 성심당은 분명 경쟁력 있는 로컬 콘텐츠지만 그것만으로는 발걸음을 향하게 하기엔 부족한 점이 없잖다.
또 다른 예로 광주가 자랑하는 명품시장인 양동시장의 경우 올해 점포 100여개가 폐점했다. 그러나 제주 동문시장이나 부산 깡통시장 등 제주와 부산 전통시장은 불야성이다. 관광객들이 몰려서다. 제주 동문시장을 기준으로 2020년 하루 평균 방문 고객 수가 1만4천260명에서 2021년에는 2만4천494명으로 증가했다. 방문자 절반(51.3%)이 제주 밖에서 온 관광객이다.
제주 동문시장을 보러 제주도를 가는 사람은 없다. 해변이나 한라산 등 제주도가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을 보러 갔다가 '들르는 곳'이다. 부산 국제시장이나 깡통시장은 말해 무엇하랴. 부산이나 제주가 '뭘 해도 되는 집'인 이유는 거대한 외지 방문객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냉철하게 지금 광주의 콘텐츠가 '뭘 해도 안 되는 집'인 이유는 사람이 오질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콘텐츠를 잘 만든다고 한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게 해 줄 소비층이 없다.
비유하자면 다른 도시들이 열심히 상품을 만들어 수출하고 있는 동안 광주는 내수용 상품으로만 버티고 있는 셈이다. 안 팔리니 비용은 비싸고 품질이 떨어져 더 외면받는 악순환이다. 가뜩이나 인구 감소로 내수 시장 크기가 줄어들고 있다. 내수 상품이 안 팔리니 수출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들지 말라 하는 것은 그저 호흡기로 연명하는 것과 다름없을 테다.
여전히 겨우 쇼핑몰이라고만 할 것인가?
이삼섭 취재1본부 차장대우 seobi@mdilbo.com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